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 정연준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투샤이'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fBNNDMC-eZU? si=nKKjPmCt1-Rlw1 GV
너를 너무 많이 사랑하니까
니가 있어 이 세상에 난 행복하니까
약속해 줘 우리 조금은 부족해도
서로의 잘못을 감싸주기로 해
- 투샤이의 <Love Letter> 가사 중 -
투샤이는 2003년 데뷔했습니다. 귀하디 귀한 남성보컬 듀오였죠. 주전공은 R&B였고요. 트래비스와 조홍기가 멤버입니다. SM엔터에서 플라이투 더 스카이가 나오자 그에 대 대항마로 DSP에서 만든 그룹이죠. 대적할 정도는 아니었으나 그래도 나름 잔잔한 인기를 구가했다고 할까요.
오늘 소개할 노래는 그들의 1집 타이틀 곡입니다. 업타운 2집 <내 안의 그대>라는 곡을 리패키징 한 곡이라고 하네요. 당시 뮤직비디오에는 같은 소속사였던 핑클 성유리가 출연했습니다.
그들은 2006년 2집을 발매했지만 묻혔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전형적인 원히트원더로 남았습니다. 멤버 조홍기가 군 입대를 했고 트래비스가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결국 팀은 해체를 맞았습니다. 이론.
두 멤버는 슈가맨에 출연한 바 있는데요. 그때 멤버 트래비스는 한국 이름이 <백우현>였는데, 보육원에서 지워준 이름이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적이 있어 현재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습니. 조홍기는 현재 보험 영업직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러브 레터'입니다. 여러분들은 누군가에게 러브 레터를 써 본신 적이 있으신가요?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여러분들의 마음은 상대에게 잘 전달되었나요? 러브 레터는 주는 이도 받는 이도 모두에게 행복을 주죠. 화자는 어떤 러브 레터를 쓴 걸까요?
'이제부터는 혼자가 아닌 거야 내가 있잖아/ 힘들었던 것 모두 잊고 나의 어깨에 기대/ 그동안 스쳐갔던 사람들은/ 모두 오늘을 위한 과정이었다고/ 묻어주기로 해 아무 일 없던 걸로 해' 부분입니다. 과거지사야 어찌 되었든 오늘부터 나랑 다시 시작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아주 바람직한 자세죠. 하하하.
'그려왔던 나의 사랑이 그게 바로 너였던 거야/ 왜 이제서야 알게 되었는지 빨리 만나지 못했는지/ 우연인 듯 지나가던 하루가 이젠 너무 행복해졌어/ 너와 있으면 누구도 부럽지 않으니까' 부분입니다. 사랑을 얻으면 우주를 얻는 것과 같죠. 그래서 이리 좋은 걸 왜 이제야 하게 되었을까 하고 말합니다.
'이루지 못했었던 지나간 사랑 때문에/ 이제 슬퍼할 필요 없어요/ 내가 있으니까 생각하지 않아도 돼/ 헤어지기 싫어서 조금씩 더 천천히 걷고 있어/ 그 어떤 일보다 이 시간이 나에겐 제일 소중하니까' 부분입니다. 서로 헤어지지 싫어서 서로의 집을 왔다 갔다 한 것 같아요. 그 정도로 좋은 거겠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이만큼 너를 너무 많이 사랑하니까/ 니가 있어 이 세상에 난 행복하니까/ 약속해 줘 우리 조금은 부족해도/ 서로의 잘못을 감싸주기로 해' 부분입니다. 가사가 조금씩 변화를 꾀하면서 4번 반복됩니다. '너를 너무 많이 사랑하니까/ 니가 있어 온 세상이 아름다우니까/ 약속해 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한 두 번 실수는 이해하기로 해', '너를 너무 많이 사랑하니까/ 너 때문에 이 세상을 난 살아가니까/ 약속해 줘 어떤 시련이 온다 해도/ 우리의 사랑을 지켜가기로 해', '이렇게 너를 너무 많이 사랑하니까/ 힘들어도 이 세상이 아름다우니까/ 약속해 줘 내가 없이 넌 어디에 있어도/ 널 위한 내 마음 기억하기로 해/ 이렇게 영원히 함께 가기로 해' 이렇게요. 비슷비슷한데 조금씩 느낌은 비슷하죠. 너의 잘못 나의 잘못 모두 덮고 오늘부터 다시 1일을 시작하자는 게 러브레터의 핵심 내용인 것 같네요.
음 오늘은 오늘은 가사 중 '그동안 스쳐갔던 사람들은/ 모두 오늘을 위한 과정이었다고'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전에 심리테스트 중에 이런 게 있었습니다. 날이 어둑어둑해져 잠을 자기 위해 장소를 찾다가 비를 피할 수 있는 동굴을 하나 발견하죠. 그런데 그 동굴의 청결 상태가 말이 아니었습니다. 이때 여러분은 어찌하시겠습니까? 1) 잘 곳만 치우고 잔다 2) 다 치우고 깨끗하게 하고 잔다 3) 그냥 잔다.
이 심리테스트는 상대방의 과거지사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1) 번은 알아야 하는 최소한을 아는 사람 2번)은 낯낯이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3) 번은 무엇이든 덮어두고 물어보지 않는 사람을 각각 상징하죠. 여러분 각자의 생각과 답변이 어느 정도 맞으시는지요? 심리테스트니까 그냥 재미로 보는 거라 생각해 주세요. 하하하.
