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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아 May 07. 2024

오늘 날씨는 나의 하루.

괜히~ 이런 날도 있는 거지.


유독 서러운 하루였다. 분명 별 일 아닌 것 같은 일에도 괜스레 눈물이 났다. 이게 무슨 궁상인가 싶다가도, 이런 날도 있는 거지 싶다가도, 유난히 지친 것 같은 마음이 느껴져서 안쓰러웠다.

그렇게까지 지칠 일은 없었던 것 같은데.. 가끔은 나도 모르는 새에 많은 것들이 쌓여서, 그 쌓인 것들이 별 거 아닌 것들에 무너지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또 별 거 아닌 일은 없는 것도 같다. 지나가면 별 일 아닌 일들도 그때엔 힘들었던 거니까 말이다.


거의 10시간을 잤는데도 졸음이 몰려왔고, 최근에 읽기 시작했지만 읽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도 왠지 읽히지 않았다. 살짝 엇나간 손톱이 거슬려서 만지다가 피가 나기도 했다. 이것저것 할 일을 하다가 문득 손가락을 보니, 피가 더 많이 난 채로 굳어 있었다. 내내 바라보면서 깔끔하게 잘라내진 까스래기를 상상했다.


오늘은 왠지 아무도 내 곁에 없는 것 같았다. 모두가 다들 웃고 떠들고 재밌어하면서, 골칫거리마저도 웃어넘기는 것 같아 보였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더 그랬다. 아직 오늘 하루가 다 가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잠에 들기 전까지는 이 기분이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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