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구와우 순두부
구와우 순두부는 해바라기 축제로 유명한 태백 구와우 마을에 있다. 오래된 순두부 가게다. 식당 간판 대신 낡은 벽에 구와우 순두부란 글씨가 써 있다.
아침 일찍 직접 만드는 순두부와 비지찌개를 맛볼 수 있으며 곁들여 나오는 투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밑반찬들이 순두부와 잘 어우러진다. 당일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
정성 담긴 소박한 시골밥상
순두부를 주문한다. 하얀 쌀밥에 두부를 만들고 남은 담백하고 부드러운 비지찌개, 꾸미(강원도 사투리 꼬미라고 부른다.) 김치라 부르는 물기 짜 송송 썰어낸 김치, 나물무침, 부추무침, 짠맛 깊은 집간장, 된장에 절인 마늘종, 적당히 삭은 묵은 김치, 짭조름하며 구수한 강된장등 밑반찬과 몽글몽글 부드러운 순두부 반찬이 더해진 시골밥상이 차려진다. 수수하고 투박하지만 시간과 정성이 듬뿍 담긴 집밥 같은 밥상이다.
대접에 넉넉하게 담은 삼삼한 간의 국물과 몽글몽글 부드럽고 고소한 순두부다. 깊은 짠맛의 집간장을 약간 넣어 간한다. 취향에 따라 구수한 맛을 더하는 빡작장(막장)으로 간을 맞추기도 한다.
꾸미(강원도 사투리 꼬미)김치라 부르시는 물기 짜서 송송 썬 김치를 넣는다. 부드러운 순두부에 아삭아삭한 식감과 신맛이 더해진다.
검룡소 답사 후 바람의 언덕 방향으로 이동한다. 바람의 언덕 수확이 끝난 배추밭 한갓진 곳에 작은 배추 한 포기가 보인다. 뿌리 채 뽑아 배추 겉잎을 떼어 내고 가방에 담는다.
양대강 발원길 삼수령으로 하산 후 들렸다. 점심시간이 좀 지난 시간이다. 몇 시간 걷고 끼니때라 허기와 갈증이 공존했다. 식당 입구에서 마침 여사장님을 만났다. 순두부와 반찬이 다 떨어졌다며 남은 반찬과 밥을 내주셨다. 고마운 일이다. 나중에 밥값을 지불하려고 하니 막걸릿값만 받으신다. 대신 제천에서 산 도넛을 드렸다.
바람의 언덕 수확이 다 끝난 배추밭 한갓진 곳에 남은 작은 배추 한 포기를 따왔다. 여사장님이 씻어서 내주신다. 짭짤하고 구수한 막장에 찍어 먹는다. 시원하고 달큰한 배추에 구수함이 배어든다. 막걸리 한잔을 마신다. 배추에서 나온 수분과 막걸리에 갈증이 확 풀린다.
배추김치, 파김치, 막장, 무, 대파 등을 넣어 끓인 국과 밥 한 공기도 내주신다. 허기지고 끼니때에 맛봐서 더욱 맛깔나다. 차려준 이의 고운 마음이 담겨 더더욱 귀한 밥상이다.
허기와 갈증에 허겁지겁 음식을 먹다가 고개를 들어 앞을 본다. 그제서야 구와우마을 가을 경치가 눈에 들어온다. 경치도 음식과 술 한잔에 곁들여 먹는다.
막장이 짭짤하고 구수하다. 시중 기성품의 옅은 단맛이 아닌 깊은 맛의 막장에 시원하고 달큰한 배추를 찍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