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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렁큰 타이거의 <Shake it>

작사/작곡 드렁큰 타이거 외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드렁큰 타이거'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tBH_jqDoXE? si=yY3 JidG9__Srndsb

잠시 쉬어가는 삶의 샛길(흔들어 재껴 이놈의 shake it)


머리 허리 다리 흔들어 재껴(흔들어 재껴 저놈의 shake it)


잠시 쉬어가는 삶의 샛길(흔들어 재껴 이놈의 shake it)


머리 허리 다리 흔들어 재껴(흔들어 재껴 저놈의 shake it)


- 드렁큰 타이거의 <Shake it> 가사 중 -




드렁큰타이거는 1999년 데뷔했습니다. 출발은 타이거 JK와 DJ 샤인 2명의 멤버로 시작했습니다. 2005년 을 기점으로 DJ 샤인이 탈퇴하고 이후에는 타이거 JK 1인 그룹이 되었죠. 2018년까지 약 19년간 활동했습니다.

힙합이라 영어는 기본이고 한글 가사가 많은데, 두 멤버가 처음에는 이 문제로 고초를 겪었다고 합니다. 2집에서 좀 나아지다가 3집에서 발전하고 4집에서 드디어 빛을 봤다는 평가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04년 발매한 5집에 실린 곡입니다. DJ 샤인이 나가고 그 자리를 DJ 샤인의 공백을 t(윤미래), 다이내믹 듀오, 바비 킴, 은지원 등 `더 무브먼트` 란 프로젝트 힙합팀으로 채운 앨범이었습니다. 여러 노래가 있었지만 저는 발음의 유사성을 살린 이 곡이 마음에 들어서 픽을 하게 되었네요.

그는 2018년 마지막 앨범인 10집을 발표하고 20년간의 활동을 끝냈는데요. 10집 앨범을 발매하기 전 활동 마무리에 대해 아빠가 아닌 드렁큰 타이거로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힙합 뮤지션 중 처음으로 10집 앨범 발매라는 금자탑을 쌓은 그룹이었습니다. 이후 2023년 비프리와 가리보이, 2024년 다이내믹 듀와 더 콰이엇이 그 뒤를 이었죠. 귀에 쏙쏙 꽂히는 정확한 발음에 사회의 부조리를 담은 가사가 일품이었습니다. 마지막 모습도 나름 멋졌고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Shake it'입니다. 가사에도 나오지만 우리말 새끼하고 발음이 유사하죠. 가사가 꽤 긴데요. 아주 짧은 해석만 붙여볼까 합니다.

'걱정 근심에 잊어버린 미소 표정에서 지워져 버린/ 서른쯤 나이 든 뭘 하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는/ 믿는 도끼 내 발등 찍는 가슴을 도려내는 Pain again/ 아픔 따윈 내게 식은 죽 이젠/ Can nobody ooh with Tiger J/ 누구든 날 건들면 난 미친개 물려봐 한번 정말 궁금하면/ 짖어봐 인생이 나 같다면/ 담배값이 올라 속이 답답하면/ 밤에 잠이 안 와 눈만 깜빡하는 모든 행인들 흔들어 재껴/ 볼일을 본 후처럼 shake shake shake/ 버릇없는 꼬마처럼 저 shake it' 부분입니다.

화자는 서른쯤이 되었고 어떤 일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듯하네요. 하지만 그 아픔에 굴하지 않고 자신과 같이 속상한 사람들이라면 몸을 한껏 흔들어 보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버릇없는 꼬마 이놈의 shake it/ 울화통이 치밀어도 저놈의 shake it/ 막힌 길에 끼어들어 이놈의 shake it/ 국회 원조 국기원 One round 1회전 종 울리기 전/ yo 모두 손을 올리고 이놈의 shake it/ 내키는 대로 뱃살이 흔들리는 대로/ Ladies put your back in my way, you can do it just push like weight/ 두리번 주면에 눈치는 두 번/ a c 너의 신경을 건드는 쓸데없는 시선은 無/ 아무 의미 없는 나무 마음속에 후련하게 흔들어 재껴/ 고춧가루 통처럼 이놈의 shake it/ 돼지저금통처럼 Common and shake it' 부분입니다.

일상에서 화가 나는 순간들을 거론하며 다른 것들은 신경 쓰지 말고 몸을 흔들어 재끼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총알은 꽃이 되고 총들은 녹아/ 날 욕한 놈도 내 앞에서 졸아/ 니 18번도 내 노래다 버릇없는 꼬마 저 놈의 shake it/ 피곤해서 졸아 이놈의 shake it/ Ooh! ah! Don't fake it/ 내 이야기의 요즘은 Nothin/ Everybody move something/ shake it 새벽 아침까지 돼지저금통에 동전같이/ 흔들어 재껴 뱃살 빼기 Baby don't fake it/ 만들어 내기 shake it 새벽 아침까지 뒷골목에 취한 우리/ 흔들어 shake it

볼일 본 후에 술에 취했으면 운전은 대리' 부분입니다.

그렇게 흔들다 보면 아픔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온다고 말하고 있죠. 밤새도록 취해서 몸을 흔들다가 대리 운전을 불러서 집에 귀가하라는 멘트를 건넵니다. 하하하.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잠시 쉬어가는 삶의 샛길(흔들어 재껴 이놈의 shake it)/ 머리 허리 다리 흔들어 재껴(흔들어 재껴 저놈의 shake it)/ 잠시 쉬어가는 삶의 샛길(흔들어 재껴 이놈의 shake it)/ 머리 허리 다리 흔들어 재껴(흔들어 재껴 저놈의 shake it)' 부분입니다.

