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캐빈 May 29. 2024

쿠폰이 왜 거기서 나와?_해외 Funding의 세계

캐빈의 [금융] 이야기_금융용어사전 15

금융용어는 나에게 맡겨라! 캐빈입니다. 오늘은 시작부터 기사 한 편 읽고 시작할까요? 2013년에 나온 해외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Funding) 관련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 일본에서 신한은행·우리은행보다 높은 대우?" (2023. 10. 11)


캐빈은 이런 기사를 읽다 보면 정말 한국어로 쓰인 기사가 맞는 건가? 의심부터 듭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셨나요? 혹시 모르는 말이 있었다고 해도 걱정 마세요! 캐빈과 함께 하나하나씩 공부하면서 이 기사를 해석해 보자고요 :)






자, 채권이 자금을 조달하는 대표적인 방식인 점은 알고 계시죠? 많은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서도 채권을 발행하지만, 각 나라의 금리가 다르기 때문에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해외 채권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을 모집합니다. 



자, 기사 서두만 봐도 설명해 드릴 용어들이 수두룩 빽빽이죠? 우선 사무라이 채권(Bond)은 무엇일까요? 이건 눈치 빠른 독자 분들이라면 굳이 설명드리지 않아도 아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무라이와 같이 앞에 붙는 말은 채권을 발행하는 나라를 상징하는 단어를 부르는 말입니다. 즉, 사무라이 본드는 일본 시장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뜻합니다. 양키 본드는 미국, 캥거루 본드는 호주, 홍콩에서 발행하면 딤섬 본드 이런 식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채권 시장에서 다른 나라 기업이 채권을 발행한다면? 아리랑 본드, 김치 본드라고 한다는군요. 


근데 여기서도 다양한 가능성이 발생합니다. 보통 사무라이 본드라고 하면 일본에서 엔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하는 데요, 가끔 일본에서 달러화로 채권을 발행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는 사무라이 채권과 구분하기 위해 쇼군 채권이라고 한답니다. 금리는 물론이고 환율에 따라서도 조달의 유불리가 결정되기 때문에 해외 채권시장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조달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다음 눈에 띄는 것이 스왑금리쿠폰금리인데요. 갑자기 웬 쿠폰? 난이도 흐름상 쿠폰금리를 먼저 설명드리자면요, 쿠폰금리는 채권의 만기가 다가왔을 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꼭 줘야 하는 이자율을 뜻합니다. 정확한 비유는 아니지만 우리가 쇼핑몰에서 물건 구매할 때 가령 '10% 할인 쿠폰' 이런 거 많이 받으시죠? 이 쿠폰을 결제할 때 적용하는 순간, 무조건 10% 할인이 되지, 갑자기 9%가 되거나 12%가 되지 않잖아요. 


쿠폰금리는 다른 말로 표면금리라고도 하는데, 채권 발행 시 증서에 명확하게 쓰여있는 금리로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발행 당시 채권을 산 사람이 만기까지 가지고 있다면 이 쿠폰금리에 따른 이자 수익은 무조건 받게 되는 것이죠.


자, 그러면 스왑금리는 무엇일까요? 우선 스왑금리를 설명드리기 전, '엔 스왑금리 + 48bp'는 쿠폰금리와 구분되는 의미에서 발행금리라고 합니다. 앞서 쿠폰금리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죠? 하지만 채권은 만기 전, 시장에서 언제라도 사고팔 수 있습니다. 이 때는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기 마련인데요, 이 금리를 발행금리라고 합니다. 


이제 스왑금리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시죠. 스왑(Swap)은 서로 바꾸는 것, 교환하는 것을 의미하죠. 그렇다면 왜 바꿔야 할까요? 바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기업이 해외 채권시장서 채권을 발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국 금리보다 현지 금리가 낮기 때문일 겁니다. 다만 해당 자금을 국내로 들여오기 위해서는 해당 나라의 화폐로 통화 스왑을 거쳐야 하죠.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원화가 되겠죠?) 


이 과정에서 해외 현지 투자자들은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높은 이자 수익을 얻고 싶어 합니다. 기업 역시 현지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일종의 프리미엄을 붙이게 됩니다. 그래도 자국에서 발행하는 것보다 유리하니까요. 그래서 위 기사에서 '엔 스왑금리 + 48bp'처럼 0.48%p의 가산금리를 붙이는 것이죠. 정리하면 엔화로 조달하는 자금을 원화로 통화스왑을 하면서 0.48%p의 가산금리를 붙이겠다는 뜻입니다.




다음 볼까요?



NDR(Non-Deal Roadshow)가 눈에 확 들어오죠? 우선 로드쇼(Roadshow)부터 설명드리자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대면 설명회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면'인데요. 투자설명회를 메일로, 화상회의로도 할 수 있지만, 직접 투자자들을 만나서 기업의 재무 상황과 사업 비전 등을 설명하며 투자를 유치하는 활동을 특별히 로드쇼라 일컫습니다. 해외 펀딩 시 로드쇼를 갖는다는 건 대체로 해당 나라 현지로 가서 직접 설명회를 연다는 뜻입니다.


이제 딜(Deal)과 넌딜(Non Deal)이 남았죠? 여기서 딜은 주식이나 채권발행 이벤트를 뜻합니다. 즉, 주식, 채권 등을 발행한 이후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로드쇼가 딜 로드쇼, 그런 이벤트에 관계없이 일반적인 IR 활동의 일환으로 실적을 공개하고, 기업의 경영 계획 등을 소개하는 활동을 넌딜 로드쇼로 보시면 됩니다. 기업들이 NDR을 하는 이유는 현지 시장의 분위기와 투자자들의 심리 등을 더욱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채권 발행규모나 금리를 산정하는데 무척 도움이 됩니다. 기사에도 그런 내용들이 나오고 있죠.





자, 이것만 해석하면 이제 해외 펀딩 관련 기사들은 무리 없이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소프트 사운딩(Soft Sounding) 먼저 볼까요? 실제 발행 계획을 발표하거나 거래를 맺기 전에 투자자들과 잠재적인 발행구조와 조건에 대한 관심을 측정하기 위해 의논하는 과정을 소프트 사운딩이라고 합니다. 실제 채권을 발행하기 전, 어떤 수준의 금리로 발행하면 투자자들이 혹하려나 슬쩍 던져보는 것이죠. 


여기서 확인된 수요 금리 수준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채권을 발행해 투자자들을 모집하게 되는데요. 이 때 가장 처음 제시하는 금리가 바로 이니셜 가이던스(Initial Guidance) 되겠습니다. (번역하면 바로 답 나오죠?) 이니셜 가이던스는 고정값이 아닌, 범위 형식으로 투자자들에게 제안하게 됩니다. 여기서 투자자들이 엄청 몰리게 되면 이니셜 가이던스의 하단값에 수렴하면서 거래가 마감(Deal Closing)되고요, 생각보다 지지부진하게 되면 채권 발행기업은 이니셜 가이던스의 상단값으로 점차 수정 제안을 하는 것이죠.






자, 오늘은 어떠셨나요? 캐빈도 설명드리면서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이제 해외 펀딩에 대한 기사를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겠죠? 캐빈은 다음 시간, 또 다른 금융용어 설명드리러 오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

작가의 이전글 논란의 주 4일제, 워라밸 삶의 해결책이 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