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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May 16. 2023

오늘 우리는 몇 명의 사람들을 스쳐 지나갔을까

디자인 프로젝트 : 우리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in Europe



* 컨셉•디자인 : @y2.graphic_




프랑스 예술학교에서 그래픽디자인과를 다니는 중인데 1년 반이 지난 지금 프랑스 보자르를 한 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1인 스튜디오'로 일을 함.


원하는 친구들과 콜라보? 도 할 수 있고 원하는 재료들을 쓸 수 있으며 주제에 맞게 자신의 힘과 관점으로 작업들을 만들어나가면 된다. 교수들과의 헝데부 ( 면담 )는 매주 진행되고 나는 과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최대한 헝데부를 하는 편인 것 같다. 오히려 1:1로 말을 할 때 편안하고 아무 얘기나 다 할 수 있으니. 


이번 2학기 주제는 '컬렉션'이었다. 

그리고 나는 '우리가 스쳐 지나간 사람들'의 컬렉션으로 해석했다. 


원래는 내가 항상 모아놓은 편지들에 대해서 작업하려고 했는데 너무 개인적이기도 하고 한글로 쓰여있는 것들이라 다른 주제로 변경했다. 다른 얘기지만, 편지들을 오랜만에 다시 보면서 연애 편지들을 보게 되었다. 절대 그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가 떠오르면서 마음이 몽글몽글 해졌었다. ( 새벽감성으로 갑자기 한 명 페이스북을 검색한 것은 비밀이다. )


각설하고,


내가 잡은 주제 ' 우리가 스쳐 지나간 사람들'은 사진을 우선 기반으로 한다. 다 내가 유럽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이다. 포스터, 에디션 카탈로그, 영상, 페인팅, 세리그라피, 인터랙션 웹 -  다양한 매체로 작업을 진행하고 그 전체를 한 학기 말에 전시하고 발표한다. 모든 것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기에 1인 스튜디오를 운영한다는 느낌이 정말 크다. 


아래는 카탈로그 책에 들어가는 작업 소개글이다. 






이 프로젝트는 ‘컬렉션’이라는 주제에서 시작되었다. 프랑스에서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나는 방학마다 여행을 다니는데 그때마다 나는 ‘관광자’ 이기를 거부했다. 유명한 곳에 가서 인증샷을 찍기 보다 그 사람들의 생활을 보고 싶었고 일상을 담고 싶었다. 


내가 여행을 기록하는 방식으로는 녹음과 사진촬영이 있다. 사진으로 일상을 담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들의 등장’이다. 앞에 사람들이 지나가면 지나가는 대로 , 눈이 마주치면 마주치는 대로 그 자연스러운 상황을 담는다. 


‘컬렉션’을 주제로 작업을 구상하던 중 문득 그렇게 스쳐 지나간 사람들이 생각났다. 한 번도 얘기한 적도, 서로에 대해 아는 것도 없지만 나의 앨범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나 또한 내가 모르는 사람의 앨범 속에 존재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내 앨범 속에 존재하는 익명의 사람들을 소개하고 각 3가지의 관점들로 설명한다. 


나의 관점

내가 생각한 그들의 관점

객관적인 관점으로 상황 묘사


사실 우리 모두는 집을 나서는 순간 매일 모르는 사람들을 스쳐 지나간다. 스쳐 지나가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확률을 거쳐서 만났고 우리는 이 사실을 쉽게 간과한다. 그래서 나의 경험을 담은 책이지만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기에 제목을 ‘우리가 스쳐 지나가는 사람’으로 지었다.




* 나만 그런가? 버스나 대중교통을 타면 특히 더 사람 구경을 하게 된다. 아 어쩌면 이곳 버스에서 그런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버스 앞자리에는 좌석이 반대로 돼있는 좌석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스 뒷자리를 앉고 앞을 바라보면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의 얼굴을 보게 된다. 그럴 때 저 사람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고 궁금해하는 순간들이 꽤 있다. 그러면서 나의 방식대로 그 사람들의 생각을 상상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 내가 5분 늦게 집에서 나왔다면 이 사람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스쳐 지나갔겠지? 모두 각자만의 경우의 수를 거쳐 우리가 이 공간에서 만나게 되었다니 좀 신기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포스터는 의도치 않게, 활자인쇄 / 리소그래피 / 세리그라피로 만들어진 포스터이며 A3 사이즈이다.

모든 글자를 활자인쇄로 찍으려고 하였으나 정말 오래 걸리고 간격 맞추는 게 너무 힘들었어서 제목만 찍고 나머지 글자들은 세리그라피로 찍었다. ( 세리그라피로도 충분히 글자가 예쁘게 찍히기에 모든 글자를 해도 좋았을 듯 ). 


위 포스터는 검정/은색 2가지 버전이 있지만 검정은 2장밖에 없어서.. 2가지 버전이라고 해도 되는지 의문이다. 만약 관심 있으신 분들은 메일 주시거나 @y2.graphic_ 으로 디엠 주세요! 

in Europe 으로 한 이유는 나중에 혹시 모를 '시리즈 제작'을 위해 �


책은 몇 부 더 뽑아서 서점에 문의드릴 예정이다. 애정을 담은 작업들이 학교 전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꼭 세상 밖으로 나가 단 한 명의 사람에게라도 닿았으면 좋겠다. 내 작업으로 인해 누군가가 영감 받고 미소 지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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