네. 인생을 살면서 억울하고 힘든 일을 겪을 때 흔들어 재끼는 춤을 추면서 그 시름을 날려 보리는 것도 한 방법이죠. 온몸을 흔들다 보면 답답했던 마음도 추슬러지고 갖고 있던 고민도 날려 보낼 수 있을 테니까요.


음. 오늘은 가사 중 '너의 신경을 건드는 쓸데없는 시선은 無'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타인의 시선'에 관한 것이죠. 여러분들은 타인의 시선을 얼마나 의식하며 살고 있나요? 혹시 그것으로 인해 적지 않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진 않나요?

건축학에서는 시선의 높이가 권력의 크기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높이 솟은 건물의 꼭대기에서는 아래로 시선이 흐르죠. 예전에 학교 조회 시간을 떠올려 보면 교장 선생님이 연단에 서시고 일장 연설을 늘어놓을 때 뙤약볕에서 쓰러지는 학생들이 하나씩 나오곤 했었죠.

그때 교장 선생님이 섰던 연단이 바로 건물의 꼭대기처럼 모든 학생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자 권력의 상징이었죠. 그런데 연단이라는 것의 배경이 일제 강점기 군사정권에서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군대의 연병장을 떠올리면 이해가 되실 텐데요. 병사들을 훈련시키는 상관이 서 있는 곳이 학교와 닮았죠. 저도 이 사실을 알고 깜짝 놀라였던 적이 있습니다. 일재의 잔재 속에 학창 시절을 보냈구나 하면서요.

인생을 살면서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란 사람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요' 자신이 타인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자고 싶은 거 등등을 스스로 옥죄며 살아가는 거라고요. 타인의 시선을 내려놓으면 그만큼 삶이 아름다워진다고 말이죠. 동의하시나요?

제가 읽은 책 중에 <혼자 사는 삶에 대하여>인가(제목은 정확하지 않습니다만) 그런 책이 있었는데, 그 책에는 자기 밀도와 역할밀도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당연히 혼자 사는 사람은 시선이 자기 자신에게 많이 집중되어 있고 같이 사는 사람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따라 그때그때 시선도 바뀌게 되죠. 아빠일 때는 자식에게 , 남편일 때는 배우자에, 자식일 때는 부모에 시선을 맞추게 된다는 것이죠.

우리 몸 중에 가장 많이 움직이는 것이 눈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몸은 가만히 있어도 눈동자는 쉴 새 없이 움직이잖아요. 심지어 램 수면에서 알 수 있듯이 자는 동안에도 우리 눈동자는 미친 듯이 움직인다고 합니다. 계란 모양으로 검은 눈동자와 흰자의 미세한 눈동자의 움직임으로 우리는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고 때론 무언의 의사를 전달하기도 하죠. 자는 동안 움직이는 눈동자는 뭘 의미하는 걸까요? 하하하.

그래서일까요? 눈을 보고 내게 말해요라는 가사처럼 상대의 눈을, 시선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로 대화를 하는 것은 금기시되어 있죠. 듣는 사람이 말하는 사람의 마음을 정확히 읽을 수 없어서일 겁니다. 그만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눈을 통해 시선을 전달하는 것은 필수적이죠.

우리가 사회 속에서 산다는 것은 타인의 시선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순 없죠. 내 앞에 타인이 존재하는데 없는 것처럼 행동하다간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혹은 무시한다고 핀잔을 들을게 뻔하잖아요. 그래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어서인지 우리는 타인이 없는데도 타인의 시선이라는 것에 영향을 받죠. 무언가를 할 때 남들이 보며 뭐라고 할까? 혹시 지적을 당하지는 않을까? 뭐 이런 생각들 말이죠.

태어나서 나이트라는 것을 몇 번 가 본 적이 있는데요. 모두가 술에 흥건히 취해서 이 노래 가사처럼 몸을 흔들어 재꼈죠. 하하하. 그런데 저는 의식이 상당히 살아있는 상태여서인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했었더랬습니다. 가뜩이나 몸이 유연하지 않은데 그만큼 몸의 움직임은 둔해졌죠. 하하하.

무대라는 곳에 오르는 사람들. 예를 들어 장기 자랑을 한다거나 다른 사람 앞에서 PT 같은 것을 해야 하는 경우에 시선은 무대를 향해 집중되죠. 타인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되면 몸이 얼어붙으면서 말은 빨라지고 눈동자는 두리번거리게 되고 심장 박동은 빨라지죠. 그러다가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하게 됩니다.

어디까지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며 살아야 하는 건지 참 감을 잡기 어렵죠. 신경을 끄고 살기도 그렇고 신경을 곤두세우며 사는 것도 그렇고요. 여기서도 중용의 미학이 발휘되어야 하는 건지 싶습니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그 중간 어딘가, 그때그때 시선의 적정성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

저는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 시선을 기본값으로 장착하기를 권합니다. 그럼 불가피하게 타인과 함께 있을 땐 어찌하냐고 물으실 건데요. 전 연기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하하. 내 의지로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사람과 있어야 할 땐 관심 있는 척 수근하는 척할 수밖에요. 그러다 그 현장을 빠져나오면 역할밀도가 아닌 자기 밀도 충실해질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같이 살지만 동시에 혼자 사는 삶이죠. 하하하.

타인의 시선 위에 서지 맙시다. 여러분들은 여러분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가 있는 존재들이니까요. 그 시선에 따라 가치의 값이 들쑥날쑥하는 것에 흔들리기 시작하면 나의 삶이 아닌 타인이 바라는 삶을 살게 될 테니까요. 타인의 시선은 참고만 하며 살자고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아침에 일어났더니 가을 하늘이 높고 푸르네요. 기분이 괜히 좋아졌습니다. 어제 일찍 잠자리에 든 탓도 있겠지만요. 특히 주말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지낼 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이죠. 모두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라면서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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