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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샹어 Mar 20. 2023

옆집 엄마 3억 번 얘기 (1)

부동산 너는 내 운명



 1. 부동산 너는 내 운명



부동산 무관심자와 폭락론자 부부가 투자에 뛰어들기까지


과거 폭락론자였던 남편과 무관심자였던 나는 자발적 전세살이를 했다.

만족스러웠다.

100% 돌려받을 수 있는 안전 자산이라 여겼고, 빚 없는 욜로 라이프를 즐겼다.

우리가 결혼할 당시는 부동산 경기 침체기였고, 집을 산다는 것은 안전자산을 포기하는 것과 같았다.

(이미 깨어 있던 자들에게는 기회의 시기였으리라)



첫 번째 기회


우리의 신혼집은 강남럭셔리역(개인정보로 인한 개명) 3초 역세권 아파트였다.

나보다도 오래 산 아파트에 내 돈 들여 도배장판 다하고 들어갔다.

2년 후.. 보란 듯이 쫓겨났다.

우리의 깨끗한 신혼집은 월세 세입자를 들여 집주인의 현금흐름이 되었다.

→ 그 당시 6억 시세였는데, 현재 국민 평형 기준 35억 내외


두 번째 기회


이번엔 강남럭셔리역에서 한 정거장 앞 아파트로 이사했다.

여기서 첫아이를 낳고 직장맘으로 살았다.

오래된 아파트의 웃풍으로 집안은 방풍비닐하우스를 방불케했고, 좀벌레와 바퀴벌레들로 대가족을 이루었다.

이때부터 신축을 꿈꾸게 되었다.

갭투자가 성행하던 이 시기에 집주인은 갭 5천만 원에 이 집을 겟 했으며,

나는 저런 썩다리를 그 돈 주고 사는 건 미친 짓이라 생각하고 이 집을 떠났다.

(미친 건 나였음을;;)

→ 10억 넘어가면서부터 쓰려서 확인도 못했다.



세 번째 기회


남편은 oo로 발령을 받고, 나는 퇴사를 하고,

우리는 직주 근접을 고려하여 마용성(셋중하나) 으로 이사했다.

전세금에서 1억 정도만 더 보태면 신축 30평형을 매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빚을 내는 것은 파산하는 것처럼 두려운 일이었다.

이때 샀더라면.. 시간을 돌리는 상상을 가장 많이 하는 시점이다.

부질없지만!


네 번째 기회


1년 후, 전세로 살고 있던 집값이 1억 뛰었단다.

이때부터 정신이 좀 번쩍 났다.

하지만 여전히 대출은 무서웠다.

그리고 내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니 폭락론자 남편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기 어려웠다.

전세 연장 시기가 왔을 때 지금이라도 사야 할 거 같았다.

옆 동네 입주장이었고, 마용성처럼 오를 거 같은 확신이 들었지만

남편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전세를 살자며 +1억으로 전세 재계약을 했다.

(부동산 학원과 같은 행복재테크로 나를 입문 시켜준 남편이라 지금은 은인이다.)


다섯 번째 기회


이때부터 폭등 열차가 폭주하기 시작했고, 내 화병은 더 폭발했다.

심리 상담을 받으러 다닐 정도였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마용성은 기회의 땅처럼 보였다.

이미 오른 아파트는 속이 쓰려 못 살 거 같았고, 신축이 될 아파트를 사고 싶었다.

그 당시 30평 8억 초반의 XX구역을 사고 싶어 먼지 날리는 현장의 부동산을 찾아다녔다.

역시나 대출의 두려움을 깨지 못하고 결국 계약을 포기한다.

→ 호가 20억 넘어갈 때는 허허 웃음이...


여섯 번째 기회


무조건 집을 살 것이다.

이제야 확신이 든다.

남편도 거품 지옥 폭락 천국에서 빠져나왔다.

둘이 한배를 탄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었다.

이때부터 주말만 되면 서울 전역을 임장 다녔다.

돌아 돌아 결국 입주권을 매수했다.

조합원이 되고 보니 신세계다.

역시 돈이 들어가야 공부가 된다.




19년, 생애 첫 집을 샀다


계약하다, 등기치다 등의 다른 표현들도 있지만 한 달 월급보다 비싼 명품 가방을 지르듯이

그렇게, 덜컥 샀다. (고민은 2년 걸리고, 결정은 2일 걸렸다.)

당시 가파르게 오르는 서울 집값은 자고 일어나면 몇 천 단위로 오르고 있었다.

상승장에 부동산 쫓아다녀보면 무엇을 상상하던 상상 그 이상이다.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하는 건 예삿일이고,

뭔 억억하는 집을 앞다퉈 계약금을 쏘겠다고 난리다.



매도자의 모습에서 빛을 보다 


신축 아파트로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던 당시에

이미 같은 동네 친구들 몇 억씩 벌었다는데 뒷북치며 사는 건 손해 같았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신축이 될 아파트로 수익을 맞춰야지

나와 남편 공동명의로 매수한 첫 집은 재건축 아파트였다.

사실 재건축인지 재개발인지 매수한 이후에 알았고, 그 차이도 몰랐다. 

비례율이니, 분담금, 조합, 대지 지분 등등 백지상태였다.

무식해서 용감했다. 

그 와중에 계약하고 입주만 하면 그만일 거라 생각한 집은,

조합원 카톡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매일매일이 이벤트의 연속이었다.

....착공이 지연됐다.

....땅을 파는데 문화재가 나왔단다.

....기부체납을 하기로 한 부지에 문제가 있단다.

....비례율이 낮아지고 추가 분담금이 더 나온단다.

.

.

착공이 계속 안된다.

구청에 정보공개 청구 및 민원 제기를 하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했다.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그렇게 이미 실행된 중도금 대출 승계일에 매도자를 처음 만났다. 

본 계약을 부동산 중개인 대리로 진행했기에 매도자와는 첫 만남이었다. 

은행에서 수많은 사인을 하고 최종 거래가 마무리되어 

홀가분한 미소를 지으며 발걸음 가볍게 떠나는 매도자의 모습이 느리게 그려졌다. 

드라마에서 첫눈에 반하는 장면의 슬로모션 같았다. 

나는 거액의 P(프리미엄)을 주고 사고 있는데 그 돈을 벌고 있는 거잖아??!!! 

매수 이후의 스트레스는 어디가고 매도자의 모습에서 빛을 봤다. 


그 순간 결심했다. 

나도 매도자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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