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회 차 웨이트 트레이닝 PT 수업을 마친 후, 같은 센터에서 보너스로 주는 30회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그룹 필라테스 회원들은 웨이트 트레이닝 존에 있는 기구를 사용할 수가 없었기에, 유산소 운동을 위해서, 바로 옆건물에 있는 헬스장에 등록했다.
그러니까, 필라테스하는 날은 00 센터에서 필라테스 후, ** 센터로 가서 운동.
필라테스 수업을 하지 않는 날은 바로 **센터에서 혼자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
이렇게 야무진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센터는 최근에 개장한 복층 구조 헬스장이라서 처음 보는 운동기구들이 많았다. 가짓수로 치자면, 거짓말 안 보태고 20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러닝 머신만 해도, 이전 센터에서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형태였다.
그러니, 호기롭게 발을 들여놓기는 했으나, 어물쩡거리며 기구들을 살피면서 돌아다니다가는 달리기 좀 하고 나오는 걸로 첫날을 보냈다.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면서 궁금한 걸 물어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오리엔테이션 신청을 하고 담당 선생님을 만난 날. 2025년 1월 21일.
제목의 저 얘기를 들었다.
회원님은, 죄송하지만, 다시 새로 배우셔야겠는데요.
근거는 세 가지.
1. 자세가 좋지 않다
2. 호흡을 제대로 모른다
3. 지난 시간 동안 운동 횟수에 비해서 아웃풋이 너무 안 좋다.
후....
초기상담에서 나의 운동 이력을 솔직하게 얘기했더니, 이 선생님은 나의 수행능력을 알아야 한다면서 맨몸 스쿼트, 고블린 스쿼트, 시티드 레그 프레스, 레그 익스텐션... 을 총 30분 가량 진행시키고나서, 나머지 30분은 그에 대한 총평을 하는 중에 위의 멘트가 나왔다. 그러고 나서는 개인 레슨에 대한 안내.
나,
지금 여기서 영업당하고 있는 거지?
하마 트면 계약서 쓸 뻔했다.
그분의 총평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1. 자세가 좋지 않다.
이전 센터의 선생님은 나에게 정말 다양한 걸 가르쳐 주셨다. 매번 새로운 동작이 수업의 반 이상이라서 스미스 머신 바벨 스쿼트와 데드리프트를 제외하고 다른 것들은 3주에 한번, 한 달에 한번, 어떤 것은 총 개인 수업기간 한 번씩만 한 것들도 꽤 많았다.
(개인 수업 마칠 때쯤, 선생님에게 내가 이제까지 했던 모든 동작들을 다 정리해 달라고 부탁해서 운동명이 정리된 내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확인이 가능하다.)
그 분이 보기에는 내 자세가 훈련된 자세가 아닐 수 있겠다.
2. 호흡을 제대로 모른다.
호흡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요가와 필라테스를 하면서 하던 호흡대로 했고, 그것에 대해 지적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고중량인 경우에는 복압을 채워야 한다는 것 정도.
발살바 호흡이라는 말도 처음 들었다.
집에 돌아와 '웨이트 호흡'을 검색어로 넣고 자료를 찾아보니, 내가 많이 모른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발살바 호흡만이 능사도 아닌던데, 참.
3. 지난 센터에서 운동에 대한 아웃풋이 안 좋다.
그날 상담 시작 전 측정한 인바디인데, 체중과 체지방량에 비해서 골격근량이 부족한 허약형!
1월 초 심각한 오한과 근육통으로 혼수상태까지 경험한 탓에, 회복이 되어 다시 걷게 되었을 때, 다리가 후둘 거릴 정도였었다. 자, 그것으로 이 결과에 대한 핑계가 될 것인가?
이전 센터에서 운동을 하면서 인바디 결과는 발전한다는 느낌을 받기 힘든 정체 혹은 하향이었다.
그건 선생님도 마찬가지. 고개를 갸우뚱.
'00님은 열심히 운동하시는데, 이상한데요? 왜 이럴까요?'
결국, 상담하셨던 선생님 말이 맞다.
다시 배워야 한다.
이번에 선택한 선생님은 유튜브 PT샘들이다.
나의 몸을 그들이 봐줄 수 없다는 것이 한계점일지라도.
그저 한 선생님만 믿고 그 방식만 순종적으로 그냥 했던 것은, 나의 게으름일 수도 있다.
개인적이며, 비사교적인 I형들에게 인터넷 세상이 주는 혜택은 정말 크다.
운동기구들도 살펴보면 다 각자 이름표를 붙이고 있다.
그 이름을 검색해 보면, 자료는 넘쳐난다.
그렇다고, 지난 시간이 헛된 것만은 아니라는 건, 감사하게도 내 몸이 스스로 입증해주고 있다.
** 센터에서 하는 유산소 운동-러닝머신이나 천국의 계단-수행능력이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으며,
눈바디에도 조금씩 긍정적인 변화는 분명 있었으니까.
더불어, 운동이라는 명상법이 주는 정신적 혜택은 말할 것도 없다.
올해부터는 누가 취미를 묻거든, '운동'이라는 답도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