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폴 목적 이해하기, 다른 포폴 찾아보는 방법 등
프로덕트 디자이너 또는 UX 디자이너에 지원할 때 이력서 외에도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한다. (경력이 몇십 년 되고 부사장 급으로 지원하는 게 아니라면...)
한국에서는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 형식으로 pdf를 만들어 제출하는 걸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렇게 만든 포트폴리오를 비핸스에도 올려 링크를 공유하기도 한다. 가끔 노션이나 웹사이트를 만드는 분들도 있는 것 같긴 하다.
미국에서는 대부분 웹사이트 링크를 요구한다. 덕분에 적지 않은 디자이너들이 포트폴리오 웹사이트 제작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을 쏟아붓곤 한다. 물론 링크로 제출하면 되는 거라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 링크도 되고, 노션에 올려 퍼블리시하기도 하고, 비핸스나 드리블도 가능하다.
포트폴리오도 나의 프로덕트라고 생각하고 디자인하자. 방향은 다양하게 잡을 수 있는데, 아무래도 내 작업물이 잘 보이게 전시해야 하니 대부분은 미니멀하게 디자인된다 (미니멀해야 웹사이트 만드는데도 수월하니까). 하지만 본인의 개성과 색깔을 잘 살려서 흥미롭게 만드는 디자이너들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가 정형화된 틀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막상 시작하려 하면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
나는 특히나 주변 디자인 지망생 친구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포트폴리오 제작에 들였는데 (사실 웹사이트 만드는 걸 좋아해서 잘하고 싶기도 했다), 이 포트폴리오만이 잡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라는 마음으로 전투적으로? 만들었다. 시니어 디자이너 멘토들한테 보여줄 때마다 더 고칠 데도 없고 훌륭하단 피드백을 들을 때까지.
포트폴리오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많아서 글을 나눠서 올릴 건데, 이번에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디자이너 지망생들을 위한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목차:
내 포트폴리오의 유저를 먼저 이해하고 시작하자.
포트폴리오를 언제쯤 만들기 시작하면 될까?
일단 많은 포트폴리오를 봐보자. 어디서 찾아보면 될까?
아래는 다음 포트폴리오 글 주제 미리 보기:
웹사이트 빌더랑 도메인 고르기
프로덕트 디자인 하듯이, 포폴도 스케치와 피그마에서 디자인하고 최종본 만들기
케이스 스터디 만들기
About me를 간과하지 말자
검토를 충분히, 여럿 사람들에게 받고, 계속 고쳐나가기
굉장히 드라이하고 당연한 말처럼 들린다 (Duh). 그래도 내 포폴의 유저가 누구고, 그들이 내 포폴에서 원하는 게 뭔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전달하자.
누가 내 포폴을 볼 것인가?
가장 먼저 recruiter 리크루터가 서류심사와 함께 포폴을 훑어볼 것이다. 서류와 리크루터 스크린 심사를 거치면, hiring manager 하이어링 매니저 (주로 내가 들어갈 자리의 팀 매니저나 디렉터)가 볼 것이고, 같이 일할 다른 팀원들에게도 공유가 될 것이다.
프리랜서 포트폴리오라면 클라이언트가 볼 것이고.
여기저기 디자이너, 개발자, 프로덕트 매니저 등과도 네트워킹 하겠지? 그럼 그들에게도 나를 소개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보여주게 되어있다.
풀타임으로 구직하는 게 목표라면,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유저는 리크루터와 하이어링 매니저이다.
그럼 그들이 내 포트폴리오에서 원하는 게 뭔가?
리크루터의 경우, 지원자 수백 명을 (종종 수천 명이기도 하다) 빠르게 거르고 후보를 추려야 하다 보니 한 지원자의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30초-2분 정도만 훑고 넘어가야 한다. 그리고 일단 이들은 디자이너가 아니라서, 디자인 역량이나 프로세스에 대해 깊게 알고 있진 않다.
그럼 리크루터가 원하는 건?
혼란스럽지 않고 직관적인 포트폴리오 레이아웃
스크롤 세 번만에 파악할 수 있는 케이스 스터디 (띡, 띡, 띡, 다음)
시선을 끄는 비주얼, 글자를 읽지 않아도 눈으로 보이는 케이스 스터디
후보자의 케이스 스터디와 이력이 직무 키워드와 얼마나 일치한가
하이어링 매니저의 경우, 지원 서류를 전부 다 보는 경우도 있지만, 대게는 리크루터가 한 번 거른 후보자의 서류만 보기도 한다. 그리고 인터뷰가 있을 때마다, 후보 심사를 할 때마다 포트폴리오에 방문할 수 있다. 최종 심사에 가까워질수록 포트폴리오를 더 자세하게 볼 것이다. Contract to hire (계약 기간 후 정직원 전환) 라면, 정직원 전환 심사할 때까지 포트폴리오를 볼 것이다.
이들은 본인 팀에서 함께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것이니, 아주 진지하고 신중하다. 디자인 역량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람인지도 중요하다.
하이어링 매니저가 원하는 건?
