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
조선판 ‘스카이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명품배우 김혜수가 조선의 국모 역할을 맡은 퓨전사극 드라마‘슈룹’입니다. 지금의 입시전쟁보다 더 치열한 궁중 왕자들의 왕세자 되기 프로젝트를 보여주죠. 조선의 궁전에서도 자식 교육을 위해서 치열한 전쟁이 벌어집니다. 슈룹은 우산의 옛말인데요. 왕자들을 지키기 위한 궁중 엄마들의 모성애를 비유하는 듯 합니다.
드라마 속 ‘택현’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어진사람을 왕으로 선택하겠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왕위는 적장자계승원칙입니다. 대체로 중전의 첫째아들이 왕위를 물려받지요. 택현을 하겠다는 것은 그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태종 이방원의 셋째 아들도 택현으로 왕위를 물려받습니다. 그가 바로 세종대왕이지요.
드라마 속에서도 왕은 택현을 통해 세자를 선발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중전과 후궁의 아들들은 세자가 되기 위해서 왕이 내리는 미션을 통과해야합니다. 왕은 이 미션을 통해서 왕자들의 문제해결능력과 인성을 보고자 한 것이죠. 누가봐도 문무를 겸비하고, 인성마저 훌륭한 중전의 둘째아들 성남대군이 세자가 됩니다. 물론 드라마라 작가가 답을 정해놓고 성남대군이 되도록 스토리를 짜 놓았겠지만요.
택현의 과정에서 성남대군은 조선시대에 만연했던 고정관념을 깨부숩니다. 길쭉한 타원에 선을 하나 그어 반달을 2개 만들라는 미션이 있습니다. 관료들이 뭐 이런 문제가 있냐고 노발대발합니다. 하지만 성남대군은 붓으로 엄청 두꺼운 선을 그어 반달 2개를 만들어내죠.
왕은 세자 후보 3명에게 이런 미션도 줍니다. “만약 임금이 된다면 훌륭한 신하를 뽑기 위해 어떤 질문을 하겠느냐?”정답이 따로 있는 질문은 아니지요. 나머지 2명의 후보는 책에서 읽은 듯한 모범적이고 뻔한 대답을 합니다.
하지만 성남대군은 “궁 밖에서 들은 임금에 대한 욕이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임금을 두려워하면서도 불만이 나왔다면 백성의 고통이 참을 수 없는 지경까지 왔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입니다.”라는 대답으로 궁금증을 유발하게 합니다. 임금은 성남대군에게 계속 질문을 합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는데 기존의 방식으로 힘들다 여겨지면 역발상의 사고가 필요합니다. 고정관념은 우리의 정신을 어떤 틀에 집어넣습니다. 이런 틀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가 않죠. 다르게 생각하는 훈련을 해야합니다.
최고의 광고라고 불리는 애플의 “Think Different”
본인이 설립한 회사 애플에서 해고를 당하고,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스티브 잡스. 픽사를 인수한 후에 토이스토리가 흥행하면서 재기에 성공합니다. 반면 애플은 영업 부진에 허덕이고 있었고, 우여곡절 끝에 스티브 잡스는 애플로 복귀하죠. 그가 기획한 “Think Different”는 큰 성공을 거둡니다.
1분 짜리 광고 대본인데요. 스티브 잡스의 육성을 들을 수 있는 광고를 직접 보면서 다르게 생각하도록 정신을 로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Here's to the crazy ones.
The misfits. The rebels. The troublemakers.
The round pegs in the square holes.
The ones who see things differently.
They're not fond of rules.
And they have no respect for the status quo.
You can quote them, disagree with them, glorify or vilify them. About the only thing you can't do is ignore them.
Because they change things.
They push the human race forward.
And while some may see them as the crazy ones, we see genius. Because the people who are crazy enough to think they can change the world, are the ones who do
여기에 미친자들이 있습니다.
부적응자, 혁명가, 문제아
네모난 구멍에 박힌 동그란 마개처럼 사물을 다르게 보는 사람들
그들은 규칙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도 원치 않습니다.
