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프랑스 유학생의 프리랜서 일
유학생으로 낯선 땅에 떨어졌다.
학생의 신분이지만 사회에서 나의 힘으로 일을 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 일은 중요했다.
돈을 버는 활동은 나를 움직이는 힘이고 내 삶 밸런스를 더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초반에는 프리랜서 일을 열심히 찾았다. 몇개의 연락이 닿았지만 실제적으로 일로 연결된 적은 없다.
잘 찾아보면 제2외국어 AI 학습 테스트 ? 같은 1-2회성 알바도 있다.
프리랜서로 돈을 벌게 된 방법
첫번째, 전시 디자이너 겸 인턴
학교 메일을 자주 확인했던 나는 학교 교수의 전시 디자인을 맡아줄 학생을 찾는다는 메일을 보자마자 연락을 드렸다. 학생을 졸업하기 전에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 일단 지원을 했는데 친한 친구 1명과 같이 일하게 되어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건축 전시를 디자인하는 일이었다. 확실히 불어로 진짜 일을 하는 것과 수업을 듣는 건 하늘과 땅 차이다. 하나 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 하고 있어야 했다. 인디자인도 나의 부족한 면을 인정하면서 더 배우게 되었다. 사실 따지면 인턴 보다는, 이 전시를 담당해줄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을 하게 되어 페이도 (500유로) 받을 수 있었다. 주 40시간 정도 2주 동안 일을 하는 조건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2주 후 디자인 파일을 전송했지만 전시가 다가올수록 수정 요청과 추가 사항이 계속 늘어났고 전날 까지 교수님의 독촉 문자가 오셔서 결국엔 교수님이 원하는 부분을 직접 추가하시는 웃픈 상황도 있었다.
그래도 외국에서 직접 디자인한 전시가 열리고 그 현장을 직접 방문할 수 있었어서 너무 뜻깊은 경험이었다.
두번째, 사람들에게 관심 + 적극적인 자세
2학년 때 일이다. 수업이 끝나고 학교를 나서는데 한 아저씨와 같이 나가게 되어 인사를 건넸다. 외국에서는 단순 인사를 나누는게 일상이고 아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서로 인사를 주고 받는다. 그러자 그 아저씨가 물어볼게 있다며 오셨다. 에어컨,난방을 하는 사장인데 자기 회사의 로고가 필요하다고 혹시 그래픽디자인 학생이냐고.
로고를 상업적으로 만들어본 적은 없어서 반 친구들에게 소개해줄까 고민을 하던 찰나에 아니다 내가 하자! 라는 마음이 생겼고 아저씨와 로고에 대해서 논의를 하게 되었다. 원하는 레퍼런스가 있었고 나 또한 처음이라 가격은 60유로로 정해서 이번일을 맡게 되었다.
사기는 아닐까 또 고민도 들었지만 어찌되었든 나에게 좋은 경험이니 일단 시작했다. 다행히 보내드린 로고들에 만족스러워 하셨고 바로 계좌이체를 해주셨다. 이렇게 외국에서 첫 외주를 마무리 지었다.
가장 기뻤던 건, 내 작업을 세상에서 만날때이다.
학교가 끝나고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던 중, 그 로고가 붙여진 차량을 발견했다. 그때의 벅차오르는 기분은 참 생생했다.
세번째, 크몽
한국에서는 가장 유명한 사이트가 아닐까. N잡러의 사이트.
나는 어렸을 때부터 종이에 끄적이는걸 좋아했다. 자세히는, 싸인 만드는걸 좋아했다. 멋있게 쫙 선들이 춤을 추고 마지막엔 긴 직선으로 끝이나는 그런 사인들.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호기심에 크몽에 들어가 '사인,직인'의 카테고리를 발견했다.
정말 사인을 만드는 업이 있었다. 이때 처음 알았다.
그렇게 나는 혹시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서비스 등록을 했다.
초보자였고 광고도 한적이 없지만 시간이 갈수록 찾아주는 분들도 많아졌고 이 일에 진지해지기도 했다. 나라는 사람을 대변하는 내 이름. 하나밖에 없는 이 이름을 아름답게 디자인하는 것, 정말 소중한 것을 나에게 의뢰해주셔서 감사함도 느끼고 저마다 사연을 보내며 잘 부탁한다고 말씀도 주시는데 힘이 날 수 밖에 없다. 사업을 하시는 사장님, 손글씨 로고를 의뢰하시는 분, 예술 싸인을 만드시는 작업자분, 개명을 하고 새로운 시작을 하신다는 분들 등등. 사인이 나의 또 다른 얼굴이구나를 다시 한번 깨닫는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고 또 나를 위해서 한 일이 이제는 의뢰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시작이 되길. 이 사인이 좋은 일만 가져다드리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보내드린다. 또 한분은 타투 느낌으로 의뢰를 해주셨는데 두들 일러스트와 낙서 드로잉을 좋아하는 나에게 또 다른 인사이트가 되었다.
직접 타투는 못하지만 나중에는 자기의 이름을 예쁘게 타투 도안으로 제작해서 보내드리면 너무 의미 있는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내가 할 수 있는 걸로 누군가에게 큰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건 큰 행복이다. 이런 사소한 행복들이 모여 나의 일 자부심이 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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