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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30호를 탈고하며

[#30. 최근에 알게된 나의 새로운 모습은?]편을 마무리하며

by 땡비

벌써 서른번째 뉴스레터

https://ddbee.stibee.com/p/30

10/16 29호 발송 이후 약 3주만에 글을 썼다.

한달에 두 번 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늘 쉽지가 않다.

그래도 이번에도 포기하지 않고 통글을 쓴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꾸준히만 하면 된다.

글쓰기는 늘 너무 잘하려고 하는 마음이 모든걸 집어 삼켜서 오히려 못 쓰게한다.

나를 괴롭히는 그 마음만 잘 뛰어넘으면 된다.



아부지 "하모니카 vs 글쓰기, 하나만 택해요"


마감기한이 지났는데도 아버지의 글이 넘어오지 않아 전화를 했다.

하모니카 공연 준비에 거의 미쳐 계셔서 전화를 몇날 며칠을 해도 받지않으셨다.

마침내 통화 연결되었는데 어째 아버지 목소리가 이상하다.


감기에 혹독하게 걸리셨다는데 나는 이와중에도

"그런데 어떡해요! 글 주셔야 되는데!"라고 했다.

아버지도 글은 다 썼는데 분량이 너무 길어 다듬고 있다고 하셨다.

"그럼 그냥 주세요. 제가 다듬을게요."하고 받았는데 a4 5장이 넘는 대서사시가 있다.


예능에 대한 아버지의 두려움과 고난 대서사시였다.

줄여내고 또 줄이고 다듬어서 냈다.

아버지의 글은 항상 압도적인 분량을 자랑한다.

세월에 비례하는만큼 쌓인 이야기도, 쏟아내고 싶은 이야기도 많은가보다.


이번 글에 대한 후기는


흔희, 못골 글에 대한 아난의 글후기

아난 리뷰.png


아버지의 글은 끝내 극복하는 서사라 희열과 몰입감이 있었다.

노력VS 재능이라는 화두에서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반드시 설명해야할 부분인데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질문을 남겼고, 글이 조금 더 연결성 있어졌다.


언니 글은 세월의 여유가 느껴졌다.

젊었을 때 노력에 가치를 크게 두었다. '뭐든 다 할 수 있다' 하며 서로 열심히 살자 했었는데

이제는 좀 더 '어쩔 수 없음'과 '그럴수 있지 ' 자세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언니는 채점하고 바쁘다며 글에 대한 별다른 코멘트가 없다.

글 늦게 안 준게 어디냐 싶으면서도 비교적 참여도가 저조해 아쉬움이 있다.


아난 글에 대한 못골의 후기

못골 리뷰.png

이렇게 후기를 써놓고 아버지는 혹시나 내가 상처받았을까봐 괜찮냐고 전화주셨다.

난 "뭐 사실인데요~"라며 웃으며 말했다.

글 마무리에 있듯이 그냥 있는 그대로 나의 가장 뚜렷한 색깔이다.


아버지는 나의 시야가 좁고 내가 다루는 주제가 너무 소소하여 재미 없다고 느끼시는 듯하다.

여러번 다른 글에서도, 완벽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지나쳐 너무 복잡하게 생각한다고 하셨다.

그러나 이런 성향은 사실 아버지를 똑닮은 부분이라 신기하기도 하다.


썩 기분 좋은 후기는 아니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이런 사람인것을.

저 글을 쓸 때는 '갈등을 통해 알게된 나의 새로운 모습'이 내게는 가장 큰 화두였다.

갈등을 거칠수록 나도 나한테 질릴만큼

고통의 시간을 반복하며 원인을 분석하고 멀리서 나를 보려고 노력했다.

갈등을 어떻게 직면해야할지 그 내밀하고 촘촘한 과정을 기록하고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서로 어떻게 싸우고 해결해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불편하여 그냥 '싸웠다'로 퉁치기 일수니까.

나도 이번 글이 아쉬운 부분이 분명 있지만 그래도 솔직하게 써내려갔다는 점에서 마음에 든다.


아버지가 주신 의견을 고민해보며 질문을 좀 던져본다.


좀 더 큰 주제인게 좋은 글인걸까?

이 주제를 확장한다면 어떻게 큰 주제로 가져가 볼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면서 다음 주제로 넘어가보아야겠다.


다음 주제는 '어떻게 하면 멋지게 나이들어갈 수 있을까?'

독촉.png 다시 시작된 원고 독촉

다음 주제도 쓰기 쉽지 않으면서도 재밌을 것 같다.

오늘 북토크에 갔는데 우연히 '영포티', '나이듦', '배제'에 대한 키워드를 얻었다.

어떻게 해야 멋지게 나이들 수 있을까?로 이번주는 내내 고민할듯 하다.

다가오는 31호는 꼭 늦지 않게 발송할 수 있도록 다시 잘 달려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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