우리 삶에 과정이 없는 결과란 있을 수 없죠. 자신의 눈앞에 있는 누군가는 내가 알기 전에도 어딘가에서 삶을 살아왔을 겁니다. 그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그 사람의 과거에까지 뻗치는 거야 당연지사죠. 하지만 그 사람 입장에서는 감추고 싶은 과거도 보여주고 싶은 과거도 동시에 있을 겁니다.
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지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커플 사이에 금기시되죠. 너무도 사랑했어도 문제, 지난 사랑에 성의가 없어도 문제 어디로 튀어도 좋은 점수를 받긴 어렵습니다. 방어만 잘해도 중간은 간다고 말하죠. 그래서 서로 묻지도 궁금해하지도 않는 절묘한 평행선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그 사람이 굳이 과거지사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어림짐작으로 넘겨짚을 수 있죠. 저리 자유분방한 것을 보면 부모님이 관대하신 편이겠거니 그렇게 말이죠. 또 상대를 잘 배려하지 않고 자기 위주로 행동하는 장면을 보면 외동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죠. 현재의 몸에 과거의 흔적은 남기 마련이니까요.
우린 살면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이별도 합니다. 모태솔로가 있긴 하나 보통은 몇 번의 경험을 하게 되죠. 사랑하며 배운다는 말처럼 사랑을 하면서 또 이별을 하면서 우리는 자신을 들여다보고 사랑에 특화된 분야도 알게 되고 미흡한 부분도 보게 되죠. 그 과정을 잘 헤쳐가면 점점 사랑을 바라보는 태도가 성숙해지고 인간 혹은 이성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집니다.
반대로 사랑을 했지만 이별을 했지만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그 자리에 머물러 있게 되죠. 혹자는 사람이 없어서 사랑을 못한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 경우에는 사람이 아무리 나타나도 사랑에 대한 자신의 결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에 매번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누구나 이성을 만나기까지 꼭 사랑이 아니어도 삶이라는 시간의 과정을 보내오면서 그것을 그냥 스쳐지나 오는 경우도 있는 반면 자주 성찰하고 부쩍 성장하고 깊게 성숙해지는 경우도 있죠. 연애 횟수와 시간이라는 정량보다는 정성적인 접근을 얼마나 했는지가 관건일 수 있습니다. 정성적인 접근이 없으면 결과는 부실함 그 자체가 되고 말 겁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다시 돌아온 연인이 마냥 기쁘다고 말할 수 없는 까닭은 왜 떠났는지, 왜 돌아왔는지를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이죠. 어떤 경로를 택해서 살았든 어떤 삶의 궤적을 그려왔든 지금 그 사람이 온전히 내 앞에 서 있다면 과거지사를 따져 묻는 것은 긁어 부스럼 내는 일일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주는 분위기, 말투, 배려, 얼굴 표정 등에서 묻기도 전에 이미 답을 전해주고 있을 테니까요.
우리가 한 인간을 판단할 때 결과보다는 과정을 들여다보려는 이유는 그 사람 자체와 그 배경을 나눠보기 위함일지도 모릅니다. 버젓한 직장에 그럴 싸한 명함을 가지고 다녔지만 아빠 백일 수도 있는 거고 한 평 남짓한 조금만 가계로 생계를 유지한 사람일지라도 모두가 자수성가한 것일 수도 있어서입니다.
그럴 수는 없겠지만 모든 인간이 모두 동일한 환경에서 충분한 지원을 받으며 자란다면 지금 잘 나가는 A보다 조금 못한 B가 더 잘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죠. 물론 결과만 기억하는 세상에서 과정 운운하는 것은 너무 고고한 소리라 말할지 모르지만 인생은 결과보다 과정에 그 뜻이 있다고 저는 믿고 있답니다.
이 노래에서 화자는 상대가 너무나도 좋은가 봅니다. '그동안 스쳐갔던 사람들은/ 모두 오늘을 위한 과정이었다고'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려는 모습이죠. 우리도 사랑하는 누군가가 생기면 이런 식의 생각을 한 두 번쯤은 충분히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의 길이 오늘에 이르러 완성되었으니 그 길이 오히려 고마울 겁니다.
저는 조금 까칠하게 말해서 나한테 온 과정이 아니라 나한테 오기까지 그 경험들을 통해 어떤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누구든 각자 혹은 공통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그걸 대처하는 법과 거기서 무엇을 깨닫는지도 다를 테니까요. 실패를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긍정성도 그중 하나겠죠.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는 결과이자 과정입니다. 과거의 행위가 오늘의 결과가 되는 경우도 있고 오늘의 과정이 내일 혹은 먼 미래의 결과가 되는 경우도 있죠. 물론 과정과 결과가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래서 과정보다는 결과에 목숨 걸도록 우리를 유도하곤 합니다. 하지만 과정이 있는 결과는 믿음직하나 과정이 없는 로또 같은 결과는 우리가 의지하기엔 너무나 확률적이죠.
과정이 스쳐 지나가는 그냥 시간이 안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요? 결과로 이어지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요? 그보다는 과정 속에서 기쁨과 즐거움을 만끽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결과가 어찌 되던 최소한 미련이라도 남지 않게 말이죠.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이대호가 고등학교 선수들과 하는 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쳤습니다. 뜨악했죠. 그런데 이 거짓말 같은 일이 실제 월드시리즈라는 세계 최고의 경기에서 벌어졌습니다. 오타니 선수입니다. 그가 어떻게 그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저 그가 친 홈런이라는 결과에만 시선이 모아지죠. 오늘도 야구장에서 휴지를 주우며 행운을 줍는 거라고 생각하는 오타니.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오타니라는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언제 한 번 소개해 보죠.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