욕망의 수레바퀴와 리스크 매니지먼트
필자는 지난 몇 년간 대학원에서 Finance를 전공하고 두란노 결혼예비학교 재정관리 강사이자 '크리스천은 돈 걱정하면 안되나요?'(두란노, 2023) 출간하는 등 소위 '돈과 재정관리'의 전문가로 활동했다. 중/고등학교에 출강해서도 학생들에게 리스크(risk management)의 중요성에 대해서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화려한 경력을 뒤로 하고 지난 몇 년간의 경험을 되돌아보니,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르게 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자각했다. 여전히 부족하고 '지식과 행함의 일치'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실감한다. 특히 지난 몇 개월동안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 지식, 경력을 뒤로하고 많은 것들을 새롭게 배웠고, 그 과정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말 그대로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돈과 관련해 많은 실수를 저질렀기에 참으로 부끄럽다. 그러나 용기내어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또 다시 똑같은 실수를 번복하지 않기 위해서 세세히 기록해 놓는 것이자 독자들과 지혜와 경험을 나누기 위함이다. 이 욕망의 수레바퀴의 시작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2년, 부동산 시장에서의 광풍에 휘둘려 인천 송도에 청약을 통해 9억 원짜리 아파트에 당첨되었을 때, 내 마음은 마치 ‘부의 추월차선'에 탄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부모님과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욕망(desire)과 스스로에 대한 과신(overconfidence)로 밀어붙였다. 그 당시의 나에게 있었던 것은 순수한 기쁨이 아니라,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한 조급함과 불안감 이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대출을 일으켜 2억 원을 마련하고 계약을 진행했다. 주변 아파트 시세 대비 당시의 그 가격이 저렴하다고 판단했지만 그 모든 결정은 결국 내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고백한다. 하나님께 먼저 묻고 의지하기보다는, 내 능력과 판단에 의존하며 속도감 있게 결정을 내리고자 했다.
(마태복음 6:33)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잔금에 대한 걱정은 3년 동안 열심히 벌어서 일부 마련한 뒤 공동 투자로 리스크를 분산하려 했으나, 대학원 진학으로 저축을 하지 못했고, 공동 투자자는 사기를 당해 약속한 잔금을 마련할 수 없었다.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나는 하나님께서 주신 평안(peace)과 인도(leading)를 따르지 않고, 내 욕심을 따라 갔던 것임을 깨달았다. 그저 '남들처럼 빨리 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눌려 있었던 것이다. 계약 이후, 생각하지도 못했던 위기가 닥쳤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금리가 급등하며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 투자한 지역의 한 아파트는 50%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2024년에는 필자가 재직중인 회사의 상장으로 '우리사주'를 취득했다. 이 때 약 2억 원 가량을 신용 대출로 주식에 투자했다. 당시, 장외 주식 가격은 청약 가격보다 30~40%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었다. 이에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 필자는 이후 부동산 잔금에 대한 리스크는 실제 보다 과소 계산하고 미래에 대한 장미빛 미래를 과다하게 계산했다. 큰 기대를 걸며 단행한 주식 투자였지만, 상장 이후 연속적인 하락을 거듭하며 더 큰 절망으로 필자를 몰아넣었다. 부동산도 주식도 시세 보다 저렴한 소위 '안전마진'이라는 말에 현혹되어 과도하게 부채를 끌어들여 투자한 것이 패착이었다. 더 이상 투자에 '안전마진'은 없다. 오직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안전한 것'이다.
2025년, 다주택자 규제와 DSR 규제로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졌고, 결국 필자는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까지 처하게 되었다. 그때, 비로소 완전히 지난 삶을 회개하고 다시금 하나님께 의지하며 길을 찾으려고 애썼다.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며 하나님께 지혜를 달라고 간구했고 시간이 나면 금융기관을 다니며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4월 7일 현재 아직 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희미하지만 열리고 있으며 무엇보다 내 마음에 평안함을 느낀다.
(야고보서 4:2b-3) 너희가 얻지 못함은 구하지 아니하기 때문이요. 구하여도 받지 못함은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하기 때문이라.
필자는 과거 돈과 세상적인 성공에 대한 두려움과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내가 믿음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 내 삶에서는 여전히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식'으로는 하나님의 뜻을 알고 있었지만, '행함'으로 그것을 실천이 어려웠다. 그동안의 잘못된 의사결정(wrong decision)와 고통(agony) 속에서, 필자는 하나님께서 더 높은 수준의 믿음(faith)과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온전함(perfection)을 요구하신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필자는 책에서 말했던 것처럼, "이제 크리스천은 주 안에서 먹고 사는 돈 걱정을 넘어서서, 새로운 수준의 하나님 나라를 위한 새로운 돈 걱정을 시작해야 한다."는 말을 그대로 믿고 살아가보려 한다. 하나님의 은혜가 없었다면, 애초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인도해 주신 그 은혜에 감사하며, 이제 더 이상 내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정면돌파'하며 살아가기로 이 글을 통해 다짐해본다. 더 겸손하게 하나님의 뜻을 따르며, 필요에 따라 일용할 양식을 주실 주님을 기대하며 매일매일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잠언 3:5-6)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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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LG CNS Entrue 컨설팅, (주)티머니, GS 리테일 등에서 근무하였습니다. 경영 컨설턴트로서 다양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비즈니스의 사회적 영향력(social impact)을 고려하는 "바른 경영"에 관심이 많으며, 두란노 결혼예비학교, 신한금융그룹 양주지사, 중/고등학교 등에서 기업경영과 자본시장, 4차 산업혁명과 AI, 보험과 인문학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전심전력(2021, 북팟), 일하는 이유(2022, 북랩), 크리스천은 돈 걱정하면 안되나요(2023, 두란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