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승천 Aug 20. 2023

사회적 비효용을 줄이는 긱 이코노미

고령인구의 은퇴와 사회적 비효용


23년 5월 KBS TV 프로그램 시사직격에서는 860만 은퇴 쓰나미-60년대생이 온다’라는 심층 취재 내용을 다루었다. 유튜브에도 공개된 이 영상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머릿수가 많다는 1960년대생들의 퇴직이 본격화된 요즘 상황을 조망한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베이비부머를 대표하는 58년 개띠를 ‘오팔(OPAL) 세대’로 명명했던 2020년 상황과도 다른 느낌이다. 58년 개띠의 은퇴는 신호탄에 불과했다. 안정된 경제력을 기반으로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노년층(Old People with Active Lives)으로서 포지셔닝되었던 50년대 생과 60년대 생의 은퇴양상은 다르다.  


60년대 출생 인구는 전체 인구의 17%인 860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국민연금의 복지 1세대이지만, 연금 규모는 노후를 보장하기엔 충분치 않고, 자식 교육비도, 부모 부양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 퇴직연령도 상대적으로 빠른데, 통계청의 2022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노동인구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평균 퇴직연령은 49.3세이다. 노년층 인구가 이미 청소년 인구를 압도하고 있으며,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의 부양을 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 ‘마처 세대'라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수년간 밀려올 860만 명의 은퇴 쓰나미는 단지 60년대 생의 경제적 어려움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문제는 우리나라 전체의 경제, 사회에 끼칠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사회적으로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고급숙련 자원의 '잉여' 해소로 사회적 비효용 해결


고숙련 인재매칭 플랫폼 탤런트뱅크는 평생교육기업 휴넷의 자회사이다. 이 플랫폼의 아이디어는 휴넷 대표이사 조영탁 사장의 KOREA Senior Consulting Group이라는 사업계획에서 처음 탄생했다. 그는 휴넷을 창업한 IMF 직후부터, 국내 대기업에서 매년 1,000명이 넘는 임원들이 퇴임하며 그들이 그간 축적한 경험과 실용지식들이 더 이상 활용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개탄하였다.


임원 1명을 만들기 위해 기업이 투자한 비용을 고려해 보면 그 매몰비용은 너무 컸고, 우리나라가 가장 고도 압축 성장하던 시절에 이들 대기업들에 소속되어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인적자원이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이 미치는 영향력까지 추산해 보면 그 사회적인 비효용은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반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대기업 임원들이 가진 경험과 노하우가 절실히 필요하다. 하지만 그들을 과거와 같은 처우로 채용하는 것은 매우 부담이 되는 일이고, 때문에 필요할 때만 그들의 값진 재능을 활용해 비즈니스에 활용하고자 하는 바람이 크다.


만일 중소기업이 필요할 때만 그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예를 들어 모 화장품 관련 중소기업에서 화장품 제조를 위해 베이징에 출장을 가려고 할 때 국내 유수의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출신의 임원이 연결되어 일주일간 출장에 동행해 신뢰할 수 있는 뛰어난 현지의 부자재 업체 등을 연결해 줄 수 있다면, 이는 해당 기업뿐 아니라 대한민국 화장품 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다.  


앞서 설명했듯, 매년 대기업 임원으로 은퇴하는 규모가 상당하다. 사회 전체를 하나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이들의 소중한 지식과 경험, 노하우는 사회의 다른 곳에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실직과 동시에 이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직무 전문지식과 노하우는 사회의 잉여가 되거나 사장되는 셈이다. 경업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기업 고유의 지식만 제외하고는 얼마든지 활용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 수요/공급을 매치해 줄 수 있는 장이 없어 매몰되어 버리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공유경제는 이렇듯 활용되지 않는 유휴 자원을 타인과 공유하여 불필요한 소비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사회 공동의 이익 증가에 기여하는 경제활동이자 사회운동이다. 긱 이코노미는 다양한 사람들의 독창적이고 가치 있는 지식과 경험, 전문성 등을 보다 유의미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연결의 장을 마련하여 사회적 비효용을 해결하고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반의 이익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  


탤런트뱅크 회원으로 가입한 전체 17,000여 명의 전문가 중 40%가 10대 기업의 팀장 이상 은퇴 인력이다. 이들은 각자가 커리어를 통해 축적한 전문지식, 경험,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들이 보유한 비즈니스 문제의 맞춤 해결책을 제시한다. 아래의 표는 탤런트뱅크 전문가기 보유한 전문 영역을 보여준다.




