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디푸스의 마지막 사정 Ultima exclamatio Oedipi
오이디푸스가 원초적 장면은 본 것인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훗날 그가 스스로 그의 두 눈을 파낸 것은 그곳을 본 것에 대한 징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는 삶의 장면들을 더 이상 보지 않음으로써 그 원초적 장면을 영원히 각인하려 했습니다.
그의 두개골 속 깊게 파인 어느 곳에 오이디푸스는 그 장면을 각인했습니다.
소년이 늙은 오이디푸스를 만난 곳은 두개골이라 불리는 동굴 입구입니다.
소년은 동굴에서 새어 나오는 절망의 음성을 듣습니다.
"나를 신으로 섬기지 마라. Noli me deum colere"
(소년은 그가 신이 아니라는 것 눈치챘습니다. 동굴에서 진한 정액 냄새가 새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년은 거짓말합니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Quo Vadis, Domine."
소년은 그의 왼손을 동굴 깊숙이 쑤셔 넣습니다.
오이디푸스의 눈이 있던 자리, 그 텅 빈자리에 소년은 엄지와 약지를 걸어 그의 머리를 잡아당깁니다.
섞은 살과 신선한 정액 냄새를 내뿜으며 머리와 함께 가짜 신의 육신이 끌려 나옵니다.
가짜 신의 붉은 육신은 발기해 있습니다.
가짜 신은 늙은 몸을 돌려 그가 나온 동굴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가짜 신은 그의 원초적 장면을 다시 보지 못합니다.
그에게는 눈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짜 신은 그의 발기된 성기를 동굴 입구에 대고 마지막 정액 한 방울을 사정합니다.
가짜 신이 소년에게 말합니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Quo Vadis, Domine."
그 말을 뒤로하고 소년은 그 동굴을 떠납니다. Verbis his relictis, puer speluncam relinqu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