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평화로운… 어느 커뮤니티의 전기차 댓글공방
전기차의 캐즘 얘기가 한창입니다. 캐즘, 어느 제품이나 서비스가 처음 출시 후 꾸준히 소비되며 안착하기까지 그 과도기에 겪는 극복해야 할 공백, 어쩌면 난제를 일컫는 용어죠. 시간이 결부된 성공여부에 따라 캐즘이라는 오명?을 자연스레 씻느냐가 관건인 겁니다. 하지만 전기차를 캐즘으로 엮어버리기엔 의문이 남습니다. 왜냐면 캐즘이란 용어의 전제 자체에서 ‘이거 캐즘 맞아?’라고 할 수 있는 의외의 기준과 변수들이 작용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처음 출시되었으니 ‘예측할 수 없는 공백을 겪는 제품·서비스’가 캐즘이라면 전기차는 정말 이전엔 아예 없던 제품인가, 그래서 산업의 향방을 포함한 수요의 예측이 어려운 영역인가? 싶은 거죠.
그렇다고 하기엔 이미 수백 년에 걸쳐 진화해 온 자동차 산업과 수요에서 여러 혁신을 꾀하는 과정 중에 있는 거 같거든요. 흔히 캐즘의 대표 사례로 거론되는 ‘MP3’와는 분명 다른 속성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심지어 현재 MP3가 어떻게 되었나, 를 생각해 본다면 그 구분이 가능해 보입니다. 즉,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품이 처음 출시되고 일정 시간 이후 성패를 담보하는 게 캐즘이라는 용어의 본질이 아닌가 싶은 겁니다.
자동차도 언젠가 처음 시작된 거 아니냐고요? 네, 그걸 부정하는 건 아니고요. 이미 자동차는 캐즘이랄 수 있는 시기를 한참 지나 하나의 산업, 공급과 수요, 라이프로 자리 잡게 되었다는 거죠.
물론 전기차가 캐즘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이 얘기의 핵심은 전기차는 시간을 담보했을 때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지에서 중립기어를 박고, 개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 다만 앞으로 그 선택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문제라는 겁니다. 왜냐, 현재 캐즘 논란의 대부분이 절대다수의 전기차 안 타본, 혹은 안 타기로 결심한 사람들에 의해서 양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전기차가 무조건 좋으니, 전기차가 대세!라고 하려는 건 아닙니다만. ^^;
“차를 사야 하는데 귀가 얇아서 큰일입니다.”
어느 날 평화롭던 취미 카테고리 모 카페 커뮤니티에 이런 제목의 글이 올라오며 댓글이 무려 80여 개가 달리는 등 주말의 정적을 깨게 됩니다.
어쩜 현재 전기차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판단하는 여론이 이렇게 형성되고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 흥미로운 전개였습니다. 이에 원글과 주요 댓글들을 발췌해 보며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마치 댓글공방을 관전하듯이 전해드리며 코멘트해보려 합니다.
우선 상, 하 편으로 나누면서 한 주간 여운을 가지실 수 있게 원글을 먼저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다음 주에 본격적인 댓글공방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우선 중립기어를 박거나 각자의 견해를 예비하실 수 있도록 담백하게 봐주세요. 곧 그들이 함께 몰려 올 거니까요.
제목: 차를 사야 하는데 귀가 얇아서 큰일입니다
작년 가을에 결혼하고 제주도로 신혼여행 가서 아이오닉5를 타며 전기차의 매력에 푹 빠졌고
돌아와서 고민하다 테슬라 모델y를 주문해두고 기다리다가 금전적인 부분 + 최근 올해 보조금 정책의 결과를 듣고 모델y는 완전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중고 모델3를 또 보고 있었는데
아버지와 친형의 이야길 듣고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차라리 중고 아이오닉5로 고민 중이었는데 아는 분은 국내 전기차를 그 돈 주고 사는 건 정말 별로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가격인 모델3가 맞다라고 이야길 해서 또 흔들리네요.
차라리 돈이 많아서 처음에 원하던 차를 딱! 하고 산 후에 귀를 닫고 살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 계속 흔들리고 있네요. 휴.. 그냥 주저리주저리 한탄하고 싶어서 의미 없이 끄적끄적해봤습니다.
댓글 #1: 이상하네요. 현대 전기차가 100배 좋습니다. 왜 테슬라를.....??
원글 작성자: 아.. 그런가요?
대댓글: 기준에 따라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만...100배는 좀;;;
댓글 작성자: 맞는데요 제가 좀 과장을 했습니다. ㅎ
우선 정말 여운을 남기기 위해 첫 댓글 정도만 띄웠습니다. 본격적인 댓글공방 및 관전 코멘트는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