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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Aug 26. 2023

혼자 떠난 17000km 미횡단#27 올림픽 국립공원

캠핑장과 여행 정보

올림픽 공원 내에는 총 14개의 캠핑장이 있다.  이들 캠핑장 중에 성수기 기간에 예약을 필수로 하는 곳은 Fairholme, Kalaloch, MoraHoh Rain Forest, Staircase 등의 5개 킴핑장으로 모두 recreation.gov에서 예약할 수 있다. 공원 내에 있는 Sol Duc Hot Springs Resort 캠핑장은 Sol Duc Hot Springs Resort에 의해  관리된다. 그러나 이 리조트도 NPS(National Park Service) 소유이므로 recreation.gov에서 예약은 가능하다.  나머지 캠핑장은 모두 FF 사이트로 운영된다. Sol Duc Hot Springs Resort 캠핑장을 제외한 나머지 5개의 캠핑장은 하루 $24이다.  Fairholme을 제외한 4개의 캠핑장은 연중 내내 개방된다. 5-9월 여름 시즌은 recreation.gov에서 예약해야 하고 이외 기간에는 모두 FF 사이트로 운영된다.  Fairholme은 4월에서 9월까지 개방되며 역시 5-9월은 예약이 필수다. Sol Duc Hot Springs Resort 은 2023년 현재 $33-$58이며  3-10월 동안 개방된다. 정확한 날짜들은 해마다 바뀌므로 홈페이지를 참조해야 한다. 


Fairholme과 Kalaloch 캠핑장은 해안가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중 Kalaloch 캠핑장이 가장 크며 168 사이트가 있다. 사이트에 물과 전기는 따로 없지만 공용 식수와 플러시 토일렛이 있다. 


오전 11시가 넘어 Mount Rainier 국립공원을 출발해 워싱턴 주의 두 번째 방문지인 올림픽 공원으로 향했다. 워싱턴주는 미국 서북 쪽 끝에 위치하여 캐나다와 국경을 마주한다. 미국의 국립공원 중 경치가 뛰어나기로 유명한 3개의 국립공원(올림픽, 마운트 레이니어, 노스 케스케이드)이 이곳에 있다. 또한 스타벅스, 보잉, 그리고 마이크로 소프트가 태동된 곳이기도 한다. 올림픽 공원은 미국의 국립 공원중 가장 다양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국립공원으로 유명하다. 크기로는 미국 국림공원 중 13번째로 미국의 로드 아일랜드 주와 같은 크기다. 3개의 주된 지역으로 나누는데, 60개가 넘는 빙하가 둘러싸고 있는 산악 지역, 북미에서 가장 큰 Rain forest지역, 그리고 116킬로미터가 넘는 태평양 해변을 포함한 지역이다.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지역은 kalaloch를 중심으로 하는 해변 지역이다.  내가 가는 캠핑장은 kalaloch 캠핑장이다.  비수기에는 FF 사이트로 운영되는데 워낙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해변가의 사이트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일찍 도착해야 한다.  


출발한 지 서너 시간이 지났을 때 오른쪽 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게 보였다. 혹시 산불인지 아니면 무슨 처치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연기가 나는 곳에 가까워지기 시작하자 그 부위가 상당히 넓게 보였다. 전화를 해서 신고할까?  산불이 아니고 인위적으로 뭘 하고 있는 거라면 전화를 괜히 하는 게 되고 또 번거롭게 내 신분도 밝혀야 한다.   그렇지만 일단 전화를 하기로 했다.  만에 하나 산불이면 빨리 신고를 해야 하지 않나.  지나가는 차량이 드문 곳이니 산불이 나도 신고가 빨리 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난생처음으로 911에 전화를 했다. 위치를 이야기하고 산에서 연기가 많이 난다고 했다. 그랬더니 기다리라며 Fire Department를 연결해 주었다. 위치를 말했더니 연기의 색깔이 흰색인지 검은색인지 묻는다. 흰색이라고 했더니 그러면 산불이 아니고 담당 부처에서 뭔가를 하고 있는 거란다. 그 말을 듣고 다행이다 싶었다.  조금 귀찮지만 계속 찝찝하게 가는 것보다 확인을 하는 것이 마음의 평화를 위해 좋다. 만약에 산불이 맞았다면 얼마나 후회를 하겠는가. 


101번 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니 마지막 10km는 올림픽 공원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달린다. 서둘러 간다고 했는데 3시가 훌쩍 넘어서 도착했다. 아니나 다를까 바다 제일 앞쪽 라인은 자리가 다 찼고 아쉽지만 둘째 라인 중 여전히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최상의 사이트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만족스러운 사이트였다.  같은 오션프런트 캠핑장이지만 파리아 비치 캠핑장보다 이곳 kalaloch가 훨씬 마음에 들었다. 168개의 사이트가 있고 올림픽 동원에서 가장 큰 캠핑장이지만 워낙 넓게 퍼져 있어 번잡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눈앞에 펼쳐진 황금빛 바다와 모래사장이 너무 예쁘다. 모래가 햇빛에 반짝여 눈부실 정도다. 올림픽 공원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고 유명한 비치는 Ruby beach다.  kalaloch 캠핑장에서 가깝길래 저녁이 되기 전에 루비 비치로 갔다. 해안선을 타고 북쪽으로 7마일 정도 떨어져 있다. 그러나 역시 개인의 취향인가 보다. 왜냐하면 나는 루비 비치보다 kalaloch 비치가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   다시 kalaloch 캠핑장으로 돌아와서 해변을 한 시간쯤 산책하고 나니 해가 지는 것이 보인다. 바다에서 보는 일몰과 일출은 언제 봐도 특별하다. Kalaloch 캠핑장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캠핑장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일몰 후 차 안에서 바라보는 정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일몰도 아름답지만 일몰 후  15-20 정도가 지났을 때 나타나는 주홍색과 붉은색의 하늘도 좋아한다. 일출 전의 하늘 색도 정말 신비스럽다. 