디자인 프로세스가 잘 보이는 (이 후보자가 어떻게 생각하고 디자인하는지를 알 수 있는) 케이스 스터디
포트폴리오 웹사이트 포함, 작업들이 얼마나 잘 디자인되어있는지 여부
역량 위시리스트에서 얼마나 많이 일치하는지 여부
이 후보자가 어떤 사람인지, 성향이 팀과 잘 맞는지 여부
그 외 후보자의 매력 포인트
이걸 잘 명심하고, 포트폴리오를 또 하나의 프로덕트로 여기고 디자인하자.
디자인 프로세스를 잘 보여줄 수 있는 프로젝트가 하나만 있어도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보통은 두 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전시하게 되는데, 그래야 리크루터랑 하이어링 매니저가 첫 번째 프로젝트가 마음에 안 들면 다른 프로젝트를 볼 수 있으니까.
다만 케이스 스터디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건 아니다. 가장 자랑스러운 프로젝트 3개 정도로 추려서 (최근 작업일수록 좋다) 올리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프로젝트 3개 이상 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개인 프로젝트나 학업 하는 중에도, 포트폴리오가 있으면 사이드 프로젝트나 봉사 프로젝트, 인턴쉽 등을 지원할 수 있으니, 프로젝트 하나가 끝나고 일단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놓는 것이 좋은 전략일 수도 있다.
남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베끼는 걸 권장하는 건 아니고, 그래도 어느 정도 다른 포트폴리오를 보다 보면 케이스 스터디를 어떻게 전시하는지, 자기소개를 어떻게 하는지 등 패턴이 보인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분들은 대부분 디자이너 지망생이겠지만, 포트폴리오는 주니어, 미드, 시니어급 가리지 말고 골고루 보자.
학생 포트폴리오를 보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지금 현재 잡 마켓은... 시니어급 디자이너들이 엔트리레벨 공고까지 이력서를 뿌릴 만큼 경쟁이 아주 치열하고 지원자격을 뛰어넘는 지원자들이 넘치는 상황이다 보니, 엔트리급을 지망한다 해도 포트폴리오 퀄리티를 미드급까지 올리자는 마음으로 작업해야 하므로, 학생 포트폴리오 수준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특히 부트캠프 학생 포폴끼리 비교는 정말 도움이 안 된다. 이들 프로젝트가 약간 정형화된 프로세스로 디자인을 하다 보니, 케이스 스터디가 비슷비슷하다. 대학생 포폴은 그런 틀이 없어서 조금 나은 편인데, 뭐 이들도 엄청 크게 다른 건 또 아니다.
명심하자. 내 경쟁자는 부트캠프 학생이나 대학 졸업생이 아니라 주니어, 미드, 시니어급 디자이너다. 이들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내 포트폴리오의 퀄리티를 올려야 한다.
아래 포트폴리오 라이브러리와 포트폴리오 찾아보는 팁 몇 가지 소개한다.
1. 학생 포트폴리오 라이브러리
최소 빅테크 인턴 한자리는 해본 학부나 석사 재학/졸업생 포트폴리오를 찾아볼 수 있는 곳
2. 웹 포트폴리오 에디터에서 제공하는 예시
포트폴리오 웹사이트를 타겟으로 하는 웹사이트 빌더에서 "우리 에디터로 이렇게 멋진 포폴을 만들 수 있어!"라고 보여주는 실제 디자이너 포트폴리오 모음. (에디터 고를 때 참고하기도 한다.)
https://www.semplice.com/showcase
3. 웹사이트 빌더에서 제공하는 포트폴리오 템플릿
케이스 스터디 내용보다는 어떤 레이아웃으로 디자인하면 좋을지 영감 얻을 때 참고하기 좋다. 브랜드 디자이너, 포토그래퍼, 그래픽 디자이너 포트폴리오 템플릿도 섞여있어 템플릿이 좀 광범위한 편이니, 어느 정도 포트폴리오를 살펴본 다음에 보는 걸 추천.
https://www.framer.com/marketplace/category/portfolio/
https://webflow.com/templates/tag/portfolio-websites
https://www.wix.com/website/templates/html/portfolio-cv/portfolios
4. 성공한 사람, 인플루언서, 링크드인 일촌 포트폴리오 파도타기
나는 디자이너를 새로 만나면 무조건 제일 먼저 풀네임+Designer 키워드로 구글링 해서 포트폴리오 찾아간다. 같이 공부하는 친구, 커리어가 번쩍번쩍해서 궁금한 사람, 유투버나 인스타 인플루언서, 직장 동료, 내가 지원하고 싶은 회사에서 일하는 디자이너 등등 전부 다. 요즘은 구직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링크드인 프로필에 포트폴리오 링크 걸어놓는 사람들도 많이 있어, 링크드인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번 글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 편에 아래 내용들을 다뤄보겠다!
웹사이트 빌더랑 도메인 고르기
프로덕트 디자인 하듯이, 포폴도 스케치와 피그마에서 디자인하고 최종본 만들기
케이스 스터디 만들기
About me를 간과하지 말자
검토를 충분히, 여럿 사람들에게 받고, 계속 고쳐나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