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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ul 14. 2024

디아크의 <빛>

작사 소피야 / 작곡 220, 앤드류 최, 소피야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디아크'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hM233 dNcts8? si=9 HGgUgpnske-L_HB

내 손을 잡아봐 

누군가 필요할 때

I'll be that somebody somebody, 

we're in this for life yeah


나만 바라봐 

어깨가 필요할 때

I'll be that somebody somebody, 

we're in this for life yeah


- 디아크의 <빛> 가사 중 - 




솔로 예찬

삶과 이야기도

나만의 무인도


자유에 대한 

잘못된 믿음

우물 속 개구리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건

나이라는 오만


무인도 탈출

새로운 세계

뭘로 채워갈까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한 삶

그 의미의 끝자락

행복의 모습


알을 깨고 나와

누군가를 알에서

나올 수 있게 하는

빛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




디아크는 5인조 걸그룹으로 2015년에 데뷔했습니다. 유나, 재인, 한라, 민주, 유진이 멤버입니다. 그룹명은 잔다르크에서 따온 거라고 하고요. 중소기획사 아이돌인데도 데뷔 때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특이한 점은 오늘 소개할 딱 하나의 노래만을 남긴 채 해체된 불운의 팀이었다는 점이죠. 노래를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음악성은 꽤 있었던 그룹인데 안타깝게 되었죠.

데뷔와 동시에 음악방송인 뮤직뱅크에도 나오고 콘서트도 하며 순항했습니다. 하지만 메인 보컬을 맡은 유진이 후두 풀립이 생기면서 후속 활동이 정지되었습니다. 대체 멤버를 찾는 재기의 노력을 기울여 봤습니다만 마땅한 멤버를 구하지 못해 해체의 길로 들어섭니다. 액면은 그런데 진실은 저 먼 곳에 있겠죠?

유진 씨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수시에 합격해 음악활동 재기를 꿈꿨고요. 2018년 활동명 '메일'에서 2020년에는 본명인 '정유진'으로 변경했습니다. Mnet <보이스코리아>와 2023년 <싱어게인>에도 출연했습니다. 싱글과 미니앨범을 발매하고 OST도 참여한 바 있네요.

민주는 <K팝스타> 시즌6에 출연해 탑 10에 오른 바 있고, 한라와 재인은 10인조 아이돌 그룹인 리얼걸 프로젝트 활동을 했습니다. 유나는 2018년 민주와 함께 KHAN이라는 듀엣을 결성했고요. 허무하게 팀이 해체된 것이 못내 아쉬웠던지 재결합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늘 상존해 왔지만 유나가 2021년 결혼 발표와 함께 아이돌 은퇴를 선언했고 2023년 한라마저 결혼하면서 재결합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빛'입니다. 화자는 어둠을 밝혀주는 빛과 같은 존재가 되기를 꿈꾸죠. 오직 자신 밖에 모르고 혼자가 익숙했던 사람이 타인을 위해 사는 삶에 행복을 느끼고 누군가에게 빛이 되어 주는 내용을 담고 있죠. 

항상 난 홀로 살아가려고 했어/ 하루하루가 솔로만의 이야기였어/ 나 무인도에서도 잘만 지냈었지/ 벽까지 쌓으려고 했어/ 아무도 잡지 않는다고 왜 이렇게/ 자유로 느껴졌지 어리석은 내게/ 착각한 우물 속에서 나와 나만을 보살펴/ 그런 나에게 손을 내밀던 너' 부분입니다.

독신주의자가 생각나죠? 네. 혼자 지내는 것은 주변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맘대로 하고 살면 되니 편할 겁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같이 가려면 천천히 가야 한다'는 말이 떠오르죠. 화자는 그런 자신의 라이프를 자유로 착각하며 살아왔고 우물 속 개구리 같은 자신의 지난 삶을 반성합니다. 누군가가 뻗은 손은 우물을 벗어난 삶이고 동굴의 삶에서 탈출한 화자를 뜻하고 있죠.

2절을 볼까요. '1 is loneliness and 2 is company/... 꼭 가위가 (어) 양쪽 팔이 필요한 것처럼/ 내게 기대 기대어봐/... 이제부터 누가 내게 네가 뭐라고 해도/ 네 옆자리엔 항상 내가 있을게 You Know it's tru/ 널 만난 뒤에 눈이 떠졌어 이 공허한 곳만 보여/... 남을 위해 살아간다는 행복을 몰랐어' 부분입니다. 

