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특성상 타인의 이목을 신경 쓰면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남들이 보기에 어떨지...' 등 기준을 남에게 두게 되는 게 보편적인 정서인 것 같다.
이에 나는 격렬하게 저항한다. 최대한 내 멋대로 살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예를 들어, 간혹 글에서 나의 동거인을 언급하곤 하는데, 그 '동거인'이라는 게 정말 말 그대로 '동거인'이다. 우리는 결혼을 하지 않았다. 동거를 한 지 12년을 꽉 채워가는 중이다. 굳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다. 그러니까, 사회적 제도 같은 것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어쩌면 철없는 시작이었을지도 모르겠으나 그 선택은 나를 성숙한 사람으로 키워 주었다. 사랑을 알게 되고, 배려를 배웠으며, 우정이란 어떻게 나누는지 등 속 깊은 인간관계를 깨닫게 해 주었으니 말이다.
사실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사람을 만났다는 것이 나로선 운이 좋았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어떤 일이 닥치든 나를 믿으면 된다는 사실이다. 운이 따라주지 않을 수도, 또 실수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를 믿고 훌훌 털고 일어나야 한다. 어려워 보여도 우린 계속해서 살아나가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 일어나야 한다. 그것이 나의 선택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 줄 것이기에.
이따금 우리 어른들의 삶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평생을 살면서 힘든 일 한번 겪지 않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 그들은 그런 것들을 다 겪고도 괜찮아 보인다. 이겨낸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그냥 묵묵히 살아내는 것. 그러니 나는 그 삶을 존경할 수밖에 없다.
큰 상처는 흉터를 남긴다. 피가 나고, 딱지가 지고, 그 딱지가 떨어져 흉터로 남았을 때, 이제 더 이상 그 상처가 아프지 않다. 그렇게 흉터는 내 삶의 흔적이 된다. 볼 때마다 떠오르는 상처를 우리 모두 끌어안고 산다.
나는 나의 흉터를 애정으로 쓰다듬는다. 모든 것이 경험이었다고. 그 아픔이 나를 더 성장할 수 있게 해 주었다고. 고생했다고. 고맙다고.
내 멋대로 살았고, 후회는 없다. 아직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