고숙련 인재매칭 플랫폼, 탤런트뱅크의 프로젝트 사례 중에는 고경력의 숙련 전문가가 단기간 프로젝트를 수행해 합리적인 비용으로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준 다양한 성공 사례가 존재한다.


# 대기업에서 해외영업을 수행한 프리랜서 전문가가 자신의 근무경험과 수많은 업계 인맥을 통해 몇 년간 골치였던 일본 거래처 확장과 영업/거래처 관리 프로세스를 정립해 준 사례


# 중견기업 기획 임원 출신의 프리랜서 전문가가 합작법인 joint venture 설립/운영 경험이 없는 스타트업을 자문해 협력사 간 의견을 조율하고 잠재적 리스크를 정확히 파악해 합작을 마무리해 준 사례,


# 구매·자재관리의 기본적인 전산화도 갖추지 못했던 중소기업이 4대 대기업 출신 전문가를 만나 구매 및 자재관리 프로세스를 확립하고 명문화 및 직원교육까지 진행해 새로운 프로세스를 내재화할 수 있었던 사례


# 매출액 천억 규모의 강소 자동차 부품 기술 기업이 현대차그룹 주재원 출신의 자동차 부품 해외 영업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해외 판로 개척에 번번이 실패하던 중, 전문가로부터 30년간 축적된 개인 네트워크를 소개받아 수출길이 열린 사례도 있다.



저성장 뉴노멀 시대의 '개방형 혁신' 대안

장기 경기침체는 이미 글로벌 경제의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 미국 전 재무장관이자 하버드 대학교 전 총장인 로렌스 서머스는 L자 경기는 21세기 경영의 새로운 환경이며, 기업으로 하여금 근거 없는 낙관론에 기반할 수 없게 하는 미래 환경이라 말했다.


저성장 뉴노멀 시대의 기업들은 과거와 같이 역동적으로 새로운 사업을 추구할 수 없다. 그럼에도 미래 성장동력을 준비해 향후 경기가 회복되었을 때 본격적인 성장을 일굴 수 있는 자구책을 원하는 기업들은, 현재 사업에서의 공격적인 투자를 줄이고, 숨을 고르며 현재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한 편 미래 사업을 차분히 준비하려고 한다.


이 시점에서 기업의 선택은 스스로 비용을 절감하며 생존하고 버티거나 (cut costs), 차근히 다음 국면을 준비하기 위한 전략적인 투자를 해나가거나 (strategic investment) 둘 중 하나의 방식을 취하게 마련이다.


저성장 뉴노멀 시대의 긱 이코노미는 위의 두 가지 상황 모두에 도움이 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긱 이코노미는 기업이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도록 외부 인재를 검증해 내부의 새로운 일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충원할 수 있도록 중개한다.


새로운 일에는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기에, 그러한 일에 맞는 충분한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인력이 회사 내부에 없다면, 그에 맞는 인력을 외부에서 충원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 국면에서 이러한 인력 소요를 모두 정규직 고용으로 해결하는 일은 비용 측면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회사의 성장을 위해 자발적 현식과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기존 직원들을 인적 기반으로 두고, 새로운 전략의 추진에 필요한 일부 주요 직무에 긱 이코노미나 파트너십을 통해 기 경험자를 긱 워커로 충원해 기존 직원들의 직무경험을 강화시키는 방법을 적용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빠른 리스킬링/업스킬링, 직원경험의 향상, 잡 크래프팅 등을 통해 직무 생산성을 향상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긱 이코노미 및 긱 워커의 활용은 우리 조직과 외부의 뛰어난 전문가 개인을 느슨하게 연결하고, 외부 충원을 통해 조직의 개방형 혁신 open innovation을 추구할 수 있다.

 


직원의 Employability를 높이는 긱 이코노미 


Employability는 고용가능성, 고용경쟁력, 채용경쟁력 등으로 번역되는데, 선택한 직업에서 더욱 훌륭하게 역량을 발휘하고, 이직의 가능성과 기회를 열어주며, 더 나아가 일생 동안 계속 고용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으로 설명할 수 있다.  Employability는 개인의 경력개발 및 고용 안정, 적응 등에 있어 중요한 변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필자는 생애경쟁력으로 번역한다)

Employability = The ability to be employed
 
 : The ability to gain initial employment
 : The ability to maintain employment and make 'transitions' between jobs and roles within the same organization
 : The ability to obtain new employment if required The ability to be employed: The ability to gain initial employment, The ability to maintain employment and make 'transitions' between jobs and roles within the same organization
 : The ability to obtain new employment if required


