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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예스 Jul 29. 2024

줄돈은 최대한 늦게 주고받을 돈은 최대한 빨리 받아라!

3. 외상매출금과 외상매입금

이번 매거진에서는 제조업 중소기업 경리 회계직을 맡고 있는 1985년생 마흔의 워킹맘이 직장에서 좌충우돌 일과와 생각들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소속은 '경영지원팀' 대리입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보다 한 걸음 성장한 나예 스요~

여러분은 공과금이나 세금 고지서를 받으면 빨리 내고 치우는 편이신가요? 아니면 최대한 납기일 적힌 날짜까지 기다렸다가 납부하시는 편인가요?


저는 회계, 경리 업무를 하기 전에는 어릴 적부터 절대 빚지지 말고,  분수에 맞게 살아라는 교육을 부모님께 들어왔어서 늘 그렇게 살아왔어요.  


식음료계열에 있다가 사무직을 거쳐 '경리'라는 직업으로 이직한 이유가  '돈 만지는 사람은 어느 회사나 필요하니까 꼭 필요하면서도 일자리가 많겠다'는 막연한 생각에서였어요.


그리고 경영지원팀에서 처음 근무하면서 로망 아닌 로망이 있었는데요. 뭔가 돈을 꽉 쥐고 있는 부서이니까 다른 부서에서 벌벌 떨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종 결정권자인 대표이사님께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을 정도의 신임을 받고, 경영을 지원하는 팀이니 타 부서에서 함부로 대하지는 못하겠다, 한마디로  힘도 있고 '제일 필요한 부서'라는  자부심이죠.(하지만 가장 필요한 부서는 돈 벌어오는 영업부라는 현실~)


실제로 저의 선임은 일도 잘하고 똑 부러진 면이 있어서 다른 부서에서 마찰을 줄이고 싶어서 (싫은 소리 듣고 싶지 않아서) 어렵게 대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하지만 출산 휴가를 떠나자마자 딱 보기에도 경력 없고 혼도 많이 나는 장면을 목격한 직원들이 저를 무서워하는 모습은 1도 없었겠지요. 그건 애초에 저의 직업의 본질은 아니어서 중요하지 않았어요.


중요한 것은 이 일을 하면서 저는 '참는 고통'과 '무력감'을 느끼게 되었는 점이에요.

 참는 고통이란 법인계좌에 돈이 아무리 많아도 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고통이고요, 무력감이란 자금이 빵빵하지 않으니 거래처에 제때 지급하지 못해서 독촉 전화가 오면 소위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한다는 거예요.  


자금을 철저하게 계획해서 우선순위대로 지급하되, 공과금 납기일에 돈이 없으면 안 되는 거죠.


저는 가계부를 11년째 복식 부기로 쓰고 있는데 정에서 웬만한 요금들은 납기일  전에 자동이체가 되잖아요. 통신료, 관리비, 보험료, 심지어 적금도 자동이체로 다 빠져나가니 어떤 기관에 직접 납부할 일이 거의 없어요.


 기업은 어떨까요? 자동이체를 선택하는 회사도 있지만 저희 회사는 그렇지 않았어요. 한국전력에서 부과하는 전기요금, 수도사업소나 구청에서 부과하는 수도요금, 케이티나 엘지유플러스 등 전화요금과 인터넷이용료, 4대 보험료처럼 매월 고정으로 지급하는 공과금도 딱 고지서에 적혀있는 날짜에 인터넷지로 사이트로 접속해서 직접 납부했어요.


왜 이렇게 비효율적인가, 어차피 낼 이번달의 돈인데 칠 일찍 낸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어서 잔챙이 같은 요금들을 며칠 전에 미리 내고 자금일보를 결재 올렸지요.


그런데 대표이사님이 검토하시더니 이리 와보라는 거예요. 왜 전화요금을 미리 냈냐고요.


"아~그거는요~^^ 어차피 돌아오는 월요일까지 납부할 금액인데 그날은 어음 결제일이라 바쁘니까 일을 분산해서 납부했습니다~."


