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를 위한 디자인 씽킹 - 1편
안녕하세요, 디자이너 채용플랫폼 시작(seezak) 팀 Sunny 입니다.
저는 시작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200개 이상의 기업과 직접 소통하고, 기업 채용 담당자들이 어떤 디자이너를 찾고 있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왔습니다. 자연스레 IT 분야 디자이너 채용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게 되면서, 제가 알게 된 내용을 디자이너 분들께 어떻게 하면 잘 공유해드릴 수 있을지 고민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브런치 게시글을 시작으로 디자이너 분들께 도움이 될 주제를 하나씩 정하여 시리즈로 엮어보려고 합니다.
첫번째 주제는 <디자이너를 위한 디자인 씽킹> 입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 ‘UI/UX 디자이너’, 심지어 ‘그래픽/컨텐츠 디자이너’까지, 채용공고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키워드가 있는데요.
바로 “문제 정의”입니다. 디자이너 채용공고를 둘러본 적이 있는 분이라면 많이 공감하실텐데요. 끊임없이 등장하는 “문제 정의”, 도대체 이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 궁금하셨을 것 같습니다.
사용자 관점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할 수 있는 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문제를 정의할 수 있는 자
기존 업무 방식에서 발생했던 불편함과 문제들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경험을 설계하고 디자인할 수 있는 자
(실제 시작 웹사이트에 게시된 디자이너 채용공고에서 발췌한 ‘자격요건’ 입니다.)
저는 디자이너가 <비즈니스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를 <디자인 씽킹>의 개념을 통해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게시글에서는 아래 3가지 내용을 정리해보고,
디자인 씽킹의 정의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
디자이너를 위한 디자인씽킹이란?
다음 시리즈부터는 국내외 비즈니스들이 어떻게 비즈니스 문제를 정의했는지 실제 사례들을 디자인 씽킹의 관점에서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1) 디자인 씽킹은 “thinking design”이다.
디자인 씽킹은 사전적으로 정의된 개념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디자인 씽킹을 “문제 해결 방식”, 또는 “의사 결정 방식” 으로 정의하기도 하는데요. 저는 조금 더 쉽게 “사고 과정(thinking)을 디자인 하는 것(design)” 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사고 과정을 디자인 한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글을 쓰는 행위에 대조해보면 좋습니다. 우리는 글을 쓸 때 논리 구조를 “육하원칙”으로 짜임새 있게 만들거나, “두괄식”으로 적어서 나의 주장을 상대방이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데요. 이때 육하원칙이나 두괄식도 나의 글을 “디자인”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디자인 씽킹은 생각하는 방식을 디자인하는 것입니다. 글을 쓸 때 육하원칙이나 두괄식의 구조를 활용하는 것처럼, 나의 사고 과정을 약속된, 효율적인 프레임워크에 맞게 디자인하여 전달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2) 디자인 씽킹의 유래
디자인 씽킹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허버트 사이먼(Herbert A. Simon) 교수가 1969년 본인의 저서 『인공과학의 이해』 에서 처음 소개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엔지니어만 전문적인 디자이너인 것은 아니다. 기존 상황을 낫게 변화시키기 위한 일련의 행위를 궁리하는(devise) 사람은 누구나 디자인을 하고 있다(design). 물질적인 인공물을 제작하는(produce) 지적인 활동은 환자를 위해 치료법을 처방하거나(prescribe), 회사를 위해 새로운 판매 계획을 궁리하거나, 나라를 위해 사회복지정책을 궁리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p. 111)
허버트 사이먼 교수에 따르면 “기존의 상황을 낫게 변화시키기 위한 일련의 행위를 궁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디자인을 하고 있고, 디자인 씽킹을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디자인 씽킹은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3)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디자인 씽킹
그렇다면 비즈니스에서는 디자인 씽킹을 어떻게 활용할까요?
