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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무새 Nov 09. 2024

내가 생각하는 좋은 프로덕트 디자이너

주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방향성 설정하기

재취업을 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글을 하나 작성해보고 싶어서 브런치를 들어왔다. 12개월, 1년을 꽉 채운 경력이 되었고 어느 정도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의 방향성을 찾아가는 단계인 것 같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1년간 취업, 퇴사, 스터디 참여 및 운영, 사이드 프로젝트, 커뮤니티, 챌린지, 취준, 재취업 등 꽤 밀도 있는 빽빽한 경험을 했다. 이 경험을 통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 듬뿍 들어간 '내가 생각하는 좋은 프로덕트 디자이너'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정말 지극히 주관적이다.)


[목차]

1. OS별 환경에 대한 높은 이해도

2. 많은 호기심

3. 디자인 문법 이해

4. 비판적인 사고

5. 글쓰기 습관

6. 효율적인 리소스 관리

7. 회고하기







OS별 환경에 대한 높은 이해도 필요!

다수의 프로덕트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들은 보통은 아이폰을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환경을 접해볼 기회가 적다. 그리고 대부분의 주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 UXUI디자이너는 PC화면을 디자인할 기회가 적다. 모바일 점유율이 높고 모바일 서비스가 많기 때문이다. 무신사도 PC이용률이 한 자릿수도 되지 않아 모바일 환경만 제공하기로 한 것을 보니 더더욱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 입사한 AI 스타트업에서 나는 iOS, 안드로이드 두 환경을 모두 디자인해야 했고 특히 iOS의 PT 단위와 다른 안드로이드의 DP 단위는 나에겐 매우 어색했다. 이때 OS별로 차이점을 이해하고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작게는 공유 아이콘의 차이부터, navigation과 indicator의 차이까지 디테일을 챙길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안드로이드는 해상도가 정말 다양하다 보니, 아주 작은 화면을 디자인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내가 실행했던 가장 쉬운 방법은 회사 내 안드로이드 테스트기기를 달고 살며 플레이스토어의 순위권에 있는 앱을 다운로드하여 사용해 보고 화면을 눈에 담는 방법이었다.




(재미에서 나오는...) 많은 호기심 필요!

내 생각에 나는 호기심이 많은 프로덕트 디자이너다. 그리고 이 호기심은 성장의 큰 원동력이 된다. 이를 인지하게 된 것은 'iOS와 안드로이드의 사진 앱의 차이점'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였다. 차이가 있다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설명하려니 쉽지 않았다. 흥미가 생겼고 각 OS별 사진 앱을 살펴보고 며칠 고민한 결과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먼저 iOS와 안드로이드 사진 앱의 가장 큰 차이는 [최신 사진이 상단에 보이느냐 하단에 보이느냐]의 차이가 있었다. 무슨 이유로 차이가 있는 것일까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왜 그런 것인지 찾아보는 것은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제일 중요한 성향 아닌가? 


사용 연령의 차이가 있어서?

국내 삼성과 애플의 연령별 사용률(출처:갤럽 설문조사)

10-20대와 30대 이상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10-20대는 한 손으로, 30대 이상은 두 손으로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곤 한다. 이 때문에 화면 하단을 비교적 더 많이 볼 수 있는 iOS(아이폰)를 사용하는 유저에겐 최신 사진을 하단에 보여주고, 화면 하단이 가려진 안드로이드(갤럭시)를 사용하는 유저에게는 최신 사진을 상단에 보여주는 것일까?


실용성 vs 자연스러움

나는 window98부터 window11을 사용하면서 새로 다운로드한 최신 파일은 상단에 위치함을 자연스레 인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내가 방금 전 액션(다운로드)한 객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실용성에 보다 집중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상에서 우리는 책을 읽거나, 일기를 쓸 때 최신 정보는 뒷 페이지에 기록된다.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기록이 쌓인다. 드라마나 웹툰의 최신화도 그렇다. 이렇게 보면 iOS 사진앱의 최신 사진이 저장되는 위치가 화면 하단인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해서 iOS가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대부분 iOS 유저가 사진 앱에서 최신 사진이 하단에 위치한다고 불편함을 말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그만큼 자연스러운 경험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마찬가지로 안드로이드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의미도 아니다. 