누군가에게 기대는 모습을 가위로 비유한 것이 익살스럽네요. 네 혼자라는 한쪽의 세계만을 바라보던 시선을 그 반대편으로 돌렸더니 자신의 삶이 얼마나 비어 있었는지를 확인하게 되었죠.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그 대가를 바라지 않는 행위가 더 높은 단계의 기쁨이고 행복임을 발견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내 손을 잡아봐/ 누군가 필요할 때/ I'll be that somebody somebody, we're in this for life yeah/ 나만 바라봐/ 어깨가 필요할 때/ I'll be that somebody somebody, we're in this for life yeah' 부분입니다. 이제 화자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로 거듭나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는 듯합니다. 언제라도 상대가 원할 때는 그 자리에서 서서 기다리겠다고 하고요. 

후렴구에서는 '눈물과 걱정도 다 내게 맡겨놔/.. 어떤 상황에서도 눈물 흘리지 마요/ 한 방울 한 방울이 아까워/ 내게 기대어 봐요 손을 잡아줄게요/ 세상이 등을 돌린다 해도' 부분이 나오는데요. 이런 빛과 같은 존재가 우리 주변에 있다면 삶이 한층 풍요로워지겠죠?


음. 오늘은 가사 중 '무인도'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 하다 하다 별 주제를 다 해보네요. 저도 제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 상황 재밌네요. 제목이 생각이 나지 않지만 무인도에 떨어져 구조가 되기까지 벌어지는 일련의 해프닝을 그린 영화나 드라마가 꽤 있었죠?

전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평상시에는 관심이 별로 없던 남녀를 무인도에 떨어뜨려 놓으면 어떻게 될까 하고요. 몸과 마음 중 뭐가 더 중요할까라는 주제를 탐구할 때였죠. 마음이 없었던 상대라도 몸이 붙어 있다 보면 없던 사랑도 생기는 게 아닐까 하고요. 물론 결론은 상황 논리로 접근해야 하는 것을 잘못 질문한 경우에 해당되지만 한 때 이런 생각 놀이를 하곤 했답니다. 

여러분들은 혼자 무인도에 떨어지면 어떨 것 같으세요? 아마 처음엔 엄청 당황하겠지만 외로움과 공포에 자지러지겠지만 그걸 극복하고 나면 나름 잘 적응하며 살 수도 있을 겁니다. 기존의 삶, 사회에서의 삶이 있다는 사실이 가끔씩 우리애게 비애를 불러일으키겠지만요. 

이 노래의 화자 역시 사회 속의 무인도에서 살아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사회라는 곳과 연결이 되면서 그동안 자신이 쌓아 올린 무인도 외의 지역을 보게 되죠. 무인도보다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크고 다채로운 삶이 펼쳐지고 있겠죠. 게다가 다양한 행복의 모습이 꿈틀거리고 있기도 합니다. 그만큼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있어도 더 나은 삶을 위해 타인과 교류해야 한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죠. 

무인도에 갈 때 가져가고 싶은 3가지 이런 질문을 심심풀이로 던져 보곤 하잖아요. 여러분들은 무엇을 선택하실 건가요?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일 텐데요. 저는 책, 커피, 음악 이렇게 3개 정도를 꼽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어느 것 하나 제가 만든 것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죠.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것을 제가 이용하는 형태잖아요. 무인도에 가지만 관계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은 마음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분명 혼자인 것은 유익한 면이 있습니다. 너튜브에 보면 '혼자가 좋다'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들이 참 많이 보이던데요. 그만큼 삶이 각박해져서 각개전투하고 있고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좀 씁쓸해지더군요. 자발적인 선택으로 혼자가 되는 경우야 어쩔 수 없겠지만 같이 할 수 있는 환경이나 기회의 부족으로 혼자가 되는 것은 좀 다른 문제일 테니까요.

물리적인 섬인 무인도가 아니라 누구에게도 마음이 닿지 못하는 심리적인 무인도가 요즘 세상에는 더욱 중요할 듯합니다. 고독사 문제 같은 거요. 그들에게 빛이 되려면 결국 참여와 연대 외에 무슨 답이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우리 마음속 무인도를 적게 만들거나 지우는 일, 한 번쯤 관심을 기울여 봐야겠죠?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원히트원더도 아니고 이렇게 한 곡만을 내고 사라진 그룹이 있었다니. 허허허. 그 안타까움을 알기에 많은 분들이 이 노래를 재조명해서 역주행시켰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그런 노력에 한 표 던진다는 의미로 그녀들이 출연한 뮤직뱅크 + 교차편집 영상을 선택해 봤습니다. 무인도에 살면 육지에서 떠내려온 특정 물건 같은 것을 재활용하잖아요. 그만큼 희소성이 큰 의미를 가질 텐데요. 그녀들의 유일한 이곡은 그런 의미에서 더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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