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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야 May 17. 2023

드디어 나도 작가다

삼수생, 아무튼 어때 나는 작가인데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023년 5월 8일, 메일 수신함 숫자 1이

이리도 반가웠던 적이 얼마나 있었을까?


처음 브런치 작가를 도전한 것은

3월 말로 기억한다.

당시 갑작스러운 해고를 당하고

막막하우울한 마음에

내 감정을 정리하고자 주저리주저리

글을 쓰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글쓰기를 통해

"아, 나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기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흐르면 기억도 나지 않는

'나'의 모습을 글로 남겨보는 건

꽤나 매력적이고, 해보고 싶은 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브런치 삼수생의 시간을 거치며,

포기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또 한 번의 '포기'를 남기고 싶지 않았던 걸까

결국 네 번째 도전 끝에 맛본

작은 성취로 내 인생에

또 하나의 인상적인 순간을

더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따지고 보면 첫 목표는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 시절, 누구나가

그랬을 수 있지만

나는 글짓기를 좋아했다.

종종 학교에서 상장도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서른셋, 고졸 학력으로 무작정

사회생활로 뛰어들어 정말 바닥부터

열심히 올라가려 발버둥 친

기억 밖에 없다.

사실 자격지심도 어느 정도 있었기에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돈'이라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름 중소기업 출신이지만

나이에 비해 경력과 연봉이

높은 편에 속할 수 있었다.

아등바등 열심히 살아온 것 같았는데

잘 살았는지는 명쾌하게

답을 내릴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10년의 직장 생활 중

즐겁게 일한 기억은

6년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부족했던 내가,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는 기간이 그 정도였던 것 같다.

그 뒤로는 당연한 걸 수도 있지만

늘 소비되는 기분으로 회사생활을

이어가며 다사다난한 일들까지 더해지니

지칠 만큼 지친 게 아닐까 싶다.


물론 나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직장인들은

비슷한 처지이고, 같은 생각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찌 보면 나는 특별하고,

특출 나지 않은 평범 그 자체의 사람으로

누구나와 같이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던 존재였다.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일도 겪고,

말도 안 될 정도로 감사한

순간들이 있었다.

감사함은 결핍과 고통을 느껴본 사람이

진정으로 표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되기에 짧다면 짧은 서른셋의

모든 기억을 되돌아보며

'인상적이었다'라고 기억하고 싶어 졌고

그 기억으로 앞으로의 10년이

더욱 인상적이길 바라며

나아가 보려 한다.


결국 사람 살아가는 거 다 비슷하다는

말도 있듯이,

이런 나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의

지나온 삶은 꽤나 '인상적이었음'을

느끼고, 기억할 가치가 생긴다면 그로써

나는 작가로서 무한한 행복을

얻는 것이 아닐까 싶다.

비록 나는 별 볼일 없는 작가일지라도,

누군가에게 별 보게 해 준다면

그보다 짜릿한 건 없을 테니까 말이다.


혹시 지나온 삶이 좋고,

나쁨을 딱 지어 구분 지을 수 없는

그 애매모호한 경계의 삶이라 느껴진다면

"그래도 꽤나 인상적이네"라며

기억하는 삶으로써 앞으로 살아 볼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기에

서툰 실력으로 꾹꾹 진심을 담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겠다는

나만의 소박한 등단소감으로

브런치의 첫 글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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