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보촌부 Aug 28. 2024

아프면 서러운 나이..

멍청한 반성


오늘 저녁은 모처럼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좋을 만큼 선선한 바람이 좋습니다. 

지난 주말 내내 갑갑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청결에 대하여 강박관념 까지는 아니지만, 5 일 동안 머리를 감지 못하여 답답하다 못해 미칠 것 같았습니다.


평소 혼자 있다 보니 도끼질이나 삽질은 무척 신중하게 합니다.

지난주 뽕나무 가지가 너무 길어서 긴 톱으로 작업을 하는데 갑자기 나뭇가지가

뚝뚝 소리를 내더니 부러지는데 나름 잽싸게 피했지만 살짝 머리에 스쳤습니다.


거울을 보니 약 3 cm 찢어졌더군요. 

일단 소독약부터 바르고 병원을 가야 하나..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결론은 큰 고장(?)도 아닌데.. 하면서 약만 바르고 잤습니다.


밤 새 쑤시는 머리통증 때문에 잠을 설칠 정도로.. 

저는 제 몸 조치에 대하여 무심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스스로 위로나 격려는 못해 줄 망정 이렇게 멍청하게 반성이나 하고 있으니..


어찌 되었던 나와 일생을 함께 뒹굴며 살아온 육체에 대하여 이건 예의가 아닙니다.
자신의 몸에 대하여 이리도 무심한 나는 아니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치료법이 좀 험하더라도 감수해야 하는데 의사의 꿰매는 모습을 상상해서 그런 것일까요?

겁쟁이.. 맞습니다.

 





나의 육체는 그동안 나에 대하여 아주 성실했습니다.

큰 고장이 난 적이 없고.. 이 점 내 육체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내 경박한 행동에 내 육체는 주인에게 화가 났을 겁니다.


나이가 어느 정도 들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노화와 고장이 찾아오겠지만..

그건 숙명이며 못 말리는 것이지만..

이런 내 경박한 행동으로 다친 머리는 그 당시 제대로 된 치료를 당연히 받았어야 했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눈을 감고 내 육체에게 몇 마디 당부를 했습니다.

살아 쉼 쉬는 동안 만이라도 내 무심함에 노하지 말라고...

아프면 나만... 서러운 나이라는 걸 아직도 철부지 개구쟁이처럼 모르기 때문에..


..


복돌이 녀석과 산책을 하는데 마을 어르신분들 벌써 배추 모종 작업을 하시더군요.

가을이 오기는 오나 봅니다.

화목난로 연통도 청소를 해야 하고 장작 준비도 할 시기가 다가오는군요.


추석이 지나면 한동안 소원했던 친구들을 초청해서 전어 구이 파티를 하려고 합니다.

먼 곳에 산다는 핑계로 모임에 불참했던 제 게으름에 대한 사과로...





작가의 이전글 국뽕에 흠뻑 빠져 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