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메달 Nov 09. 2023

팬덤과 마케팅

운동화도 세계로 뻗어가라

유튜브 BANGTANTV 에서 코너 형식으로 <슈취타>를 운영한다. 방탄소년단 멤버 중에서 슈가라는 친구가 이 코너를 운영한다. 술에 취한다, 혹은 슈가에 취한다,를 이야기를 담아서 음악 이야기를 하는 일종의 토크쇼 코너이다. 방탄 멤버들 중에서 나중에 라디오 방송 음악 디제이 하면 정말 잘 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멤버가 슈가이다. 조용한 인팁INTP이다. 지역 이야기하면 그렇지만 대구사람이 좀 직선적이다. 슈가도 대구출신 답게 말이 조용하되 직선적이고, 세다. 그게 사실 매력이라 토크쇼 진행자로 거침없이 잘 하고 있다.



그동안 게스트로 나온 사람은 멤버들 일곱 명(본인도 나옴, 그 때는 다른 멤벋가 진행자로)을 비롯하여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회장인 이성민 배우, <박하경 여행기>의 이나영, <파리 생제르맹> 이강인 등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배우나 스포츠 선수가 나오면 작품 이야기와 스포츠 이야기를 한다. 빅뱅의 태양이나 넬의 김종완,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나오면 찐 음악 이야기를 한다. 방탄멤버들은 그동안 자신이 풀어 낸 솔로 음반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여기에서 슈취타의 주제별 이야기를 언급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니, 이 쯤에서 패스.


https://www.youtube.com/watch?v=0RKnjVL2kWA 광고사를 먼저 보여주고 유튜브 영상은 시작된다.



영상 시작할 때 보면 "000에서 제작 지원해 주었습니다"라는 자막으로 방송을 시작한다. 방탄이 손만 대면 완판하는 것이 현실이니 많은 광고주들이 방탄소년단 유튜브 공식 채널에 광고하기 위하여 고군분투했으리라 본다. 내가 아미이기는 하나 이상하게 슈취타에서 나오는 광고 상품에 대하여서는 그렇게 끌어당겨지지 않았다. 주로 먹는 소고기 등이 제일 많았는데 육류를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그런가 보다, 였다. 향수(아닌가, 리퓨져?)도 한 번 있었는데 향은 나의 취향이 있어서 남의 말 듣고 함부로 구입하지 않는다. 향수든 리퓨저든 나의 취향이 적극 반영되어야 구입하는 탓에 그동안은 사실 별반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말이다. 최근 EP21에서 정국이 나온 영상분에서 나를 강력하게 잡는 광고 상품이 있었다. 바로 르무통 운동이다. 그동안 페이스북에서 여러 번 나의 피드에 광고로 올라왔다. 외국 여행지를 가서 르무통 운동화를 신고 해외 여행을 하는 곳을 SNS에 올리면 구입금 전액을 적립금으로 준다는 이벤트 마케팅도 봤다. 솔깃하기는 했으나 코로나 정국에 비행기 타고 외국 꿈도 못 보니...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 이벤트 이전에 나를 계속 잡는 것은 "발이 편하다, 가볍다" 등이었다. 뭐 메리노울, 친환경, 그런 단어도 들었다. 그러나 나는 내구성을 믿을 수가 없어서 구매를 안 했다. 신발 욕심이 좀 있는 나로선 계속 올라오는 광고가 꽤 강한 유혹이었다. 그렇게 지나갔다. 몇 년이 그렇게 흘렀다. 르무통이라는 브랜드 이름만 아는 정도로 그렇게 지나왔다.


정국이 생일(9.1)을 즈음하여 르무통 신발을 선물하다.  출처-유튜브/BANGTANTV


그렇게 지나쳐온 신발 브랜드가 방탄소년단의 슈취타에서 등장한 것이다. 그것도 강력하게. 통상 영상에서 광고 상품을 언급하면 설명을 해도 그냥그냥 그랬는데 이번에는 진행자인 슈가가 막내 정국에게 생일 선물로 르무통 신발을 주는 것이다. 강력한 후킹이었다. 거기에 잠시 꼽사리 낀 다른 멤버 뷔도 있었다. 그 멤버까지 합하여 무려 세 결레가 화면에 등장하는 것이다. 뷔가 하이브 사옥에 있다가 슈취타 녹화 있다는 소리 듣고 잠시 얼굴 보이려고 왔단다. 슈취타가 가끔 멤버들은 갑자기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도 이번에는 르무통 운동화를 정국에게 주는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었는데 뷔가 나타나니 한 결레를 더 퀵으로 받았단다.