융통성 있게 일처리 했다고 생각하실 줄 기대하고 말했던 저의 방정은 사장님의 어두워진 표정 앞에서 꼬리를 내리고 말았습니다.


"줄 돈은 최대한 늦게 주고받을 돈은 최대한 빨리 받아야지 회사가 굴러가는 거야."


여기서 줄 돈은 '외상 매입금'이고 받을 돈은 '외상 매출금'이에요. 왜 외상이라는 말이 붙냐면 일반적으로 세금계산서를 먼저 청구발행 하고 돈거래는 며칠 있다가 하기 때문이지요. 물론 첫 거래나 돈을 제때 줄 지 잘 못 믿겠다거나, 너무 영세해서 입금이 당장 필요하다는 경우는 거래당일에 돈 먼저 지급할 때도 있어요.


사장님이 하신 말씀에 저는 충격을 받았어요. 돈 관리 하는 부서에서 돈 관리를 못했다는 말씀이잖아요. 돈 관리는 경영지원팀의 본질이었어요. 물론 수금을 직접 하지는 않았지요. 영업부에서 해줬으니까요. 그런데 영업부가 얘기하는 대로 제때 입금되지 않을 때가 있으니 최대한 있는 자금에서 우선순위대로 지급을 하면서도 공과금을 연체하지 않게 따로 예산을 잡아놔야 하는 거예요. 그런 규칙이 있으니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대표이사님이 예상하는 날짜에 나가는 것이 별일 없이 진행되는 거였어요.


심지어 그 계좌는 마이너스대출을 낀 통장이었으니 지금 잔고가 플러스일지언정 편의대로 미리 납부하면 급건을  낼 때 마이너스 잔고가 될 가능성도 있었으니 작은 돈도 아껴야 하는 거였어요.


더존 등의 회계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쓰는 메뉴는 [일반 전표], [매입매출전표], [거래처원장]이 있어요.


일반전표는 일반적으로 매일 일어나는 은행거래 내역을 입력하는  메뉴이고요~ (카드로 산 물건 중에 매입공제를 받지 않는 경우도 일반전표에 입력해요.)

 매입매출전표는 세금계산서, 계산서, 카드거래, 수출, 수입 등을 입력하는 메뉴예요.


108. 외상매출금 (우리 회사의 매출)

251. 외상매입금(매출에 연관이 있는 구입-원재료 외)

253. 미지급금(매출과 상관없는 구입-비품 외 )

이런 계정은 앞에 계정코드라고 하는 숫자가 있고, 단축키가 편하듯이  자주 쓰는 계정은 숫자가 편해서 번호를 외우게 돼요. 주거래 은행처럼 자주 쓰는 거래처 코드도 외우게 되지요.


줄 돈(외상매입금)과 받을 돈(외상매출금)이 얼마가 있나 살펴보는 메뉴는 거래처 원장인데요, 거래처코드를 걸지 않으면 거래금액이 얼마인지, 얼마 남았는지 거래처 원장에 조회를 할 때 누락이 되어버리니 세금계산서, 계산서, 수출/수입거래처, 카드매입공제받을 거래처는  거래처 코드를 만들어요.

[57. 카과]로 입력하는 '카드과세매입' 건은 법인카드로 구입해서 부가세 공제를 받고 싶은 거래건을 입력하는데요. 저는 공급가액 건당 3만 원 이상이면 부가세공제(적혀있는 부가세금액만큼 환급받음) 받기 위해 '카과'매입으로 입력해요.


거래처원장 메뉴 들어가서 108. 외상매출금, 251. 외상매입금, 253. 미지급금 별로 계정코드를 입력한 뒤 엔터 키를 꾹~누르면  해당 계정 과목으로 등록된 거래처가 모두 나와요. 중 한 거래처를 상세히 보고 싶으면 더블클릭을 하면 됩니다.

거래를 더존 같은 회계프로그램에 제 때 입력 하고 거래처원장에서 줄 돈과 받을 돈의 합계 잔액을 비교하면서 자금계획을 세우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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