미국의 캠핑장은 자리가 꽉 차 있어도 조용하다. 그래서 좋다. 

 


아침에 동쪽으로 이동해 Hoh rain forest 지역으로 갔다. 올림픽 공원에서 유명한 곳이다.  Hoh rain forest는 미국에서 가장 큰 온대 우림 지역으로 Hoh river valley를 따라 형성되어 있다. 일 년 강수량이 무려 3.55미터(!)라고 한다. 어딜 가나 녹색의 이끼가 담요처럼 뒤 덮여있다. 천년이 넘는 나무들의 원시림인 Hoh river valley는 수천 년 전 빙하가 녹아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곳에서 영화 Twilight이 촬영되었는데 정말 중세나 고대 시대를 다룬 판타지 영화에 잘 어울리는 곳이라 생각한다(개인적으로 이런 종류의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특유의 분위기가 싫다).  나는 습한 곳을 싫어한다. 사방에 이끼로 뒤 덮인 나무들의 풍경이 내가 좋아하는 풍경과는 거리가 멀다. 솔직히 약간 징그러운 생각마저 들어서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기록으로 사진 한 장만 찍고 물속 이끼를 촬영했다(물이 너무 맑아서). 원래는 Hoh rain forest를 그냥 스킵할까 하다가 흔하게 볼 수 있는 곳은 아니라 잠깐 들린 곳이다. 비수기 주말이라 관광 안내소는 닫혀있었는데, 바깥에 비치된 팸플릿을 보고 근처에 있는 2개의 트레일을 가기로 했다. Hall of Mosses trail과 Spruce nature trail인데 각각 1.2, 1.9킬로미터의 loop 트레일이다. 

Hoh rain forest
Hoh rain forest

Hoh rain forest를 떠나 Hurricane Ridge area로 향했다. Hurricane Ridge area는 올림픽 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곳 중의 하나로 빙하 산악 지역에 위치한다. 연중 오픈되어 있으나 겨울에는 날씨가 허용하는 한 주말과 휴일에 개방된다. Hoh rain forest에서  Hurricane Ridge area를 가기 위해서는 또 다른 유명한 장소인 Lake Crescent를 경유한다. Lake Crescent는 워싱턴주에서 두 번째로 깊은 호수로 빙하에 의해 만들어진 호수다. 투명한 푸른색의 호수 빛깔로 유명한데, 그 이유는 물에 질소가 부족해 조류(algae)가 번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산으로 둘러싸인 넓고 푸른 호수가 너무 예뻐 멈추고 싶었지만 캠핑장에 가서 등록을 해야 했기에 지나가며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Lake Crescent

 이윽고 Heart o' the Hills 캠핑장에 도착했는데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Heart o' the Hills 캠핑장을 선택한 이유는 Hurricane Ridge로 가는 도로의 입구에 있는 캠핑장이기 때문이다. 사실 올림픽 공원에서 내가 가장 가 보고 싶었던 곳이 Hurricane Ridge였다. 그래서 이곳에 주말에 도착하도록 여정을 짠 것이다. 사이트에 등록한 후 비가 비가 조금 오고 있었지만 Hurricane Ridge로 출발했다.  산악도로를  올라가는데 분명히 너무도 아름다울 절경이 펼쳐져야 하건만 아쉽게도 보이는 건 짙은 하얀 안개뿐이었다.  아쉬워하며 30 여분을 올라가다 보니 드디어 정상인 Hurricane Ridge에 도착했다. 눈이 엄청나게 높게 쌓여 있다. 

Hurricane Ridge 관광 안내소 주차장의 눈을 치운 모습
Hrricane Ridge 관광 안내소 05/30/2006 
관광안내소 옆에서 보는 풍경. 첫째 날, 너무 추웠고 안개로 인해 잘 보이지 않아 얼른 내려왔다.

다음 날 공원을 떠나려 하는데 햇볕이 쨍하고 내려 쬐는 것이다. 그래서 기뻐하며 Hurricane ridge로 다시 올라갔다. Hurricane ridge road를 올라가니 어제 안개 때문에 볼 수 없었던 올림픽 국립공원의 산악 지대의 절경들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Hurricane ridge에 도착하자 어제 안개와 구름에  숨겨졌던 거대한 올림픽 마운틴들이 보인다.  여전히 산 꼭대기들에 는 구름이 있어 가장 높은 산인 올림푸스 산(해발 2430미터)을 확실하게 가려낼 수 없지만 대충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어쨌든 환상적인 경치다. 떠나기 전 날씨가 개여 이 절경을 볼 수 있어서 기뻤다.  시간이 없어 트레킹을 할 수 없는 것이 조금 안타깝다.  겨울에 와 봤으니 다음엔 가을에 와서 트레킹을 하고 싶다. Hurricane ridge를 내려오면서 올림픽 마운틴들을 또 한 번 눈에 새기고 아쉽지만 올림픽 국립공원에 안녕을 고했다.

Hurricane ridge road
Olympic mountains from Hurricane Ridge
Olympic mountains from Hurricane Ridge
Olympic mountains from Hurricane Ridge & visitor center
Olympic mountains from Hurricane 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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