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의 성공 요인
아직도 어릴 적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을 사서 오디오로 듣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다운로드해서 MP3로 듣던 추억이 가득하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헤어스타일을 따라 하고 아침부터 좋아하는 음악을 흥얼거리며 외향적인 부분은 물론 성격적인 부분까지 영향을 받은 걸로 기억한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각자의 취향을 찾는데 가장 먼저, 가장 쉽게 접한 것이 음악이었을 것이다.
세상이 허락한 유일한 마약에 사람들은 빠르게 중독되었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음악 시장도 빠르게 디지털화되면서 우리는 당시의 음악을 듣고 추억을 회상하며 넣어 두었던 감정들을 언제든 꺼내볼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음악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허물고 듣는 이에게 다양한 경험과 감동을 제공했다.
음악이 필요한 순간
멜론은 변경되기 전 로고에서 O를 대문자로 사용한, Melody와 On을 합친 MelOn으로 탄생했고 음악과 관련된 부르기 쉬운 단어로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선 "멜론은 음악 사이트고 메론은 과일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영향력이 상당하다.
멜론은 국내 유료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사이트로 2005년에 시행한 저작권법 개정에 맞춰 SK텔레콤에서 2004년 11월에 런칭한 서비스다. 저작권법의 단속이 없었던 2000년대 초반에 불법 다운로드 및 불법 복제가 음악 시장의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고 이러한 불법화를 막기 위해 2005년 저작권법이 강화되면서 온라인 음악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었다. 소리바다와 벅스를 포함한 기존의 음악 기업은 물론 통신사들까지 유료화되는 음악 시장에 뛰어들었고 그중 청취자들의 선택을 받아 오랜 시간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것이 지금의 멜론이다.
멜론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음악을 듣는 '즐거움'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든 마음껏 말이다.
당시 벨소리는 돈을 내고 구입해도 mp3 파일은 공짜로 듣겠다는 대다수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기 위해 멜론은 과일(멜론)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는 독특한 모습을 연출해 '음악을 듣는 즐거움'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했고 브랜드 명칭을 과일로 선정한 점도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특별함과 즐거움으로 다가가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서비스: 소비자가 요금을 지불한 기간이 지나면 음악 재생이 차단되는 구독 서비스
서비스의 기능적 편리성이나 파일의 음질 등 기술적인 측면이 아닌 감성적인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멜론은 경쟁사들과의 차별성을 내세워 청취자들을 즐겁게 했고 단기간 내에 많은 가입자수를 확보할 수 있었다.
2023년인 지금, 업계의 강자였던 멜론이 서비스 점유율과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유튜브 뮤직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차트 조작의 논란과 더불어 최근 국내 서비스를 런칭한 글로벌 음원 서비스와의 경쟁에서 밀려난 것이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형태가 변화된 음악 시장에 드디어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또 다른 스트리밍의 형태가 시대를 맞이할지, 음악 소비의 새로운 모델이 탄생할지 그에 따른 멜론의 전략과 대응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