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일순 Nov 12. 2023

부모부담금/수익자부담금은 온전히 사용되어야 합니다.  

2023년 10월 18일, 삼백만원 과태료처분 예정통지서가 발부되었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국가에서 지원하는 지원금, 부모가 납부하는 수익자 부담금 모두 아이들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사용했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 3월을 어린이집 운영이 가능한지를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준비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그리고 젊은 양육자들에게 폐원통보를 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고 3년만 더 운영해 보기로 했습니다. 


급여를 삭감하고, 전입금과 차입금(대표자가 어린이집 운영이 어려워, 운영을 위해 지원하는 재정, 입금하는 방식의 차이)을 거의 육천만 원 넣으면서, 2022년을 운영했습니다. 


삼백만 원의 과태료!

머리에 현기증이 났습니다. 


왜 개구리숲어린이집은 과태료 처분을 받았을까요?


2012년을 거슬러 올라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정원/현원 49명(2012년)

그때는 재무회계규칙이 제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부모들이 납부하는 수익자부담금을 '운영위원회'에서 협의해서 1. 주방에 조리사와 보조조리사를 채용하고, 아이들의 나들이를 지원하기 위해 보조교사를 채용했습니다. 개원 첫해여서, 그렇게 하는 것으로 교육과정을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만 2세로 입소했던 아이들이 만 3세가 되면서 정원 15명에 담임교사와 보조교사로 운영을 했습니다. 담임교사와 보조교사로 운영하는 것에 어려움이 발생했습니다. 보조교사가 숙련되지 않았다는 점과 더불어 보조교사의 역할이 한정적이어서 담임교사의 격한 업무를 나눌 수 없었습니다. 


개구리숲어린이집은 개원하면서부터 '특별활동'을 최소화하고 아이들의 나들이, '놀권리'를 지켜야 한다는 원장의 교육철학과 부모의 교육철학이 일치했기에 보조교사로 아이들의 놀권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만 3세 반을 운영하기 위해 담임교사+보조교사의 운영이 아이들 입장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부모들은 '운영위원회'에서 질문했습니다. 특별활동을 최소화했지만, 그럼에도 '보조교사'를 채용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었고, '보조교사'보다는 담임교사로 배치할 수 있는지를 질문했습니다. 그 이유는 부모들이 납부하는 수익자부담금이 특별활동비로 지출하고 남아서, 보조인력을 배치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반별로 보조교사를 채용하기보다는 학급당 아동수를 낮추는 것은 어떤지, 가능한 것인지를 질문했습니다. 그때 재원아동 부모 중에 '사회복지계열' 공무원이 있어서 보건복지부에 문의했고,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학습당아동수/교사대아동비율'을 반별정원 70%로 낮추어 지냈습니다. 


학급당 아동수 줄이기에 앞장섰던 부모가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글을 기고했습니다. 어린이집, 부모가 나서면 바꿀 수 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25046)라는 글을 기고했습니다. 그때는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사건이 발생하면서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 국가의 역할과 책무임을 여기저기 언론에 회자되었고,  차등보육에서 무상보육으로 합의해 나가던 시기였습니다.


그때는 다양한 보육을 소개하려는 움직임들이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움직임으로 더 이상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2023년 현재, 아동학대, CCTV, 저출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보통합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지만, 1991년에 만들어진 어린이집의 인적, 물적 교육환경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에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수익자부담금/부모부담금으로 교사대아동비율을 낮추면서, 이 사례가 많은 유아교육기관에 공유되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상황은 사회복지사업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 삼백만원 부과가 예정되어 있고,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부모가 납부하는 재정은 아이들을 위해 온전히 쓰여야 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