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인간으로 남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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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주

2025년, 완벽한 협력자 앞에서

2025년, 우리는 역사상 가장 정교한 인공지능과 함께 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의료 AI는 병을 진단하는 데 있어 실제 의사보다 4배나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법률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창작의 영역까지 침투한 AI의 발전은 더욱 놀랍다. AI는 실수를 하지 않고, 피로를 느끼지 않으며,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완벽한 협력자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이 완벽함 앞에서 불편함을 느낀다. 감탄과 동시에 찾아오는 묘한 불안감. 그것은 아마도 인간이 가진 가장 근본적인 속성이 점점 불필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현실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실수가 사라진 세계에서, 인간의 자리는 정확히 어디일까? 그리고 그것이 과연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미래일까?

정답이 아닌 과정으로서의 도덕

최근 학술 연구들은 윤리가 단순히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으로 민감하고 상황을 인식하는 능력이 필요한 인간 고유의 특성임을 강조한다. 인간의 윤리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우리의 도덕적 판단은 의도적인 숙고 과정을 거치며, 이 과정에서 뇌의 복합적인 영역들이 활성화되면서 감정적 반응과 인지적 추론이 상호작용한다.

현재의 AI는 점점 더 비인간적인 주인에 대한 복종을 조장할 수 있으며, 확신에 찬 자신감으로 조직적인 거짓을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AI의 윤리 판단은 아무리 정교해도 본질적으로 "명령 실행"에 가깝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트롤리 딜레마에서 AI 에이전트의 행동을 인간의 행동보다 더 비도덕적이고 비난받을 만하다고 평가하는데, 이는 AI가 도덕적 결정을 내리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AI 시스템이 윤리적 의사결정자가 되려면 도덕적 행위자로서의 감각,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도덕적으로 행동하려는 확고한 의도, 그리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AI는 알고리즘과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있어 종종 큰 그림을 놓치며, 대부분의 경우 그 뒤에 숨은 추론으로 결정을 분석할 수 없다.

진정한 윤리는 정답을 아는 것이 아니라, 정답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 그 자체다. 도덕적 판단은 빠르고 자동적인 감정 과정과 느리고 의식적인 숙고 과정의 상호작용에서 나온다. 기계가 내리는 결정에는 이런 떨림이 없다. AI 시스템이 특정한 잘 정의된 작업을 실행하는 데 우수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더 넓은 맥락에서 자신의 작업의 의미와 기능에 대해 무지하며, 그들의 지식은 종종 새로운 도덕적으로 중요한 상황에서 일반화되지 못한다. 그래서 정확하지만, 결코 따뜻하지 않다.

인간성을 깎아내는 완벽함

AI 시대의 가장 큰 위험은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기계의 기준으로 평가받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모든 것이 숫자로 환원되고, AI의 퍼포먼스와 비교된다. AI가 효율성 향상을 다시 주목받게 만들었지만, 직원 참여도 같은 다른 필수적인 생산성 지표가 무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 과정에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공감하는 시간, 맥락을 이해하는 여유, 직관을 발휘하는 순간은 "비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제거 대상이 된다.

AI와의 대화는 편리하지만 예측 가능하고, 안전하지만 깊이가 없다. 기술은 우리의 인간적 취약성과 만날 때 매혹적이다. 우리는 외롭지만 친밀함을 두려워한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삶은 우리가 서로에게서 숨을 수 있게 해 준다. 문제는 사람들이 점점 이런 관계 방식에 익숙해지고, 실제 인간관계에서도 복잡함과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다.

기계의 완벽함은 우리에게 묻는다. "왜 굳이 느리게 가야 하는가? 왜 실수를 허용해야 하는가?" 하지만 이 질문 자체가 위험하다. 왜냐하면 느림, 실수, 감정, 후회 등 이 모든 "비효율"은 데이터의 관점에서는 결함이지만, 삶의 관점에서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AI 시스템은 미리 정의된 패턴에 기반하여 인간의 감정을 인식하고 반응하도록 프로그래밍될 수 있지만, 그들 스스로 감정을 경험하지는 않는다. 공감은 감정에 대한 깊은 이해, 감정을 공유하는 능력, 그리고 진정한 감정적 반응을 포함하는데 이것은 측정할 수 없지만, 분명히 가치가 있다.

불완전함이라는 강점

역설적이게도, AI가 발전할수록 우리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 답은 놀랍게도 우리의 한계 속에서 발견된다.

인간은 실수를 한다. 그리고 그 실수를 통해 배운다. 연구에 따르면 지능이 가변적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지능이 고정되어 있다고 믿는 사람들과는 다른 뇌 반응을 보이며,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뇌는 실수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도록 조율되어 있고, 더 큰 오류 긍정성과 더 높은 오류 후 정확도를 보인다. 인간은 그 좌절감 속에서 성장한다. 단순히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하는 방식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고통스러워하고, 부끄러워하며, 그 과정에서 성장한다. AI는 패턴을 학습하지만, 인간은 경험을 체화한다.

인간은 용서한다. 논리적으로 따지면 배신은 관계 종료의 충분한 이유다. 하지만 인간은 비합리적으로 용서하고, 다시 신뢰하는 모험을 감행한다. 이것은 계산이 아닌 선택이며, 바로 여기에 인간관계의 아름다움이 있다.

감정은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고 그에 따라 행동을 계획하는 데 도움을 주며, 우리의 이성이 형성되는 방식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인간의 불완전함은 결함이 아니라,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설계의 일부다.

기계에게 맡길 수 없는 것

AI 윤리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AI를 어떻게 윤리적으로 만들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질문은 "누가 윤리적 책임을 지는가"이다.

AI는 결정을 내리지만, 그 결정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질 수 없다. 왜냐하면 책임이란 본질적으로 자유의지와 연결되어 있고, 전통적으로 도덕 행위자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로 정의되기 때문이다. AI의 판단에는 인간 행동의 기초인 도덕적 감정이 반영될 수 없으며, AI가 인간의 행동을 학습한다 해도 흉내를 내는 정도일 뿐이다.

더 나아가, 우리가 중요한 윤리적 판단을 AI에게 위임하기 시작하면, 인간은 점점 비판적 사고 능력을 잃게 된다.

인간으로 남기 위하여

AI의 시대에 윤리를 지킨다는 것은 기계를 거부하는 일이 아니다. 기술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동시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 인간이어야만 하는 영역을 분명히 지키는 일이다.

그것은 때때로 비효율적인 선택을 하는 용기일 수도 있고, AI의 판단을 의심하고 다시 생각해 보는 습관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편리함에 익숙해져서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기계가 완벽해질수록, 인간은 더욱 인간다워야 한다. 우리의 실수, 망설임, 불완전함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오히려 그것을 통해 더 깊이 연결되고, 더 진정성 있게 살아가야 한다.

결국 AI 시대의 윤리는 기술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어떤 인간으로 남기를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이 선택의 권리와 책임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오직 인간만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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