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여름밤공기
나는 공기 냄새로 과거 여행을 하곤 한다.
선선한 여름밤공기냄새는 나를 2003년 여름밤으로 이끈다.
초등학교 5학년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를 마음껏 느끼며 세 여자는 충장로 밤거리를 나섰다.
여름이면 충장로 안 많은 가게에서 콩물국수를 팔았다.
작은 분식집에 들어가 작은 책상에 마주 앉아 콩물국수 한 개를 시켰다.
엄마는 배가 부르다며 둘이 콩물국수를 먹으라고 그릇을 밀었는데
엄마의 마음은 모른 체 속으로 좋아했다.
달콤하고 시원한 콩물에 쫄깃한 국수
(광주와 전남에서 콩물국수를 시키면 당연히 아주 달게 나오는 게 태반이었고, 달지 않게 나오는 경우에는 식탁에 큰 설탕통이 있었다. 성인이 되어 서울에서 콩물국수를 먹는데 소금을 주셔서 깜짝 놀랐었다.)
아빠에게서 도망친 세 여자에게 선선한 여름밤공기는 일탈이고 자유였다.
그리고 먹는 콩물국수의 맛이란
그 순간 먹었던 콩물국수의 맛은 평생 잊지 못하는 맛이 되었다.
매년 여름이 되면 나는 달콤한 콩물국수를 자주 해 먹는다.
나는 지금 나에게 주어진 자유를 먹는다.
오늘의 레시피
콩물국수
재료: 두부 1모, 우유, 땅콩버터, 설탕, 소금, 소면
믹서기에 두부 1모를 넣고 두부가 잠길 만큼 우유를 넣어준 후 땅콩버터를 1 티스푼 넣는다.
세 재료를 열심히 갈고 기호에 맞게 설탕과 소금 간을 한다.
국수를 삶아 찬물에 빡빡 씻어준 후 물기를 쫙 짜고 콩물에 담가 먹는다.
팁: 콩물에 면을 담근 후 면 위에 설탕을 잔뜩 뿌려 대충 섞어 먹으면 달큰한게 정말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