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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박드레
Oct 05. 2024
가을 방학
이번주는 국군의 날, 개천절 공휴일이 들어가 있는 주간에다가
아들 학교는 4일을 학교장 재량으로 쉬는 바람에 연휴가 되었다.
이것은 가을 방학을 가라는 의미인 거다!!!
이번 가을 방학은
삼척
으로 여행지를 정했다.
용화 해수욕장 바로 앞에 있는 펜션을 숙소로 정했다.
삼척 레일바이크를 예약하고, 장호항에서 배를 타고 가자미를 잡는 체험을 할 수 있다기에 그것도 예약을 해 놨다.
그런데,,,
태풍 끄라비가 대만을 지나 동해로 북상할 거라는 기상 예보가 있었다.
비가 많이 내리면 애써 잡아 놓은 일정에 줄줄이 차질이 빚어질 것이기에 걱정을 많이 했다.
다행히 태풍이 많이 약해져서 우리나라에 영향이 적을 거라는 뉴스를 보고 출발을 했다.
출발을 하자마자 예약한 배에서 전화가 왔다.
금요일 아침 10시로 잡아놨는데 풍랑주의보가 떠서 출항을 못한다고 하셨다.
토요일엔 괜찮을 것 같으니 토요일로 변경을 하든가 취소를 하든가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지금 삼척 날씨가 어떤지 물으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고 하셨다.
일단 현지에 도착해서 상황을 보고 결정을 해서 전화를 드리겠다고 하고 삼척으로 향했다.
강릉에 인접해서부터 비가 내렸다.
펜션에 입실하고 나서 맞은편 바다를 보니 파도가 높았다.
이틀 뒤면 나아질 것 같아서 토요일로 배낚시를 미루고 레일바이크도 담날로 변경했다.
저녁이 되기 전까지 시간이 있어서 근처 장호 해수욕장으로 갔다.
비가 잠깐 그쳐서 차에서 내려 바닷가 산책을 했다.
날이 안 좋아서인지 우리 밖에 없었다.
잔뜩 찌푸려 있었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해상 케이블카가 지나고 있었다.
비가 또 내리기 시작하기에 시내에 있는 삼척중앙 시장으로 가서 저녁거리를 사 오기로 했다.
회를 뜨고 아들이 좋아하는 닭강정이랑 만두도 사고 꽈배기도 포장해 왔다.
저녁으로 신나게 먹었다.
담날 일어나 보니 날이 개어 있었다.
파도가 여전히 높아 보였지만 날씨는 청명했다.
남편과 나란히 바다를 보며 서 있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니,
그새 키가 더 자랐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코코넛라떼를 마시고, 레일 바이크를 타러 갔다.
용화에서 출발하는 레일 바이크는 바닷가와 소나무 숲길, 동굴을 지나는 구간이 있어서 단조롭지 않고, 코스도 1시간 정도로 딱 좋았다.
셋이서 같이 페달을 굴리니까 많이 힘들지 않았다.
레일바이크를 타고 펜션으로 들어가기 전, 근처에 있는 용굴 촛대바위길을 들렀다.
바닷가 옆으로 데크를 깔아 촛대 바위를 관람하고 돌아오는 짧은 산책로였다.
노약자들도 충분히 갈 수 있는 편할 길이었고, 풍광이 멋졌다.
마지막날, 드디어 기대했던 바다낚시를 하러 장호항으로 갔다.
총 세 팀, 9명의 체험객과 선장 한 분이 배에 올랐다.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분 정도를 달려 바다 한복판에 이르렀다.
선장님이 배를 세우고 낚시하는 법을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 미끼도
끼워
주셨다.
지렁이를 끼우고 낚시 줄을 바닥에 닿을 때까지 풀고 줄을 고정한 다음,
낚싯대를 하늘로 한 번, 두 번, 세 번 들어 올렸다가 내리고 가만히 있으면 바닥에 있는 가자미가 미끼를 문다고 했다.
파도의 일렁임이 커서 미끼를 무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기다리다가 촉으로 줄을 감아올리면 가자미가 올려졌다.
금방 잡을 수 있었다.
아들이 두 마리를 한 번에 낚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뱃멀미였다.
멀미약을 먹고 배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심한 멀미에 시달렸다.
낚싯대를 넣고 조금만 기다리면 가자미가 올라왔지만, 도저히 갑판에 오래 서 있을 수가 없었다.
40여 분이 지나자 남편도 울렁인다며 못 서 있겠다고 했다.
그나마 멀쩡한 건 아들이었다.
그랬던 아들도 한 시간이 가까워지니 어지럽다고 했다.
우리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모두 멀미로 고생을 하고 계셨다.
우리 아들 말고도 남매가 있었는데, 아이들은 멀미가 심하지 않았지만 어른들은 모두 토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역시 태풍이 지나간 여파가 있는 것 같았다.
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 힘들어하는 어른들을 보시며 선장님이 모두 너무 뱃멀미가 심한 것 같다고
이만 회항할까요?
하시자 모두 기다렸다는 듯이
네!
를 외쳤다.
선실에 아예 드러누워 있던 남편도 급 화색이 돌며 동의를 했다.
그래도 이만큼 잡았다.
기진맥진 한 채로 항구에 돌아와서 바로 회센터에서 회를 떴다.
원래 계획은 거기서 바로 먹으려고 했는데,
도저히 뭔가를 먹을 컨디션이 아니라서 스티로폼 박스에 아이스팩을 넣어 집으로 가져왔다.
그 고생을 하고 잡은 것이니 저녁으로 먹기로 했다.
컨디션만 좋았으면 20-30 마리도 거뜬히 잡을 수 있었을 것 같았다.
남편은 체험비에 회 뜬 값이며 다 합치면 회를 배 터지게 먹고도 남았을
거
라며 그냥 사 먹는 게 낫다고 했다.
하지만 아들과 나는 그래도 소중한 경험이라면서 한 번은 해 볼만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두 번은 하지 않는 거로!!
2박 3일간의 가을 방학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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