(번외:네이버웹툰)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 최신 콘텐츠가 상단과 하단에 위치하는 서비스는 무엇이 있는지 찾아봤었다. 그중 네이버웹툰이 인상 깊었다. 네이버 웹툰을 오랜 기간 사용해 왔는데 연재 중인 웹툰과 완결된 웹툰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처음 알았다.

그동안 너무 자연스럽게 사용하느라 차이가 있다는 점도 눈치채지 못했다.

[최신 사진이 상단에 보이느냐 하단에 보이느냐]에 대한 내가 내린 결론은 iOS는 자연스러운 경험을 주기 위해, 안드로이드는 정보에 빠르게 접근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호기심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내용이 좀 길어졌는데, 결국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면 이유를 찾기 위해 (흥미에서 기반한) 호기심이 있다면 더욱 좋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디자인 문법 이해 필요!

디자인에 정답은 없다는 말은 많이 들었다. 그러나 지켜야 할 것은 있다. 나는 그것을 문법이라고 부른다. 이 글에서는 정보의 위계와 그룹화에 대한 디자인 문법에 대해 이야기해야지. 나는 화려한 디자인을 하지 않고 잘하지도 못한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디자인하며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것은 정보의 위계이다.

이 이미지는 많이 보셨죠?

우리 서비스가 핵심 목표 달성을 위해 정보의 강약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고, 사용자의 행동을 어떻게 유도하고 자연스러운 경험을 하도록 하고... 등등 디자인 문법만 지켜도 좋은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좋은 디자인으로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 문법이 뭐냐면... 아래 화면을 보면 '앨범'이라는 메뉴에 앨범 목록이 나열되어 있고, 상단에는 '앨범'과 '즐겨찾기 사진' 탭 메뉴가 있다. 혹시 이상함을 느꼈는가...? 이 화면은 내 기준 문법이 지켜지지 않은 화면이다. 


해당 화면은 '앨범'이라는 메뉴 화면이다. 그런데 탭 메뉴에서 '앨범'으로 한 번 더 분류하고 있다. 더군다나 앨범의 하위 객체인 사진과 함께 앨범 메뉴를 분류하고 있다. 사진과 앨범은 같은 위계가 아니다. 개선안을 같이 첨부할까 했지만, 주관적인 영역이라 첨부하지 않았다..

진행 중인 사이드 프로젝트 화면






비판적인 사고 필요!

왜 필요하냐면... 비판적인 사고는 깊게 고민하기 위한 준비물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내가 한 디자인도, 다른 디자이너가 한 디자인도, 기획자나 PM이 제시하는 기획과 숫자들도 항상 의심하고 비판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UX 기획의 기술]이라는 책을 읽으며 인상적인 구절 몇 개만 가져왔다. 

친절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많은 사업에 해를 끼친다.
부디 모든 숫자를 의심하는 습관을 들이길 바란다. 의심의 이유를 발견했다면 그 자료를 만든 사람에게 정중하게 논의를 요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중략 여러분이 여기에서 배우길 바라는 가장 중요한 점은 정보가 당신을 잘못된 길로 끌고 가지 못하도록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늘 호기심을 가지며, 숫자를 검증하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팀은 언제나 결정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하고, 우려를 정중하게 전달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좋아 보일 때 스스로 가설을 검증할 방법이 필요하다.




글쓰기 습관 필요! (깊게 고민하기)

각자의 업무 환경과 성향에 따라 고민하는 방법은 다를 것이다. 나는 글을 작성하며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편이다. 


처음 근무 했던 AI 스타트업은 VOC를 살펴보기 쉬운 환경이었다. VOC를 리스트업 해보고 어떤 종류가 많은지 파악하고 문제를 정의해보기도 하고, 내가 파악했던 문제를 사용자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도 했다. 


이를 통해 문제를 더 뾰족하게 정의하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설을 세우고 해결책을 2~3개를 제시했다. 이 과정을 통해 하나의 문서가 탄생한다. 이것을 가지고 팀원들과 함께 회의를 진행한다. 보다 효율적인 회의를 위해 미리 논의가 필요한 주제를 정리하고 나의 생각을 전달한다. 명확하게 이야기할 주제가 있고 의견이 있다면 회의는 훨씬 수월해진다.


