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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리 Feb 10. 2023

3일 만에 300만원 벌어다 준 브런치 글

달랑 글 3개뿐이던 내 브런치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첫 번째 글을 발행하고, 약 일주일간 방황기를 겪었다. 내가 머릿속으로 기획했던 다음 글들은 글감이 되려면 일련의 과정과 시간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공백을 채워줄 간단한 이야기들이 필요해졌다.


최근에 가장 기억 남는 나의 일상은 무엇일까 생각해 봤더니 오랜만에 김밥을 직접 만들어 먹은 주말이 떠올랐다. 꽤나 재미있게 써 내려간 두 번째 글이었다.


제목이랑 주제 1~2 정도 아주 러프하게 글감을 저장해 두던 서랍에서 완성시키고 싶은 주제가 있어 다음날 다시 한번 브런치를 켰다. 이리저리 다듬 번째  발행까지 마쳤다.




나는 하루에도  번씩 통계 페이지에 들어가 본다.  글이 얼마나 읽히는궁금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가 봐주길 기대하며  글도 아닐뿐더러,  콘텐츠의 바다에서 발견될 재간이 없는 신생 작가라는  너무  알기 때문이다.


통계 페이지를 들어가 보는 이유는 이 플랫폼의 생태가 궁금해서다. 겉으로는 고요한 이곳이 트래픽은 얼마나 되는지, 노출 로직은 어떻게 되는지, 어떤 종류의 작가가 있는지, 유저는 어떤 콘텐츠를 선호하는지, 이 플랫폼이 추구하는 방향성은 무엇인지 별에 별것이 다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브런치를 오픈하고 매일 한 자릿수를 기록하던 통계페이지가 백단위를 찍고 있는 것이 아닌가. 터졌구나! 직감적으로 느껴졌다. 유입 경로를 뜯어보니 다음 메인 홈&쿠킹 탭에 노출되었다. 역시 메인의 힘이란!

1,000회, 2,000회, 3,000회,... 시간마다 브런치 알림이 왔고, 첫날 조회수는 11,000회를 넘겼다. 다음 메인의 걸린 소감은 '부담감'이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김밥 레시피를 기대하고 클릭했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쩌지? 김밥과 관련된 잘 써진 에세이를 기대했으면 어쩌지? 애써 클릭해 준 독자를 만족시키지 못했을 거란 걱정들로 비롯된 부담감.


다음날 조회수가  빠지겠지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전날보다  빠르게 조회수가 올랐다. 보통 노출 기간은 24시간이 아닌가? 다시 유입 경로를 들여다보니 여전히 다음 메인에 걸려 있었다. 그렇게 2  조회수는 12,000회를 넘겼다. 그리고 3 차인 오늘, 아직 메인 구석 어딘가 걸려있는지 속도는 줄었지만  글을 쓰는 지금도 여전히 조회수는 야금야금 쌓이고 있다.


3 만에 3 조회수를 돌파했다. 근데 잠깐만.  조회수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도대체 얼마야? CPV 100원씩만 잡아도 300만원이다. 브런치는 나에게  푼도 주지 않지만, 기분이라도 좋게 벌었다 치자!




이제  시작한 신입 작가들의 글을 에디터가 의도적으로 선정하여 노출시키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한다.  똑똑한 사람들. 원래 지속성은 확실한 동기부여에서 온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 살이  빠진다면 며칠  가서 운동은 포기하고 치킨 마리라도  뜯고 있을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며칠을 글을 써도 반응이 없다면 금세 지치고  것이다.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겠거니 각오하고 있다가 조회수가 급등하는 것을 경험한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글을 봤다는 만족감과 앞으로  글들도 같은 수준의 관심을 받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계속 해서 글을 쓰게  것이다.


유명 작가가 될 욕심이 없다는 나도 물들어왔을 때 노 저을 수 있는 소재는 무엇인가 매일 서랍을 뒤지고 있는 것 보면 꽤나 잘 먹히는 '당근' 전략이다. 이런 콘텐츠 플랫폼은 양질의 콘텐츠가 꾸준히 생산되어야 기존 유저들도 이탈하지 않고, 신규 유저를 불러 모을 수 있다. 일단은 몸집을 불려야 광고던 뭐던 지금은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할 수 있게 될 터이니.


여하튼 브런치 오픈 9일 만에 재미난 경험을 했으니 기록해 본다. 다음 메인에 걸렸던 글은 아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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