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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쇄창업가 김태웅 Apr 06. 2023

04. 그래 이제 망하는 거 익숙해

아 몰라! 나도 이제 힘들어!



2018년도 5월 21일 두 번째 결혼을 한다.


나의 고등학교 동창이었고 나랑 같은 아픔을 겪은 친구였다.

우리는 대화가 잘 통했다. 그녀는 6살 남자아이를 데리고 있었다.

그녀와 관계를 가지면서 아이를 처음 만나기 전까지 설레고 긴장됐었다.

나는 준비가 됐는데 이 아이가 준비가 안 됐으면 어떡하지? 내심 걱정했다

다행히 그 아이는 나를 삼촌이라 부르며 잘 따랐고 나를 좋아했다.

결혼하기 전 한 번은 실험을 했다 나는 그녀의 집에 들어가지 않은 채 현관문 밖에 서있었고

그녀는 아이에게 오늘은 삼촌 안 와.. 라며 연기를 했다. 아이가 우는소리를 밖에서 들었다.

미안하지만 내심 기뻤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서 안아줬다.

그날 밤이었나? 아이를 가운데에 두고 세 명이서 잠을 자는데 아이가 자기 손가락과 나의 손가락을 비벼댔다.

왜인지 그때 눈물이 흘렀다. 이것은 내가 상상해 오던 결혼생활이었다.

그리고 결심했다 내 아이로 키우겠다고..

나의 와이프는 천사였다. 너무너무 착했고 나를 정말 사랑해 줬다.


그러나

이혼한지 1년, 얼마나 됐다고 다시 결혼을?!

갑작스러운 나의 결정에

우리 부모님은 반대를 했고, 그녀의 부모님은 걱정을 했다.



[제주도살이]

그렇게 6살 난 아이와 함께 우린 결혼생활을 시작했고 2018년 10월에 제주도로 이사를 떠났다.

제주도로 떠난 이유는 당시 효리네 민박을 보며 제주도의 낭만 경험하고 싶었다.

동시에 사업은 순조로웠고 개발직원도 제주도로 이동하는 것에 동의했다.

제주도로 이사하고 나는 출근도 거의 하지 않고 매일 아내와 여행하고 놀러 다녔다

행복했다. 그동안 누리지 못한 행복을 느끼는 것 같았다.

돈은 역시 잘 벌리고 있었고, 맘 놓고 놀았다.

출근하지 않는 사장님 때문에 그동안 우리 회사 직원들도 맘 놓고 놀았을 것이다.


이때도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나의 문제점을..

나는 일정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하면 목표도 없고 그 일에 대한 재미를 잃어버린다.

당연한 결과지만 나의 고공행진 하던 매출은 어느 날

한순간 끝장났다.


인스타그램에서 인위적으로 작동하는 좋아요를 완전히 차단해 버린 것이다.

주변 다른 경쟁사 시스템도 확인해 보았다. 결과는 우리 시스템만 차단된 거고

다른 경쟁사는 잘 되고 있었다.

개발자는 더 이상 이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2019년 11월 나는 다시 망했다.

그래 이젠 망하는 거 익숙해.. 모아둔 돈이라곤 없었다.

다행인 건 1년 동아 놀면서 제주도에 와이프 드레스카페를 차려줬고,

나는 부동산에 갭투자를 했었다 그때 내가 소유한 아파트는 22채였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파트가 22개?

흔히들 생각하는 아파트가 아니다.

당시 지방도시 위주로 소형아파트만 구매했고, 3~5천만 원 하는 아파트였다

그 마저도 갭투자였다. 실상 들어간 돈은 투자금은 2억이 안된다.

그렇게 빈 깡통 아파트들을 갖고 있었고

다행히 와이프의 드레스카페는 이색카페로 유명해져 우리 가족이 먹고살 수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아 몰라~! 나도 이제 힘들어!

망한 김에 나도 좀 쉬자”

3개월 뒤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제주공항이 폐쇄됐다.

이건 정말 예상 못했다. 와이프의 드레스카페도 망했다.

참 험난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때 우린 아이를 한 명 낳았고, 와이프 뱃속에 있는 딸까지 총 5명이서

제주도에 김녕에 월세를 내며 살고 있었다. 수입이 없었기에 생활은 어려워졌다.

근데 나는 의외로 심각하지 않았다.

이 힘들었던 시기를 와이프와 가끔 회상해 본다

나는 몰랐지만,

와이프가 말하길 지갑에 몇천 원 밖에 없었다고 했다.

당시 이렇게 힘든 상황을 나는 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나는 이전과 달랐다. 왠지 모를 자신감이 있었다.

돈? 그거 뭐 벌려면 금방 벌어! 라며 와이프에게 당당하게 말했었다.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다. 정말 자신이 있었으니까

“그래 지금 새로운 거 하기엔 시간이 없고 일단 돈을 빨리 벌어야 돼!”

나는 바로 떠올랐다


그래 내가 잘했던 거 있잖아! 퀵서비스

나의 첫 사업이었던 퀵서비스를 또 한 번 도전했다.

콜킴 퀵서비스를 창업했고 역시나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사업은 또 급성장을 향해갔다!


그래! 이게 나다.

나는 할 수 있다. 내가 한다고 하면 하는 거다.

또 한 번 나의 엄청난 실행력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내 나이 34살 사업 짬밥 8년 차였다.

나에겐 일정 수준까지 매출을 끌어올리는 건 자신이 있었다.

해봤으니까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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