앞선 글들에서 설명한 것처럼 긱 이코노미는 일을 통해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자기 주도적인 커리어 숙련의 도구이다. 직원들은 긱 이코노미를 통해 현재 수행하고 있는 일 뿐 아니라, 미래 수행할 수 있는 일을 미리 주도적으로 경험해 봄으로써 자신의 경쟁력과 고용가능성을 향상할 수 있다. 이러한 일에 대한 경험과 교육의 수준은 Employability를 높이는데 중요한 변인이 되기 때문이다. Judge, Cable, Boudreau, & Bretz, 1995; Kirchmeyer, 1998; Tharenou, Latimer, & Conroy, 1994는 그들의 연구에서 교육 수준과 일 경험이 다양한 환경에 대처할 능력과 자본이 되어 경력경로개발에 가장 중요한 변인이라고 설명하였다.


SAP SuccessFactors의 2023년 HR Meta-Trends 리포트 핵심 키워드는 직원경험 Employee Experience였다. SAP 연구팀이 전 세계 346개의 개별 HR 트렌드를 정리해 도출한 7가지 메타 트렌드는 아래와 같았다.


#1. Winning the Race for Skills: Job Market에서 직원들의 우월적 지위가 유지될 것, 스킬 기반 채용이 부상할 것

2. Mobilizing the Workforce for the Future: 경험중심 학습과 코칭을 비롯한 개인화된 경력개발을 통해 직원들에게 그들의 가치와 미래상을 보여줘 노동인구를 동기부여하고 몰입을 높임

3. Adopting Emerging Technologies with Purpose: AI/ML, 메타버스/웹 3, 블록체인 등 인텔리전트 기술의 확대로 어떤 목적으로 기술을 활용할 것인지 현실적 기대치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

4. Making Flexible Work, Work: 보다 유연한 업무 수행에 대한 관심의 전환이 발생할 것

5. Embedding Holistic Well-Being Everywhere: 번아웃을 겪고 있는 직원들을 위해 정신적, 육체적, 정서적, 재무적 건강을 포괄하는 총체적 웰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우선순위를 수립해야 함

6. Embracing the Complexity of DEI&B: 사람과 관련된 모든 프랙티스에 대해 DEI&B (Diversity, Equity, Inclusion & Belonging)에 대한 원칙을 반영하고 라이프사이클 관점의 접근을 취함

7. Preparing People Leaders for Today and Tomorrow: 잠재적 관리자 후보들이 관리자 역할 수행을 위한 대비를 할 수 있도록 대비



그중 눈에 띄는 것이 Mobilizing the workforce for the future 였는데, 이 트렌드는 직원들에게 조직에 대한 그들의 가치와 미래상을 보여줘 Employability와 Engagement를 높이는 것 - 이들을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것 - 을 의미했다. 


직원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생애경쟁력 Employability과 몰입 Engagement을 높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직원 경험을 개선하고, 개별화된 경력개발을 시도해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몰입을 높일 수 있어야 하며, 스킬 평가 및 검증을 강화하고, 학습문화를 만들고, 육성을 통해 지속적으로 인재를 리텐션 하는 등의 방법이 있었다.


Embedding Holistic Well-Being Everywhere의 사례에서 기업들은 기존에 커버하지 않았던 정신적, 신체적, 정서적, 재정적 웰빙까지도 지원하는 총체적이고 적극적인 hollistic 접근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기업들은 제도나 프랙티스를 통해 프레젠티즘(출근은 했지만 육체적·정신적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못하여 업무의 성과가 떨어지는 현상)까지 예방하려 했고, 직원들의 재정적 어려움까지 도움을 제공하려고 했다. Embracing the Complexity of DEI&B 트렌드와 관련해서는 다양성, 공정성, 포용성, 소속감 등 직원 개개인에 대한 존중이 더욱 부각되었다.


이러한 트렌드를 통해, 과거보다 더 비선형적으로, 경계구분 없이 커리어를 개발하려는 직원의 니즈와, 인력구인 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기업의 니즈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Meta Trends는 기업과 직원 상호 니즈에 기반해 움직이고 있음이 분명했다. 직원 중심의 노동시장에서 과거에는 직원 스스로 알아서 개발해야 했던 생애경쟁력 Employability (ex. 건강, 변화에 대한 태도, 꾸준한 학습, 관계자산, 평판 관리 등)이나, 정서적 웰빙, 다양성과 공정성, 포용의 영역까지 보다 적극적으로 커버하려는 HR의 시도는 인재전쟁에 참여하는 기업의 비장한 노력을 방증하는 것이었다.


