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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四季)를 보내며...

계절 이야기...(13화)

by 조원준 바람소리

봄 그리기...


하늘은...

거무튀튀한 겨울 흔적을

볕으로 지워갑니다.............................


그 따사로움이 잔설 녹이니

모아 모아 골짜기 흐르는 물

봄의 소리가 되어 귓전에 들려온 듯합니다.


만개할 모든 꽃들,,,


망울 터트려 흐드러질 지네들 설렘에

앞 다투어 나가면 엉킬까 봐

차례로 줄 세워 순서도 매겨줍니다.


산수유,

진달래,

개나리,

목련,

살구꽃,,,


눈앞에서...

펼쳐지는 울긋불긋 꽃 대궐,,,


손에 잡힐 듯한 봄이

그려집니다.


-봄-




아량...

.

.

.


무척 더운 날...

계절 고비에서

비를 기다립니다...............................


기다리는 비

도착하지 않는 곳곳은,,,

도가니 속...


하늘이...

비를 연착시키는 이유는...


남은 열정으로

여름 끄트머리 다 태울 때까지,,,

기다려주나 봅니다.


그때까진

비를 주지 않으려나 봅니다.

...


아직,

비 오기 전엔...

여름인가 봅니다.


-여름-



흐르는 마음...


계절 통로엔

달라진 새벽 공기가 드나들고...


그 기척에 놀라 시린 어깨 감싸며

여름 내내 열렸던 창문을 닫는다.


바뀐 계절에 차가운 바람은

창을 닫아 막는다 하여도


그리움이 항상 흐르는 내 마음의 통로는

차마 닫을 수가 없네...


아!...

이 가을...


내 쓸쓸함의 기별은

그대에게 닿기나 하는지...

.

.

.


-가을-



첫눈 감상...

.

.

.


머리 위로 희끗 날리는 눈발...

마음은 잠시

동심과 어른의 세계를 오간다.


살아온 날, 살아갈 날에 대한

숱한 생각들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쌓이기도 전에

녹아내린 눈을 보며...


열심히 살아왔지만

허기진 나의 삶과 무척 닮았구나

하고 생각해 본다.


설렘만으로 살 수 없는

내 나이 쉰둘의 자화상이다.


2010. 11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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