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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타우 Dec 23. 2023

장병태의 와호장룡!! 임시완의 화룡점정!!

쿠팡플레이 <소년시대> 리뷰

올해의 마지막 작품으로 그 피날레에 잘 어울리는 수작이 또 한편 나왔다. <열혈사제>, <어느 날>의 이명우 감독과 임시완이 합작한 청춘 액션 코믹물인 <소년시대>이다. 한때 쿠팡플레이 서버가 다운이 될 정도로 연말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킨 <소년시대>는 단연코 올해 나온 작품들 중에서 가장 큰 웃음을 선사한다. 



OTT에서 그리는 학원 액션물

<소년시대>는 그동안 보아왔던 학원 액션물 영화들과 비슷한 작품이다. <품행제로>부터 <말죽거리 잔혹사>, <피끓는 청춘>에 <바람>까지, 그동안 보아왔던 클리셰들을 고스란히 재반복한다. 우정과 사랑의 삼각관계, 그리고 특훈과 복수의 과정까지 전형적인 학원물 영화들의 이야기를 뒤죽박죽 섞어 놓는다. 이 작품의 단점을 꼽으라면 너무나 전형적인 이야기를 또다시 재반복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보아왔던 학원액션물의 클리셰들을 고스란히 재반복하는 <소년시대>

물론 그동안 비슷한 학원 액션물 드라마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방송 심의 때문에 디테일한 묘사에서 제약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OTT에서 그리는 학원물인 <소년시대>는 완전히 다르다. 폭력을 그리는 묘사와 자연스럽게 나오는 흡연 신들, 무엇보다 쌍욕을 섞어 뿜어내는 맛깔나는 사투리 대사들이 이 작품의 리얼리티를 제대로 끌어올린다. 80년대를 배경으로 이러한 디테일들이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니, 작품을 보는 맛이 제대로 난다.

OTT에서 그리는 학원 액션물의 디테일한 묘사와 대사들은 기존 학원물 드라마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


장병태의 와호장룡, 그 뜨거운 서사

무엇보다 이전 학원 액션물 영화와 달랐던 차이는 긴 호흡으로 서사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과정에 있다. 찌질이 장병태가 아산 백호가 되고, 결국 추락하는 과정을 그리는 서사가 빠짐없이 탄탄하게 그려진다. 특히 폭력과 권력에 물들어 버리는 병태의 모습과 그러한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매는 과정의 모습들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그려낸다. 그저 보잘것없는 10대 소년이지만, 그들도 치열하게 살았음을 왜곡 없이 그리는 디테일에서 기존 영화들과는 다른 설득력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병태가 짊어지고 있는 폭력과 권력의 굴레를 뚫고 지나가는 뜨거운 청춘의 묘사는 통쾌한 복수극 이상의 울림을 선사한다. 

긴 호흡으로 찌질이 장병태의 서사를 디테일하고 촘촘하게 그려나간다.
특히 폭력과 권력의 굴레에 물들어 버리고 헤매는 병태의 모습들을 굉장히 세밀하게 다룬다.
결국 폭력과 권력의 굴레를 뚫고 지나가는 뜨거운 청춘의 묘사는 통쾌한 복수극 이상의 울림을 선사한다.




차이를 주는 이명우 감독의 연출

이명우 감독의 연출도 이 작품의 톤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인상적인 완성도를 선사한다. 액션을 제대로 그리는 카메라 워킹과 리듬감 있는 편집, 80년대 충청도를 그리는 디테일한 미술부터 매력적인 미장센까지. 여기에 적재적소에 터져 나오는 탁월한 음악 센스와 bgm까지 드라마 보는 재미가 어떤 건지를 제대로 느끼게 한다. 최근 OTT 드라마에 도전하는 많은 영화감독들에게 이명우 감독은 확실히 드라마신에서 어떻게 해야 재미와 리듬감을 살릴 수 있는지를 한 수 보여준다. 심지어 이러한 완성도를 고작 3개월이라는 촬영 기간 안에 마무리 졌다는 것이 더 놀라울 따름이다.     

리듬감을 살리는 연출부터 적재적소 터져 나오는 BGM까지 차이를 보여주는 이명우 감독의 연출!!


화룡점정!! 임시완의 코믹연기

낯선 얼굴의 배우들과 이선빈과 이시우의 맛깔나는 연기, 여기에 임시완의 상상을 뛰어넘는 코믹 연기가 빛을 뿜으면서 이 작품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마치 원래 코믹 배우가 아니었을까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충청도 사투리로 무장한 그의 연기는 정말로 일품이다. 단순히 찌질한 장병태를 그리는 코믹 연기뿐만 아니라, 병태가 짊어진 가난과 폭력의 무게를 그리는 디테일한 연기도 감탄을 넘어 황홀할 지경이다. 연기 하나하나에 선보이는 독특하고도 다양한 제스처와 표정, 그리고 구수한 사투리에 쌍콧물까지 흘리는 눈물 연기는 웃다가도 가슴 찢어지게 만드는 진기명기스런 모습이었다. 좋은 배우라는 건 이미 <미생>부터 영화 <비상선언>까지 느꼈던 바이지만, 이 정도의 퍼포먼스를 선사하는 배우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내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새로운 다크호스가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임시완의 상상을 뛰어넘는 코믹 연기가 이 작품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연기 하나하나에 선보이는 독특하고도 다양한 제스처와 신명 나는 표정 그리고~
구수한 사투리에 쌍콧물까지 흘리는 눈물 연기는 웃다가도 가슴 찢어지게 만드는 진기명기스런 연기였다.




소년시대 (쿠팡플레이.2023)

온양 찌질이 장병태가 부여를 통일한다는 유쾌한 학원액션물인 <소년시대>. 단순히 이러한 뻔한 시놉시스 한 줄로 이 작품을 평가하기에는 이 작품의 보여준 청춘의 에너지가 너무나 뜨겁고 치열하다. 지금의 사회와도 크게 다르지 않은 폭력과 권력의 억압. 그 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억압의 굴레를 뚫고 나아가는 병태의 모습은 마치 우리 역사의 어느 한 부분을 오마주한 것 같은 묘한 기시감마저 느껴진다. 이 뜨겁고도 치열한 청춘을 단지 사랑과 우정이라는 단어들로 포장하기 어려울 만큼 말이다. 

학원액션물을 기다렸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으며, 무엇보다 오락적으로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고 싶다면 더더욱 고민할 필요가 없는 작품이다. 드라마는 우선 재밌어야 한다는 명제에 가장 완벽히 부합한, 웃음과 재미 하나만큼은 올해 드라마 중 최고를 보장하는 작품이다.  







20년대 좋은 국내 드라마들을 리뷰합니다.

위 글은 블로그에 썼던 리뷰들을 재편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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