"정국이가 더 높이 날아가라는 의미를 담아" 운동화를 선물한다는 슈가. 그래, 이 운동화를 신은 더 많은 사람들도 더 높이 날아가자. 정국이도 날고, 여기 르무통 브랜드로 더 높이 날자. 그게 광고의 의미 아니겠나.



태형이 갑자기 나타나서 퀵으로 받았다고, 광고주님 감사하다고. 출처 -유튜브 BANGTANTV



슈취타 끝나고 나서 나는 그 신발을 샀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성공한 그룹이니 내가 아니더라도 하이브에 매출 올려주는 팬덤 아미가 어마무시하다. 그게 참 고마웠다. 내가 아니더라도 사 줄 팬들 많고, 내가 아니더라도 아티스트들 먹고 사는데 지장 없다. 이런 것들이 나를 때로는 라이트한 아미로 즐기게 할 수 있어서 고마웠다. 그런데 말이다. 이것은 그런 라이트 아미고 뭐고 상관없이 사고 싶었다. 거기다 저 신발 브랜드가 한국 중소기업일 것이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더 바빠지는 것이다. 슈가가 엠버서더로 있는 발렌티노는 세계적인 명품이고, 나는 그 명품을 덥석덥석 살 수 있는 언저리 사람도 아니니 자연스럽게 패스했다. 물론 다른 멤버들 엠버서더도 같다. 디올, 셀렌느, 까르띠에, 티파니 같은 상품들. 구입할 능력도 안 되고, 관심도 없다. 그런데 신발은 다르지. 그것도 내가 평소 살까말까 했던 상품이니.



그리고 또 있다. 한국의 운동화, 한국의 신발들이 나이키나 아디다스, 뉴발란스, 스케쳐스, 캠퍼 처럼 전세계적으로 뻗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잠시 했다. 정말 편하다면, 정말 자연친화적이다면 이게 요즘의 컨셉에 딱 맞는 것 아니겠는가. 거기다 방탄소년단 팀에게 적잖은 광고비를 지불했을텐데 팬덤의 한 명인 나로도 움직여주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구매하고 보니 거기 르무통은 "주문이 밀려서"라는 홈페이지 안내가 연일 올라왔다. 거기에 아주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스타에, 페북에, 광고도 많이 돌리고 할인 이벤트도 많이 하더라. 좋다. 부디 방탄소년단 업고라도 눈부시게 성장하면 좋겠다. 단 밀려드는 상품 주문에 쾌재를 불러서 배송 작품이 저퀄이 안 되기를 바랄 뿐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것 맞는데, 그 노를 잘 못 저으면 물에 빠질 수 있다. 이 부분을 잘 챙기면 좋겠다. 왜냐하면 나는 아미이고, 방탄이들이 광고하는 상품이 고퀄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것으로 정말 많이 성장하면 좋겠다. 진심으로 그 성장을 바라니까.



르무통 운동화는 왔다. 방탄 덕질이 이렇게 찬란하다.



운동화는 왔다. 여기는 이벤트를 너무 많이 한다. 21일 동안 매일 운동화 신은 기록을 올리면 또 구입 금액을 적립금으로 넣어준단다. 운동화 어제 하루 신어보니 가볍고 좋다. 무엇보다 신발 볼이 넓어서 아주 편하더라. 이 신발이 발에 앵기면 나는 외국 브랜드 운동화 덜 신고, 르무통 신으려고 한다. 방탄소년단 슈가가 광고한 것이니 잘 팔리면 좋겠다. 슈가가 팀내에서 진중한 멤버이거든. 그 컨셉이 잘 연결되면 좋겠다.



덕질이 이렇게 무섭다. 결국은 팬덤경제학이다. 팬덤을 통하여 마케팅을 만들어낸다. 팬덤과 마케팅, 그게 시소게임처럼 잘 흘러가야 서로 상생한다. 광고비만 보고 덥석 상품 물어서 광고만 하면 사실 망한다. 예전에 내가 덕질한 어느 아티스트는 본캐를 잃어버린 듯 하더라고. 눈만 뜨면 파는 것에 집중하는 것 보고 바로 카페 탈퇴했었다. 나의 안목에 얼마나 속상해 했는지. 이번에는 그렇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보탠다. 팬덤이 경제를 끌어가는 것이 많다만 그게 오로지 매출에만 집중하면 그것은 바보 짓이다. 그래서 이번 운동화에 정말 기대를 많이 한다. 부디 신발이 나를 행복하게 하소서.







저는 르무통과 아무 상관 없어요. 직접 구매했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꽁냥꽁냥 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