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블루패밀리 웰컴키트 제작기

투자의 시작을 함께하는 새로운 방법

by 블루포인트
0919_블루포인트-123_web.jpg


투자는 숫자로 시작됩니다. 밸류에이션, 지분율, 투자금액을 협의하고, 계약서에 서명하면 관계가 공식화됩니다. 투자금이 입금되는 순간, 창업자의 통장에는 숫자가 찍히죠. 하지만 그 이후의 관계는 숫자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몇 개월 뒤 어려운 결정 앞에서, 밤늦게 고민을 나눌 때,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 창업자가 진짜 기억하는 건 세세한 투자금액이 아니라 '우리 편이 생겼다'는 단단한 감각이 아닐까요. 그래서 블루포인트는 조금 다른 시작을 준비했습니다.

웰컴키트라는 낯선 시도


초기 스타트업에게 투자 유치는 신입사원의 첫 출근만큼이나 설레는 순간입니다. 그동안의 노력이 인정받고, 동시에 더 큰 책임과 기대를 짊어지는 새로운 챕터의 시작이죠.


"그렇다면 블루패밀리가 된 첫 순간도 특별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투자 업계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블루패밀리 웰컴키트' 프로젝트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자본보다 먼저 신뢰를 전하는 작은 실험이었습니다.


굿즈가 아닌, 투자의 경험을 설계하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명확했습니다. '포트폴리오사의 First Investor이자, Second Team으로서 그들의 성장을 돕겠다'는 블루포인트의 브랜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 단순히 로고가 박힌 굿즈를 모아서 주는 게 아니라, 받는 순간부터 이후까지 계속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경험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시중의 다양한 브랜드키트를 분석하며 몇 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첫째, 브랜드 아이덴티티와의 일관성. 둘째, 받는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 셋째, 실제로 사용하고 간직할 만한 가치. 그리고 마지막으로, 퀄리티에 대한 타협 없는 집중.


특히 마지막 원칙이 중요했습니다. 브랜드 굿즈는 덤으로 받는 사은품이 아닙니다. 브랜드를 경험하는 하나의 접점이자, 그 자체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죠. 퀄리티가 좋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의도와 메시지도 무의미해질 수 있습니다.


0919_블루포인트-177.jpg1761551211566.jpg


우리는 어떤 팀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웰컴키트를 기획하며 내부에서도 자연스레 질문이 오갔습니다. "우리가 스타트업에게 어떤 팀으로 기억되길 바라지?" 답은 명확했습니다. 심사역 개인의 성향을 넘어, 모든 구성원이 같은 온도로 포트폴리오사를 대하는 조직. 그 일관된 몰입을 물리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이번 웰컴키트였습니다.


시장이 점점 자금 중심에서 '관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투자 행위는 숫자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성장은 결국 사람의 온도에서 비롯됩니다. 이번 웰컴키트는 자본보다 먼저 신뢰를 전하는 새로운 방식의 투자 커뮤니케이션이기도 합니다.

'Backed by ~' 메시지의 무게


고민 끝에 도달한 컨셉은 'backed by Bluepoint'였습니다. 초기 투자 생태계에서의 블루포인트라는 보증수표, 그리고 필요할 때 항상 곁에 있겠다는 약속. 이 메시지를 어떻게 형태로 구현할 수 있을까요?


답은 '인증패'였습니다. 유튜브 실버버튼이나 블루리본처럼, 특정 자격을 갖췄을 때 증정하는 상징적인 아이템 말이죠. 한 번 쓰고 잊히는 데스크 용품이 아니라, 사무실 한편에 두고 초심을 되새기며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형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디자인 과정에서는 블루포인트의 정체성을 깊이 있게 고민했습니다. '모든 혁신의 시작점'이라는 슬로건, 그리고 브랜드 로고 우측 상단의 플로팅 원. 이 인증패가 각 팀의 여정 속에서 또 하나의 혁신을 여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플로팅 원을 모티프로 한 둥근 파란색 원형 디자인을 완성했습니다.


0919_블루포인트-067.jpg1761551243568.jpg


디테일에 담긴 진심


패키지 역시 신경 써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23×20㎝'의 콤팩트한 사이즈 안에 인증패와 거치대를 깔끔하게 담아내면서도, 박스를 여는 순간부터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죠.


브랜드의 서브컬러인 네이비 톤 지류로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무광 은박 로고로 아이덴티티를 새겨 넣었습니다. 박스를 열면 가장 먼저 보이는 면지에는 웰컴 메시지를 배치해 투자 유치를 함께 축하하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상패 아래 거치대 수납 홈까지, 모든 요소가 제자리를 찾아 조화롭게 구성되도록 설계했습니다.


브랜드 임팩트를 만드는 작은 시도


이 웰컴키트는 여러 기대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블루패밀리'라는 소속감을 강화하고, 체계적으로 포트폴리오사를 지원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죠. 무엇보다 심사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경험을 일관되게 제공함으로써, 블루포인트의 브랜딩 활동과 다양한 Value-Add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물론 단순히 예쁜 선물로 끝나지 않습니다. SNS나 입소문을 통한 외부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여러 투자사 중에서도 블루포인트와 더 친밀감을 느끼고, 힘든 순간에도 '우리에겐 든든한 파트너가 있다'는 걸 상기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는 점입니다.


혁신가들의 시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사회를 꿈꾸는 블루포인트. 그 꿈을 함께 나누는 모든 팀의 새로운 시작을, 이 작은 파란 원이 오래도록 함께하길 바랍니다.




p.s. - 정성껏 준비한 웰컴키트는 9월의 마지막 날 저녁, 올해 새롭게 블루포인트의 가족이 되신 대표님들을 모시고 직접 전달하였습니다.

23123213dsd.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눈사태는 이미 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