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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 관찰일지 (4)

환자는 자신의 힘으로 자신이 겪은 어려움을 이겨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결심을 지속시킬 여러 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밝혔듯 단순히 환자의 의지에만 기대지 않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목적이 분명한 집단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약물치료는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을 때를 기점으로 약 1개월가량 지속했다. 다른 부작용이 있었지만 지켜야 할 것에 더 큰 가치가 있었다. 운동치료는 호전되었을 때 환자의 의사를 물어본 후 진행했다. 다행히 운동수행에 기력이 있었다. 머리 감는 것조차 힘들어 했던 것과 비교하면 단시간 내 큰 발전이었다. 그리고 마주하기 요법을 시행하였다. 어려움을 넘고 싶은지 혹은 묻고bear 싶은지 환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것인데 그는 전자를 택했다. 그간 보아 온 환자의 성향으로 봤을 때 다소 놀라운 결과였다. 그러나 의료진이 사적인 감정을 내비치는 것은 환자의 마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그의 선택이 순조롭게 흘러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만을 제시했다.


중간 결과를 점검하던 때에 환자는 자신이 다른 곳에서 해답을 찾으려 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스스로의 힘으로 건너가 볼 것을 우리에게 공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그 마음을 지키고 있을까? 그리고 그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최초의 진단, 싫어병 바이러스는 완전히 제거된 것일까? 지난 방문 이후 몇 개월간 내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았을 때 우리는 긍정 신호를 기대하고 있다. 이어나갈 에너지가 부족했다면 우리를 찾았을 것이다. 그는 시간에 잡아먹히지 않을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때때로 잠식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가 기다리고 있고 우리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6개월 무이자 할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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