당신은 그들의 말을 인용할 수도 있고, 그들에게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또는 그들을 찬양하거나 비난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할 수 없는 유일한 것은 무시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세상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인류를 앞으로 나아가도록 합니다.
어떤 이들은 그들을 보고 미쳤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천재로 봅니다.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을 만큼 미친 자들, 바로 그들이 실제로 세상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살모사, 해파리, 복어, 말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네, 바로 독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시무시한 동물이죠. 하지만 인류는 치명적인 독을 질병을 치료하는 약으로 개발합니다.
최강의 독 상위권 순위에 항상 올라있는 ‘보톨리눔톡신’은 호수나 강의 진흙 속에 사는 보톨리누스균이 만들어 내는 독입니다. 이 독에 중독되면 근육이 마비되고 숨을 쉴 수 없어요. 1g으로 사람 1000만명을 죽일 수 있고, 1kg이면 지구상 모든 인류를 죽일 수 있죠. 이 무서운 독이 인류에게 유요할 때도 있어요. 주름을 탱탱하게 펴주는 보톡스가 바로 이 독입니다. 극소량만 근육에 주사하면 근육에 붙어있던 피부가 펴진다고 하는데요. 이렇듯 사물을 뒤집어서 사용하면 독도 약이 될 수 있답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나요? 2022년 전 세계를 강타한 감동적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이 자신을 소개할 때 쓰는 말입니다. 이 드라마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동시에 가진 우영우가 대형 로펌에서 자신만의 시선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우영우 역할의 박은빈의 연기력에 혀를 내두르면서 이 드라마 꼭 챙겨본 기억이 납니다. 박은빈은 바가지 머리를 했는데도 예쁘네요. 주위에 드라마 잘 안 보는 지인들도 우영우는 꼭 챙겨본 것 같아요. 안 보면 직장에서 말이 안 통한다나요. 아마 여러분도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 우영우에 대해서 말하는 거 들어보셨을 겁니다. 심지어 우영우 이후에 저희 학교에는 고래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아졌어요. 고래의 인기도 급상승했죠. 따뜻하면서 웃음포인트가 있어 법정 드라마 답지 않게 온 가족이 볼 수 있었던 드라마였습니다.
영뚱하고 솔직한 우영우는 때로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만, 틀에 박힌 규칙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합니다. 남들은 보지 못한 것을 자신만의 방식과 새로운 시각으로 사건을 해결합니다. 예를 들면
이 사건은 재미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고래 퀴즈 같아요.
몸무게가 22톤인 암컷 향고래가 500kg에 달하는 대왕오징어를 먹고 6시간 뒤 1.3짜리 알을 낳았다면, 이 암컷 향고래의 몸무게는 얼마일까요?
정답은 '고래는 알을 낳을 수 없다'입니다.
고래는 포유류라 알이 아닌 새끼를 낳으니까요.
무게에만 초점을 맞추면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핵심을 봐야 돼요.
그러면서 최영란 할머니 사건을 살인미수로 해결하지 않고, 상해죄로 집행유예를 받겠다고 하죠. 살인미수가 적용되면 할머니는 연금을 받을 수 없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영우는 고래의 무게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핵심을 보았기 때문에 최영란 할머니 사건을 잘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고래 무게를 계산하는 문제가 수학 시험이었다면 고래의 무게를 계산해야겠지요. 우영우처럼 고래는 알을 낳을 수 없으니 계산할 수 없다라고 우기면 시간만 가고 문제를 못 풀겠죠. 그 정도는 우리가 구별할 수 있잖아요.
