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최애 서비스 사용기
2022년 12월 출시된 번개케어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번개케어를 보고 심쿵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코로나 시기부터 시작해서 명품 가격이 기이할 정도로 상승하는 상황을 보며 '중고명품거래가 뜨겠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명품은 한 번도 안 산 사람은 없어도 한 개만 산 사람은 없다는 말처럼 무리해서 여러 제품을 들인 사람들이 점차 처분하고자 하는 니즈, 상식선을 넘어선 가격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소비자의 니즈를 모두 충족하는 중고명품거래를 주목했다.
우선 C2C(Consumer-to-consumer) 플랫폼 3 대장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를 살펴보자. 가장 마지막에 등장한 당근마켓은 화려한 성장세를 보이며 순식간에 중고거래 플랫폼의 대표 타이틀을 차지했고, 중고나라와 번개장터는 한 풀 꺾인 모양새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사용자들이 중고 거래 하면 떠올리는 곳일 것이다. 많이 사용하고, 인기도 많고, 많이들 알고 있는 플랫폼이지만 숫자를 들여다보면 깜짝 놀랄 수 있다. 매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당근마켓 같은 경우 금액으로 보나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마이너스 폭으로 보나 적자 1위라고 할 수 있다. 왜냐? 믿음직한 Cash cow (수익창출원)가 없기 때문이다. 광고를 제외한 수익 창출 수단이 없다. 그나마 당근페이를 도입했지만 다른 플랫폼보다 더욱 직거래를 강조한 당근마켓에서 당근페이보다는 직접 이체하거나 현금거래 할 가능성이 크다. 중고나라, 번개장터 역시 유사한 이유로 적자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 다루고자 하는 '중고 명품거래'를 확인해 보자. 지금 글을 작성하는 이 시점에는 확실히 줄었는데, 짝퉁 문제가 커 보였다. 요즘 가품은 보증서, 내장칩, 영수증, 박스, 더스트백, 종이백까지 세트로 제작해 진짜처럼 위장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레플리카, 노벨티라는 멋있는 이름을 붙여 활개 치며 판매되고 있었다. 노벨티는 명품사에서 VIP 초청 행사 등에 기념품처럼 주기 위해 제작한 것인데 그 명칭을 여기에 갖다 붙여 놓고는 꼭 '노벨티에 대한 이해가 없는 분은 사절' 이런 멘트를 추가해 둔다.
그러던 차에 등장한 번개케어는 2마리 토끼를 잡은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정품검수+클리닝이라는 중고 명품거래에 꼭 필요한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해당 서비스는 선택적으로 이용하든 묶음으로 이용하든 관계없이 구매와 함께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해당 서비스 이용을 위해 번개장터를 거쳐가야 거래가 되는 '중개자'로써 플랫폼이 낄 수밖에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번개페이를 이용해야만 된다. 서비스 이용자에게 완성도, 확신성, 신뢰도를 주는 멋진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완성도 : 중고 명품거래를 위해 필요한 서비스들이 모두 있음 (검수, 결제, 클리닝)
확신성 : 번개케어를 이용하기 위해 플랫폼 번개페이를 통해 결제하는 것이 불가피함
신뢰도 : 구매자가 생각한 내용과 판매자가 생각한 내용이 정확하고, 고가의 명품도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고 신뢰
직접 구매를 2회 진행해 보았다. 서비스가 나오자마자 진행했던 거래와 지난달 23.10.13 완료된 거래를 비교해 보겠다. 2건 모두 명품가방으로 진행했고, 번개케어(정품검수+프리미엄클리닝)를 이용했다. 결제 후 프로세스를 간략히 요약하자면 정품검수부터 시작된다. 판매자가 올린 구성품 내역이 모두 일치하는지, 정품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고 '검수 진행 중' 단계에서 [합격], [불합격], [보류] 3가지 결론이 나오게 된다. 그 후 결과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지만 프리미엄 클리닝이 진행된다.
첫 거래 후기를 요약하자면 구매자인 나는 만족, 판매자인 상대는 다소 당황이었다. [보류]가 떴기 때문이다. 판매자는 놀라서 정말 백화점에서 구매한 정품이 맞다며 채팅도 오고 별도로 이것저것 정품구매 정황을 인증해 왔다. 여기서 [보류]는 구매자인 나의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검수사진과 함께 구성품이 이러이러한데 구매 정말 진행할지 여부를 알려주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무응답 또는 구매의사를 철회하는 경우 해당 거래는 취소되고 상품은 판매자에게 반송된다. 나도 알림을 안 해두었던 터라 다소 확인이 늦었고 거래가 취소될까 봐 얼른 구매확정을 통해 프로세스를 진행시켰다. 이 과정은 본품이 정품이더라도 게시글에 작성한 구성품 내용과 상이하면 취소할 수 있도록 최종 선택권을 주는 것 같아 구매자로써 만족했다. 단, 판매자에게 다소 불리해 보인다는 생각은 들었다.
두 번째 거래를 진행했을 때는 첫 번째와 다른 프로세스에 불만족스러웠다. 우선 Q&A에서 막혔다. 프리미엄클리닝 범위 관련해서 모호하게 느껴지는 부분 문의를 작성했으나 내용과 무관한 프리미엄클리닝에 대한 설명 답변만 했다. 아마 프리미엄 클리닝이 무엇인지에 대한 샘플답안을 복붙 해서 붙인 것 같았다. 프리미엄클리닝이 가능하다는 답변으로 인지해 진행했으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텐데 클리닝 진행할지에 대해 유선으로 연락이 왔다. 나는 Q&A 퀄리티보다 이 부분에서 의문을 제기했다. 클리닝 단계로 넘어가기 전 [보류]와 같이 검수사진 및 구매의사 확인 프로세스가 없이 자동으로 넘어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두 상품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태그를 확인하면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더스트백 있음 #개런티 카드 있음 이 부분은 동일하나 #보증서 있음으로 언급했던 것이 첫 거래에서 [보류]가 뜬 원인이었다. 본문에 보증서 있음이라고 되어있으나 판매자가 개런티 카드=보증서로 이해하고 올렸기 때문에 보증서가 없다고 판단한 번개장터 측에서 본문과 구성품이 다르다고 판단해 정품이지만 나에게 거래여부를 물어본 것이다. 정품 여부도 중요하지만 구매자가 인지한 거래가 이루어지는지 확인절차를 꼼꼼히 한 부분이 참 좋았다. 탄탄한 MVP 하에 잘 만들어진 서비스라고 생각되어 결과에 관계없이 거래 과정이 즐거웠고, 이제 판매자 입장에서도 활용해 볼 예정이다.
번개장터는 이 외에도 팝업스토어, 자체 스니커즈 스토어, 빈티지매장 결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조금 불편하다고 느꼈던 마이페이지 부분도 판매/구매로 구분해 깔끔하게 정리되어 속도감 있게 개선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더불어 이 시장이 당분간 성수기일 것으로 예상되어 번개장터가 황좌에 오르지 않을까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