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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푼 Jul 31. 2024

여름 태양

그곳에 점점 갇히다

나는 여름에 태어났다

한여름에


어릴 때부터

살을 에이는 추위보다는

더운 여름이 좋았다


물놀이를 실컷 즐길 수 있어 더 좋았다


어른이 되고

나이가 점점 들어가고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나는 여름 태양 안에 갇힌다


시원한 실내로

집안의 에어컨으로

창문을 꼭꼭 닫은 채




새로 이사한 집은

베란다 창문만 열면 바로 산이다

산 바로 아랫집이라 습하다

습하니 더 에어컨을 켠다


모든 문을 닫은 채로 하루종일 지내니

너무 갑갑해진다

나의 집이지만

갇혀있다는 생각이 드니

숨이 막혀온다


오늘 아침은 큰 마음먹고

집안의 모든 창문을 열어젖혔다


이럴 수가

그래 이거지


아침을 깨우는 새소리

해가 뜨거워지니

점점 커지는 매미소리


훅하고 들어오는 습한 공기


뜨거운 태양에 맞서는 초록 나뭇잎들


연하디 연했던 연두잎이

초록과 청록으로 변하는 건

뜨거운 태양을 맞이해서 그런가 보다


시원하게 샤워하고

선풍기를 '강'으로 틀어놓고

매미소리 들으며

글을 쓰는 지금이

참으로 행복하다


뜨거운 태양에 갇히지 않으련다



초록잎들처럼

내 피부가 어두워지더라도

이 태양을 즐기며 맞이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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