허버트 사이먼의 정의를 적용해보면, 비즈니스 디자인 씽킹은 “현재 마주한 비즈니스 문제를 개선하는 과정”을 디자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약속된 프레임워크로 디자인해두면, 어떤 문제를 만나더라도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할 때에도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것입니다. 마치 두괄식으로 글을 쓸 때, 어떠한 내용의 주장을 하든 논리적 구조에만 맞춰 적으면 쓰는 사람도 편하고, 읽는 사람도 이해하기 좋은 원리와 같습니다.
스탠포드 대학교 디자인스쿨(D.School)에서 정의한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1. Empathise (공감) → 2. Define (문제 정의) → 3. Ideate (아이디어 도출) → 4. Prototype (시제품 설계) → 5. Test (실험)
(1)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 적용: “A대학교 학생들을 위한 테이크아웃 주문 앱”
제가 직접 “A대학교 학생들을 위한 카페 테이크아웃 주문 앱”을 디자인 한다고 생각해보면서,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를 적용해보겠습니다.
1. Empathise (공감): 우리 서비스의 유저는 누구인지,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경험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기
먼저 유저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유저가 나일 수도 있고, 내 친구일 수도 있고, 특정 장소에 모여있는 집단일 수도 있습니다. 유저가 누구인지 정확히 아는 것을 통해서 그들의 성격과 특성을 파악하고, 이후에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적용] A대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점심시간에 학교 주변 카페에서 테이크아웃을 위해 줄을 서 있는 것을 보고, ‘카페 테이크아웃 전용 주문 앱이 있으면 어떨까?’ 하고 서비스 기획을 떠올립니다. 이때, 유저는 ‘점심시간에 학교 주변 카페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는 친구들’로 정의될 것입니다.
2. Define (문제 정의): 비판적 사고를 통해 유저가 겪는 문제를 정의하기
유저에 대한 분석이 끝나면, 유저가 겪는 문제를 정의합니다.
[적용] 친구들이 겪는 문제는 ‘매장에 가서 직접 주문을 하고, 밀린 테이크아웃 대기줄에 서서 기다리는 불편함’ 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3. Ideate (아이디어 도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 제시하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상합니다.
[적용] 매장 방문 전에 모바일 앱으로 미리 주문하고,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커피를 가져갈 수 있게 하자!
4. Prototype (시제품 설계):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로 구현하기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최소 단위의 서비스를 구현합니다.
[적용] 모바일 앱을 만들기 전에, 사장님과 학생들을 이어주는 채팅 채널을 만들어서 주문을 받아보자!
5. Test (실험): 시제품에 대한 유저의 반응을 확인하고, 2단계에서 정의한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확인하기
시제품으로 문제를 해결했는지 확인한 뒤, 시제품에서 보완할 점을 파악합니다.
[적용] 채팅으로 미리 주문을 접수해서 기다리는 시간은 줄일 수 있었는데, 메뉴를 고르는 과정이나, 결제 방식에서 불편점이 많네. 시제품을 업데이트 할 때는 해당 기능을 추가해야겠다!
디자이너를 위한 디자인 씽킹이란, 디자인 과정에서 “공감 → 문제 정의 → 아이디어 도출 → 시제품 설계 → 실험”의 프레임워크로 접근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유저 경험에서 문제를 도출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디자인 하고, 목표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테스트하는 방식을 디자인 프로세스에 적용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서론에서 다루었던 “문제 정의” 역량은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도로도 입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직접 사이드프로젝트를 운영해보거나, 가상의 서비스를 기획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포트폴리오 내에서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를 적용한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다면 분명히 큰 가산점을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 시작팀도 최근 플랫폼에서 <모임> 탭을 열고, 디자이너 분들이 사이드프로젝트, 스터디를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실 수 있게 돕고 있는데요. 프로젝트를 찾으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보시는 것을 강력히 추천드립니다!(https://www.seezak.com/designer/moims)
이상 디자인 씽킹의 개념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실제 비즈니스들이 어떻게 디자인 씽킹을 적용했는지, 사례들을 분석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자인 씽킹을 주제로 다룬 도서를 추천드립니다.
1. 『디자인 씽킹 바이블』, 로저 마틴
2. 『하버드 디자인 씽킹 수업』, 이드리스 무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한 부분은 언제든 댓글로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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