여름에 날개를 휘날리며 시원하게 해주는 물건, 바로 선풍기죠. 에어컨이 시원하긴 하지만 전력소모가 많아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다 보니 선풍기를 곁에 두면 실내 전체 공기를 시원하게 만들고 지구 환경도 살리는 꽤 유용한 물건입니다. 선풍기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요? 초소형으로 제작되어 휴대용으로 들고 다니기도 하구요. 심지어 날개잃은 선풍기도 등장했습니다. 날개의 회전으로 바람을 일으켜 시원함을 보장했는데, 날개를 떼버리다니. 날개가 없으니 훨씬 안전하고 조용합니다. 가벼워 이동하기도 편합니다. 청소도 간편하구요.
선풍기는 무조건 날개가 있어야 한다는 발상을 뒤집어 탄생한 것이 바로 날개없는 선풍기에요. 물론 좀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우리는 날개없는 선풍기에서 발상을 전환하면 인류에게 유익한 물건이 나올수 있다는 걸 배울 수 있습니다.
하늘 위에 배를 띄운 호텔 본 적 있으신가요? 3개의 건물 옥상 위에 배 모양의 수영장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영장이지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다보면 마치 하늘을 헤엄치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이 호텔은 바로 싱가폴의 랜드마크, 마리나 베이 샌즈입니다. 아델슨 회장은 바다가 아니라 “하늘 위에 배를 띄운다”는 역발상으로 시작하여 건물 위에 수영장을 만들었습니다.
60년 동안 50개가 넘는 사업을 개척한 샌즈 그룹의 셸던 아델슨 회장. 그는 CNN 과의 인터뷰에서 성공의 기반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무도 믿지 않고, 누구도 시도하지 않는 역발상을 하면 1,000%의 성공을 확신한다.
현상에 도전하여 현상을 바꿔라.
현상을 바꿀 수만 있다면 성공은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것이다.
100%가 아니라 1,000% 확신이라는 말이 인상적이네요.
주변을 살펴보세요. 물건들이 보이시죠. 그걸 거꾸로 뒤집는 상상을 해 보세요. 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꺼낸다고 상상해 보세요. 기존과는 반대 관점에는 생각해보면 소중한 아이디어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집어든 책이 있습니다. <로꾸꺼, 류진한 지음>에요. ‘로꾸꺼’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단어를 거꾸로 뒤집으니 새로운 반전이 생겨요. 그 중에 몇 개 소개합니다.
내힘들다 → 다들힘내
세상에는 두 가지 친구가 있다.
‘내힘들다!’하면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친구
‘다들힘내!’하면서 우리를 힘나게 하는 친구
당신은 부디
‘다들힘내!’하는 친구가 되기를...
수고 → 고수
윤동주, 박찬호, 김연아, 류현진
박찬욱, 백남준, 조수미, 조용필, 유재석...
이 세상에 수고하지 않고
‘고수’가 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상지대학교 이희복 교수님의 아이디어입니다-
역경 → 경력
막막한가? 지쳤는가? 외로운가? 배고픈가? 두려운가?
언젠가는, 지금의 ‘역경’이 ‘경력’이 될 것이다.
-워너비코퍼레이션 김현석 대표님의 아이디어입니다-
문제해결력은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선생님의 강의를 베끼다시피 하여 필기만 잘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구요.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엉덩이 힘으로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더 어려워요. 인내와 노력으로 된다면 열심히 노력이라도 해보겠는데, 단순한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니까요.
단어를 거꾸로 하니 새로운 반전이 생기듯이, 사물을 다른 각도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늘 하던대로, 다른 사람 의견에 동조해서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반전은 없습니다.
불가능을 뜻하는 ‘Impossible’에 점 하나만 찍으면 어떻게 될까요? ‘I’m possible’. 남들이 안 된다고 할 때 점 하나 찍으면 이렇게 달라지네요. 새로운 생각은 점 하나에서 시작합니다.
일이 안 풀린다고 죄없는 책상을 치고, 주변 사람에게 짜증을 내고 있지는 않나요? 그럼 순서를 바꿔 보거나 점 하나 찍어보면 어떨까요? 여기서 말하는 점은 얼굴 점은 아닙니다. 갑자기 거울 앞에서 얼굴에 점 찍다가 이상한 애로 오해받으면 안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