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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왈로비 Oct 31. 2024

쓰러지지 않는, 다시 일어서는

짧고 쉽게 쓰는 생각 #7

로드자전거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기울이는 자세를 취합니다. 그러다 보니 안장과 핸들바 사이의 거리에 따라 다양한 포지션이 가능합니다. 로드자전거에 숙달된 사람들은 앞으로 더 숙이기 위해서 때로는 핸들바를 멀고 낮게 바꾸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 같은 초보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올해 로드자전거 구매 후 처음 타보았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자세가 너무 낮고 핸들바가 너무 멀게 느껴졌습니다. 그로 인해 자전거를 탈 때 목과 허리에 통증이 있어 편하지 않았습니다. 몸이 편하지 않으니 자전거를 타는 게 즐겁지 않았습니다.


자전거 제조사 홈페이지에서 신체사이즈를 입력하면 추천해 주는 사이즈대로 샀습니다. 그러나, 추천 사이즈는 유럽인들을 기준이기에 동양인들에게는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자전거 사이즈가 맞지 않으니, 이내 많은 후회와 한탄이 밀려왔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전거를 매장에 가서 타보지도 않고 알고리즘이 알려준 사이즈대로 덜컥 사버린 제 자신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자전거를 탈 때마다 '핸들바가 너무 먼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온전히 라이딩에 집중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렇게 번뇌를 느낄 바에야 자전거를 팔고 새로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중고장터에도 두세 차례 올려보았으나, 자전거를 중고로 파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현재의 상황에서 자전거의 사이즈를 맞추는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그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자전거의 핸들바를 잡고 있는 스템을 짧게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은 늘 더 큰 불행과 함께 오듯 제가 산 자전거는 이벤트로 스템을 변경할 수 없는 고가의 일체형 핸들바로 교체했고, 기존 핸들바와 스템은 모르고 버렸습니다. 또한, 최신 자전거이기에 선이 보이지 않도록 특이한 구조의 스템이 필요했고, 심지어 국내에서는 짧은 스템을 구할 수조차 없었습니다.


많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필요한 부품들을 모으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짧은 스템을 해외에서 직구하였고, 그에 맞는 핸들바도 중고로 구매하였습니다. 그리고 근처 정비를 잘하는 자전거 샵을 찾아가서 교체를 의뢰하였습니다. 마음의 결심을 포함하여 이 모든 과정을 거치는데 6개월이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새로운 스템과 핸들바로 교체된 자전거를 받아 들고 처음 시운전을 해보는 순간 이전의 불편함은 사라지고 자전거와 하나 된 느낌이었습니다. 마침내 제게 즐거움을 주는 자전거가 되었습니다.




사실 자전거 사이즈가 잘못되었음을 알고 후회했던 마음은 걸음을 배우는 아이가 단 한 번도 넘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걸음을 배우는 아이를 보면 수도 없이 넘어집니다. 수없이 넘어지다가 보면 어느 순간 넘어지는 횟수가 잦아들고 더 이상 무릎보호대가 필요 없어지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다시 일어나서 한 발씩 나아간다면 결국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스티브잡스(Steve Jobs)는 1997년 Worldwide Develper Conference에서 한 직원으로부터 질문을 받습니다(링크).  


질문자: 잡스 씨, 당신은 매우 영리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입니다.

Questioner: Mr. Jobs you're a bright and influential man


잡스: 올게 왔군요.

Jobs: Here it comes


질문자: 슬프고 분명한 것은 당신이 언급한 여러 가지 점에서 당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바의 어떤 형태가 OpenDoc에 담긴 아이디어를 어떻게 다루는지 명확히 설명 바랍니다. 그 답변 후에, 지난 7년 동안 당신이 개인적으로 무엇을 해왔는지도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Questioner: It's sad and clear that on several counts you've discussed you don't know what you're talking about. I would like for example for you to express in clear terms how say Java in any of its incarnations addresses the ideas embodies in OpenDoc and when you're finished with that perhaps you could tell us what you personally have been doing for the last seven years.


잡스: 변화를 시도할 때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는 이 신사분과 같은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서는 맞다는 것입니다. OpenDoc이 하는 몇 가지 일들, 제가 잘 모르는 것들 중 잠재력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들을 보여주는 데모나 작은 상업용 앱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그것이 어떻게 회사의 비전과 일치하여 연간 80억 달러, 100억 달러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가입니다. 제가 항상 느끼는 것은 고객 경험에서 시작해서 기술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술에서 시작해 어디에 판매할지를 고민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이 방에서 아마도 그 실수를 가장 많이 했던 사람일 것입니다. 저의 상처가 이를 증명합니다. 저는 애플의 전략과 비전을 수립할 때, 고객에게 어떤 놀라운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기술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아닌, 엔지니어들과 이 놀라운 기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다음에 어떻게 마케팅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Jobs: One of the hardest things when you're trying to affect change is that people like this gentleman are right in some areas. I'm sure that there are some things OpenDoc does probable even more than I'm not familiar with that nothing els out there does and I'm sure that you can make demo's maby a small commercial app that demonstrates those things. The hardest thing is what how does that fit in to a cohesive larger vision that's gonna allow you to sell eight billion dollars, 10 billion dollars a product a year. And one of the things I've always found is that you've got to start with the customer experience and work backwards to the technology. You can't start with the technology and try to figure out where you're nonna try to sell it and I've made this mistake probably more than anybody else in this room. And I've got the scar tissue to prove it. And I know it's the case. And as we have tried to come up with a strategy and a vision for Apple. It started with what incredible benefits can we give to the customer where can we take the customer, not starting with let's sit down with the engineers and figure out what awesome technology we have and then how are we going to market that. I think that's the right path to take.


