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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러 버는 디자이너 Jan 06. 2024

재택근무 패키지를 받았다

첫 출근 D-3


오퍼레터에 사인한 지 한 달이나 지나서 실감도 안 나는 첫 출근 날이 드디어 3일밖에 남지 않았다.


11월 내내 인터뷰 보고 (땡스기빙 연휴에도 혼자 집에서 디자인 과제 했다 하하), 12월 초에 오퍼가 들어왔는데, 연말이랑 연초에 휴가 가는 팀원들이 많으니 휴가철 끝나고 일 시작하랜다. 덕분에 한 달 넘게 공백이 생겨 신나게 놀았다.





그리고 D-4


드디어 회사에서 재택근무에 필요한 장비를 보내주면서, 첫날 오리엔테이션 정보도 같이 보내줬다.


생각해 보니 오피스로 출퇴근하는 거면 그냥 첫날 바로 회사로 출근하면 그만이니까 출근날 전까지 연락할 일이 별로 없는데, 재택근무이다 보니 출근 전에 미리 세팅이 되어야 한다. 재택이 처음인 나한테만 흥미로운 사실인가? 


첫날 일정과 함께, I-9 서류도 준비해오라는 노트가 장비 패키지 번호와 함께 첨부되어 있었다. I-9 서류는 또 뭔가 해서 검색해 보니 Employment Eligibility Verification라고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서류랜다.


로그인 정보는 패키지 도착하는 날에 맞춰 금요일에 준단다.






다음날 D-3


점심 먹으면서 경성크리처 시즌2 보는데 패키지가 배달되었다!



패키지 받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공포의 윈도 10 로고.


이 회사는 인터뷰 화상통화 링크도 MS 팀즈로 보내줘서 설마 윈도 PC 쓰는 건 아니겠지 조마조마 걱정을 엄청 많이 했는데, 패키지에 박힌 윈도 로고를 보니 마음이 몹시 심란해졌다. 내가 앱등이인 것도 있지만, 디자인을 트랙패드로만 오랫동안 해와서 마우스로 디자인해야 하면 어쩌나 눈앞이 아찔해졌다.


그런데 패키지를 자세히 보니 윈도 로고가 찍힌 패키지는 모니터 패키지였다. 24인치네? 패키지 뜯어보니 새 모니터인데, 내가 갖고 있는 모니터가 더 좋아서 모니터는 꺼내보지도 않고 구석으로 치웠다.






두 번째 패키지를 뜯어보니 다행히도 사과가 보였다!


그런데 아주 작다. 심지어 터치바도 있다. 노트북 들고 집 근처 코워킹 스페이스도 가고, 여행 다니면서 원격근무하는 라이프를 꿈꿨는데, 이 코딱지만 한 노트북 스크린으로는 외장모니터 없이는 업무가 아주 많이 힘들 것 같다. 덕분에 휴대용 모니터도 찾아보고 있다.


터치바 보고 설마 인텔맥인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M2였다. 그러나 외장모니터는 하나만 연결할 수 있는 스펙. (M1 맥스인 내 맥북은 4개나 가능한데...)


나 회사 컴퓨터에 너무 기대했나 보다ㅠㅠ 생각해 보니 회사 컴퓨터를 그렇게 좋은 걸 줄 이유가 없긴 하다. 피그마 잘 돌아가기만 하는 노트북 주고, 화면이 작으니 모니터 하나 놔주고,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도 위생적이게 새 걸로 보내줬으닠ㅋㅋ


그러나 같이 보내준 새 헤드셋과 키보드 마우스 세트도 고스란히 구석으로 치웠다.






컴퓨터에 미리 MS 아웃룩과 팀즈 포함 오피스 365 프로그램들이 이미 쫙 깔려있었다. (슬랙이 좋은데 팀즈구나...) 아니 근데 미팅이 반인 첫 주 실화냐?


아웃룩에 들어와 있는 첫 이메일이 신입 환영 미팅이다. 어머 근데 나 빼고 두 명이나 더 있는데, 그중 한 명은 부트캠프에서 만난 애다. 유저 인터뷰랑 테스트도 세 번이나 해준 애인뎈ㅋㅋㅋ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친구는 아니라서 나랑 같이 인터뷰 보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혹시나 해서 링크드인 DM으로 물어보니 자기 맞다고 한다. 컴퓨터 아직 안 받았다길래, 윈도 아니고 맥북이라고 귀띔해 줬다.




새로 일 시작하기 전에 업무 용어 공부 겸 스크럼마스터랑 지라 사용법 공부 좀 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갔다. 포도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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