한편, 최근 들어 Employability의 개념이 주목받고 있음도 확연히 알 수 있었다. Global Talent Trends 2022~2023 리포트에서 Mercer는 전 세계 고성장 기업의 공통적 특징으로, 회사와 직원과의 상호작용과 관계성을 지속적으로 재정의 하려는 관계지향 조직 Relatable Organization의 특성을 꼽았는데, 특히, 이들 기업들은 과거에는 직원 스스로 개발해야 했던 직원들의 Employability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었다.




긱 이코노미와 100세 시대 Dynamic Career Path 준비


Mercer 리포트는 또한 전 세계 고성장 기업들이 향후 고령화와 고숙련 인재 부족에 대비하여 Age-Ready Organization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고령근로자에 새로운 고용 옵션을 제안하고, 퇴직 후 파트타임이나 유연근무 옵션을 제공하는 등 단계적 은퇴 옵션을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은퇴자로 프리랜서 인재은행 구축을 구축하는 것뿐 아니라, 고령 인재 적극적으로 채용하기까지 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고령인구 비중과 증가세가 뚜렷해지면서, 100세 시대의 Dynamic Career Path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우리보다 훨씬 이른 2010년에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여, 중장년의 노동시장 이탈을 막기 위한 다양한 사회적인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저성장으로 인한 임금인상의 한계를 상쇄하기 위한 겸업과 부업의 허용은 이미 허용되었고, 정년까지 일한 기업에 퇴직 후 다시 입사해 5년 더 다닐 수 있는 재고용 정책도 존재한다. 재고용 시 임금은 기존의 80% 이하로 떨어지지만, 후생연금을 유지할 수 있어 연금수령액이 늘고, 정부는 임금삭감 분을 보전하기 위한 '고용계속 기본급여'를 지급한다. 타기업에 재취업하는 것을 장려하기 위해 헬로워크, 실버인재센터 등의 전문기관을 두고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해 재고용을 장려한다. 


Mercer는 Global Talent Trends 2022~2023 리포트에서 2007년 이후 출생한 영국인구의 절반 이상이 100세까지 살 것으로 전망하면서, 지금의 노동인구에게 여러 번의 교육과 커리어가 반복되는 multi-stage life를 제시하였다. 노동인구는 20대까지의 교육을 통해 전통적 고용에 종사한 후 30대 후반이 되면 자신만의 주특기를 기반으로 창업해 40대 초반까지 자영업에 종사한다. 이후 40대 중반에 이르러 재교육을 통해 새로운 커리어를 찾고 60대 초반까지는 다시 노동인구에 편입되어 두 번째 커리어를 추구한다. 60대 초반부터는 정규직 근로에서 벗어나, 긱 워커로서 파트타임 근무를 통해 80세까지 일한 후 80대 초반에 은퇴한다.  



이러한 맥락을 살펴보면, 과거처럼 50대 중반 ~ 60대에 은퇴하고 '여생을 준비한다'는 개념이 이미 요즘 세상의 흐름과 맞지 않다. 생(餘生, 남은 인생)이라는 말 자체도 은퇴 후 삶의 의미가 과거 자신의 일을 가지고 있던 시점과는 다름을 의미한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는 교수로 불리는 기간보다, 前 교수로 불리는 기간이 더 길어지는 것이 당연한 시대에 교수라고 불리는 삶이 썩 좋지 않아 교수직을 퇴직했다고 말한 바 있다.


사람마다 은퇴 이후의 삶의 궤적은 충분히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가올 은퇴에 대해 생각만 하지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상태로 은퇴한다.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 연금센터 상무는 일의 의미를 확대하면 은퇴도 새롭게 정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은퇴는 일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생계를 위해 일을 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어떻게 은퇴할 것인가의 답은 나는 앞으로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 대해 자문하고, 대답해 봄으로써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아래 4가지 방안 - 1)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넉넉하게 돈도 버는 것, 2) 하고 싶은 일을 뒤로 미루고 일단 돈을 버는 것, 3)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생활비는 다른 일을 해서 버는 것, 4) 하고 싶은 일을 잊고, 그저 일만 하는 것 - 중, 나는 어떤 선택을 할지 스스로 답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생애경쟁력은 全 생애 일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유무형 소득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능력으로 볼 수도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의 질은 경제적 만족뿐 아니라 정서적인 만족도 포함되어 있어야 유지될 수 있다. 긱 이코노미는 단순히 지속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수단뿐 아니라, 의미 있는 자신만의 일을 보다 적극적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측면에서, 사회적인 비효용을 줄이는 매우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



The &



매거진의 이전글 전략적 충원 방법론: Borrow & Shar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