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보자~
벌써 일 년이 다~갔구먼
나이와 속도는 같이 간다 허드만
일 년!
참 빠르다.
한 올 한 올 엮어서
한 땀 한 땀
일 년을 짜아내던 일들이 지난다.
수고로움과 더불어 마음이 자아내던 일 년이었다.
딱히 무엇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하루하루 실수가 이루어내던 경험으로
조금 더 야물어졌지 않았을까나
실수는 결코 실패가 아니다.
다시 한번 패를 던질 줄 아는 용기다.
다잡고 고쳐 쓸 줄 아는 마음이다.
한 해의 씨를 뿌리며
수확의 크기에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
부지런한 농부의 밭은 매일 정갈하나
풍년까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하늘이 주는 감사함에 순응하고
오늘 내 밭을 가는 소임을 다 할 뿐이다.
가문 땡볕에도
퍼붓는 폭풍 속에서도
묵묵히 하루를 살아내면 그뿐이다.
하늘의 일은 하늘에게 맡기면 된다.
내어줌도 하늘이요
거둠도 하늘의 몫이다.
그러니
믿고 맡기어 두면 될 일이다.
하늘이 주는 만큼
배를 채운 한 해였다.
어찌 보면
그랬기에
별 탈 없는 한 해였으리라.
그래
그렇게 살자
그렇게 살아가자
그렇게 살아보자
그렇게 살다 가자
내년도
그 이듬해에도
일 년 치 농사를 걱정하지 말고
하루치 식량에 감사하며
그렇게 살자.
마무리는 완성이 아니라
과정일 뿐일 테니까~
뜨개질의 맨 마지막 단계에
한 땀 한 땀 떠진 스웨터를
들춰들어
마지막 이쁜 방울 장식을 어디에 달지
지켜보는 과정일 뿐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