회의 후에는 스펙을 설정하고 화면을 설계한다. 예를 들어 특정 화면의 레이아웃 변경이 필요하다면 해당 화면에 보이는 기능들의 사용률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세 가지 안을 만들어 장단점과 함께 문서로 공유한다. 근거와 선택지를 가지고 가면 커뮤니케이션이 편하다.

실제 문서의 목차는 이것 보다 더 길다..


두 번째 근무하고 있는 SI 회사는 회의와 논의에 필요한 문서가 아닌,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문서 작성을 많이 하고 있다. 0에서 1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기 때문에 핵심 플로우는 무엇이고 여기서 발생하는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하고 놓친 플로우는 없는지 더 자연스러운 경험의 UX는 무엇인지 작성해 본다.

서비스의 핵심 플로우(모자이크가 너무 많지만..)


사이드 프로젝트를 할 때도 글을 작성한다. 현재 운이 좋게도 지속적으로 사용자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설문, 인터뷰, 유저테스트 등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렇기에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질문들로 설문지를 작성했다. 이때 질문 별로 내가 어떤 정보를 얻고, 어떤 가설을 검증하기 위함인지 부연 설명을 해두었다. (나중에 결과를 보며 체크해 보기 위해) 그리고 그 답변을 통해 화면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나는 상황에 맞게 문서를 작성하고 디자인을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실제 업무 시간의 절반 이상을 문서 작성에 할애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요즘 디자인은 어느 정도 정형화 되어 있기 때문에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기능과 사용성 그리고 앞서 서술한 디자인 문법 등에 집중하는 편이다. 


나는 글을 작성하며 깊이 있는 고민을 하고, 그 기록을 남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각자 처한 상황에 맞춰 깊이 고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활용하는 것이 좋은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효율적인 리소스 관리 필수!

계속해서 깊이 있는 고민에 대해 말했다. 이 고민하는 시간 확보를 위해 나는 최소한의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를 원한다. 이를 위해 첫 근무 회사에서 iOS, 안드로이드 그리고 다크모드 대응 등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디자인 시스템 구축을 진행했다.


물론 주니어 디자이너가 홀로 시스템 구축을 하기엔 불가능에 가깝다. 컴포넌트에 대한 이해도도 부족하고 개발자와의 소통 능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나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거 다크 모드 일 때는 어떤 컬러 써요?' '여기에 이 컬러 맞나요?'와 같은 질문이 나오지 않게 컬러시스템을 메인으로 시스템 구축을 진행해 보기로 했다.


컬러 시스템을 적용해 보고 실패와 함께 한계에 부딪히며 모든 상황에 대응 가능한 시스템을 목표로 했던 무모함을 깨달았다. 이후 3번의 개선을 거쳐 수정과 확장 용이성에 초점을 둔 컬러 시스템이 완성되었다. 실제로 더 이상 개발자는 컬러에 대한 소통이 필요하지 않았고 개발자 홀로 화면을 디자인할 수 있는 단계까지 달성했다. (중간중간 컴포넌트에 대한 가이드도 작성했기 때문에 가이드에 맞춰 컴포넌트만 배치하면 됐다.)


나는 개발 리소스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디자인을 구체화하기 전 개발자와 논의를 꼭 진행한다. 디자인을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와이어프레임을 통해 이야기한다. 개발 리소스가 효율적으로 투입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과감히 디자인을 버리고 다른 대안을 시도한다. 


디자인에서 최소한의 심미성은 유지하되,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충분히 간결하고 단순한 디자인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때로는 버튼명 또는 설명문 하나만 바꾸어도 문제가 해결된다. 너무 깊게 고민하며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회고하기 필수!

나는 항상 진행했던 디자인에서 인사이트를 얻고자 한다. 디자인 과정에서 고민했던 지점들이 팀원들에게 공유하고 다른 의견을 듣고 회고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내가 디자인하며 적었던 문서를 보면서 다음에 시도할 액션 플랜을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구독률 증대를 위해 연 구독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던 적이 있다. 1차 프로모션이 종료되고 데이터를 보며 얻었던 인사이트를 2차 프로모션에 반영했더니 보다 높은 구독률을 달성했던 적이 있다. 물론 디자인 외의 조건들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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