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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찬영 Mar 14. 2023

내가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

-글로 전하는 나의 진심-

 어렸을 때부터 나는 생각보다 책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할아버지께서 책을 많이 사주셨기 때문이다. 형편이 좋지 않았지만 할아버지께서는 손자에게 책을 사주는 것이 하나도 아깝지 않으셨나 보다. 사주신 책을 다 읽고 나서 할아버지에게 다 읽었다고 말씀드리면 다음날 나는 노룬산시장 앞 한글서점에서 새로운 책을 고를 수 있었다. 내가 어린 시절 느꼈던 표현 그대로 우리 할아버지를 표현하면 ‘똑똑한 할아버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부동산을 하셨던 할아버지가 일하시는 곳에 놀러 가면 할아버지께 이런저런 조언을 구하러 오는 동네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 할아버지가 나는 ‘척척박사’로 보였다. “할아버지는 어떻게 다 알고 사람들한테 말해줘?”라는 나의 치기 어린 질문에 할아버지는 “책을 읽으면 다 알지!”라고 말씀하시면서 나에게 ‘책 읽기’의 중요성을 알려주셨다. 할아버지 덕분에 나는 ‘책 읽기’의 중요성을 어려서부터 작게나마 알 수 있었다.


 할아버지의 영향만큼 나는 담임선생님들의 영향력이 매우 컸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한분도 빠짐없이 항상 좋으신 분들을 만났고 항상 그분들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로 부족함 없이 학교생활을 했던 것 같다. 그분들이 내게 해주었던 공통된 조언은 “책을 많이 읽어라”였다. 보통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그 이야기가 잔소리처럼 들렸던 적도 있다. 하지만 그분들을 닮아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기에 책을 꾸준히 읽었다. 특히, 나의 고등학교 3년 내내 담임선생님을 맡아주신 ‘김영혜 선생님’은 나의 능력과 발전가능성을 알아봐 주셨다. 또한 누구보다 ‘괜찮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항상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그러한 조언이 정말 나에겐 힘이 되었다. 그래서 나도 선생님처럼 다른 사람을 응원하고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무척이나 많이 했다. 그리고 그런 나는 항상 책을 읽으시던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닮고 싶은 마음에 선생님이 읽으시던 책도 따라 읽고 수업에 집중도 열심히 하였다. 좋은 선생님으로 인해 ‘좋은 학생이자 제자’로 바뀔 수 있었다.


 그리고 ‘하동윤’이라는 좋은 친구를 둔 것 또한 나를 만든 계기였다. 내 주변엔 좋은 친구들이 많지만 ‘하동윤’은 누구보다 나에게 큰 영향을 준 친구이다. 고등학교 1학년, 나는 책 보다 축구와 컴퓨터 게임이 더 좋았다. 그리고 꿈도 없이 방황했다. 그래서 같은 반, 공부만 잘하던 전교 1등 ‘범생이’가 싫었다. 근데 그런 ‘범생이’가 “책 좀 읽어라”, “너 야자 안 해? 야자 좀 하자”라며 책도 빌려주고 야자실을 데려갔다.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면 “이걸 몰라? 이건 좀 알아야 해”라며 까다롭게 굴었지만 결국 이해할 때까지 설명해 주었다. 고맙기도 하지만 묘한 질투심 때문에 그 친구를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히 전교 1등을 이긴다는 것은 가당치 않았지만 이기고 싶었고 노력하여 전 과목은 아니지만 ‘국어’ 과목에서 그 친구를 꺾고 석차 1등을 했을 때는 자신감을 얻었다. 막상 생각해 보면 그 친구는 경쟁심이 강한 나를 파악하고 묘한 경쟁을 붙였던 게 아닌가 싶다. 그 ‘까다롭던 범생이’는 나에게 친구로서 할 수 있는 가장 많은 조언을 해주었다. 동윤이는 지금도 만나서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서로 많이 주고받으며 좋은 에너지를 공유한다. 내가 글을 쓰기 위해 ‘브런치’를 시작하는 것의 상당 부분도 동윤이의 조언 때문이다. 


 앞서 말한 좋은 사람들과 더불어 많은 책들이 나의 가치관 형성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나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책을 읽었다.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의 ≪저스티스(Justice)≫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는 내가 ‘법학’과 ‘정치’와 ‘사회’에 관심을 갖고 그 분야로 진학할 수 있도록 영향을 주었다. 티모시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정상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의 61가지 성공 비밀)≫은 나의 평소 습관과 하루를 대하는 태도를 바꿨으며,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는 말의 힘을 깨닫고 사람들에게 정중하게 대하려는 나의 태도를 만들었다. 이외에도 지금 읽고 있는 책을 포함하여 많은 책이 나에게 도움을 준다. 조형작가가 하나의 큰 돌덩이를 조금씩 다듬으며 멋진 조각 작품을 만들 듯 이전에 읽었던 책들이 돌덩이 같던 ‘류찬영’을 조금씩 다듬었고, 새로 접하는 책들은 지금도 멋진 작품이 되도록 다듬고 있다.


 나는 내가 다양한 책을 읽고 많은 작가들의 경험과 생각의 영향을 받아 나의 내면을 쌓고 나만의 철학을 만들어 갔기에 나 또한 다른 이들에게 내가 경험했던 것과 같은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줄곧 ‘나의 글을 쓴다는 것’이 나의 많은 꿈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내가 지금까지 했던 다양한 경험과 평범한 일상에서 하나씩 생각하고 얻는 깨달음을 다른 이들에게 전달하고 싶다. 꿈이 없는 이들에게는 꿈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나 조언을, 피곤하고 각박한 삶 속에서 공감과 소통으로 작은 마음의 편안함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는 잠시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 주고 싶다. 아직은 서툴고 투박하지만 좋은 글을 하나씩 써가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류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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