레이저 프린터를 만들 때입니다. 우리는 세계 최초의 소형 레이저 프린터를 만들었고, 그 상자 안에는 놀라운 기술이 있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저렴한 레이저 인쇄 엔진을 미국에서 애플이 가지고 있었고, 우리는 멋진 프린터 컨트롤러를 설계했습니다. 그 안에는 어도비와 애플의 정말 대단한 최신 기술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첫 번째 인쇄물이 나오는 것을 보고 그걸 들고 보면서, "우리는 이것을 판매할 수 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상자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 필요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이걸 원하십니까?"라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1984년 레이저 프린터가 등장하기 전의 상황을 기억해 보세요. 사람들이 "와, 그래!"라고 반응하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애플이 다시 그런 상태로 돌아가야 합니다.

I remember with the laser writer. We built the world's first small laser printers you know and there was awesome technology in that box we have. The first canon laer printing, cheap laser printing engine in the world, in the United States here at Apple. We have a very wonderful printer controller that we design. We have Adobe's PostScript software in there we had Apple talk in there just awesome technology in the box and I remeber seeign the first printout come out of it. And just picking it up and looking at it thing you know. We can sell this. Because you dont' have to know anything about what's in that box all we have to do is hold that something goes do you want this and if you can remeber back to 1984 before laser printers. It was pretty startiling to see that people went wow yes. That's where Apple's got to get back to.

 

OpenDoc이 그 과정에서 희생양이 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제가 정말 모르는 것들이 많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그래서 그 점에 대해서도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지금 애플에는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체 팀이 한밤중까지 일하며 노력하고 있으며, 그들 아래 수백 명이 이러한 일들을 실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할 것입니다. 이는 최소한 어떤 결정이 내려지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입니다.

And you know I'm sorry that OpenDoc a casualty along the way and I readily admit there are many things in life that I don't have the faintest idea what I'm talking about. So I aplogize for that too but there's a whole lot of people working super super hard right now at Apple. I eman the whole team is working burning the midnight oil trying to. And hundreds of people below them to execute on some of these things and they're doing the best and I think that what we need to do and some mistakes will be made by the way. Some mistakes will be made along the way. That's good beacuse at least some decisions are being made along the way.


우리는 실수를 발견하고 고칠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중요한 단계를 거치는 팀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많은 돈을 제안받고 있지만 누구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지지해야 하고, 애플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훌륭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We'll find the mistakes. We'll fix them. I think we need to do is support that team going through this very important stage as they work their butts off they're all getting calls being offered three times as much money to go this throughout the valleys. Hot none of them are leaving and I think we need to support them and see them through this and write some damn good applications to support Apple out in the market. That's my own point of view.


우리가 실수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이로 인해 화가 날 것이며, 어떤 사람들은 무슨 말을 하는지 조차 모를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얼마 전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분명히 그곳에 도달할 것입니다.

Mistakes we made. Some people will be pissed off. Some poeple will not know what they're talking about. But I think it is so much better than where thinkgs were not very long ago. And I think we're gonna get there.




애플은 1990년대 다중 플랫폼 복합 문서 표준으로 OpenDoc을 개발하고 활용했는데, 잡스가 애플로 복귀하면서 1997년 3월 이를 중단했고, 여태까지 본인이 참여한 프로젝트가 엉망이 되자 질문자는 항의의 표시로 질문을 한 것입니다. 그에 대한 답변으로 잡스는 미안하다고 합니다. 자신의 실수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회사의 비전과 목표와 맞지 않는 프로젝트는 비록 7년간이나 준비를 했어도 회사의 비전과 더 맞는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나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We'll find the mistakes. We'll fix them. We'll get there.

자전거를 사지 않았다면, 자전거의 사이즈를 잘못 고르지도 않았을 것이고, 후회와 번민도 없었을 것이고, 어렵게 부품을 구하고,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이러한 모든 에너지와 시간도 낭비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수를 인정하고 새로운 부품을 구하고, 정비를 잘하는 자전거샵을 찾고, 교체를 의뢰하고, 이 모든 과정을 거쳐서 나에게 가장 알맞은 자전거가 되었음은 물론, 그 과정에서 자전거 정비와 자전거 타는 올바른 자세에 대한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실수를 바로잡고 드디어 원하는 결과를 이루어냈을 때의 성취감과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실수하는 것이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언제든 실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어떻게든 실수를 고치고 바로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며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잡스의 말처럼 그것이 올바른 길로써 목표에 도달할 수 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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