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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승천 Feb 06. 2024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데이비드 엡스타인, 2020)

전문화된 세상에서 늦깎이 제너럴리스트가 성공하는 이유

#Employability

#Range : Why Generalists Triumph in a Specialized World #DavidEpstein


#늦깎이천재들의비밀 : 전문화된 세상에서 늦깎이 제너럴리스트가 성공하는 이유 #데이비드앱스타인


두 살에 골프를 시작해 최고에 오른 타이거 우즈(조기 전문화), 다양한 운동을 폭넓게 접하고 뒤늦게 테니스로 진로를 결정한 로저 페더러(늦깎이 전문화). 우리의 삶을 성공으로 이끌어 줄 길은 어느 쪽일까?


우리는 오랫동안 뛰어난 성공을 거두는 인생 전략은 단 하나뿐이라고 믿어 왔다. 일찍 시작해서 일찍부터 전공을 정하고, 그 일에만 집중하고, 능률을 극대화하라고 말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타이거 우즈의 성공스토리는 인간의 역량, 기량이 항상 매우 친절한 학습 환경에서 발달하며, 더불어 스포츠 분야의 조기 엘리트 교육이 모든 영역에서 성공을 일으킨다고 생각하게 한다.


실제로 그렇다면, 협소하게 스킬을 갈고 닦아 전문화 하는 조기교육은 매우 효과적이어서 다른 영역에서도 많은 성공 사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친절한 학습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매우 가혹한 학습환경에 가깝다.


그러한 환경에서 협소한 전문화 기반의 조기 교육은 사실 대다수의 스포츠 분야에서 조차 먹히지 않는다.

물론 엄청난 양의 협소한 훈련이 그랜드 마스터 같은 직관력을 키워주는 분야는 체스 외에도 많다. 골프 선수처럼 외과 의사도 동일한 수술 절차를 되풀이 하면서 실력을 갈고 닦는다. 회계사와 브리지 선수, 포커 선수는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정확한 직관을 갈고 닦는다.


이들의 공통점은 엄밀한 통계적 규칙성을 지닌다는 점이다. 브리지 게임에서도, 회계사 그룹에서도, 규칙이 아주 조금만 바뀌어도 기존의 숙련된 전문가들이 유연성을 잃고 협소한 기술에 집착하는 모습은 자주 볼 수 있었다.


라이스 대학교의 에릭 데인(Erik Dane)은 이 현상을 인지 고착화(Cognitive entrenchment)라고 불렀다. 그는 한 분야 내의 도전 과제들을 극도로 다양화하고, 한 발을 자기 세계 바깥에 딛고 있어야 이러한 고착화를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맥락과 궤를 같이 하는 조사결과가 있다. 과학계의 가장 빛나는 영예인 국립과학회 회원으로 선출된 과학자일수록 자기 직업 이외의 취미 활동을 할 가능성이 훨씬 많았는데, 노벨상 수상자들은 다른 과학자들에 비해 아마추어 배우, 댄서, 마술사 등 다양한 공연자로 활약할 확률이 적어도 스물 두 배 더 높았다.


스페인의 노벨상 수상자이자 현대 신경과학의 아버지인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Santiago Ramon Y Cajal)은 "멀리서 보면 그들이 에너지를 산만하게 낭비하는 양 보이겠지만, 사실 그들은 연결하고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료들로부터 진정한 전문가라고 여겨지는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을 여러 해에 걸쳐 연구한 결론은, 자기 분야 너머에 미적 관심거리를 지니지 않은 이들은 자기 분야에 창의적인 기여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심리학자이자 창의성 연구로 유명한 딘 키스 사이먼턴 (Dean Keith Simonton)은 창의적인 성취자들이 협소한 주제에 강박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의 폭이 훨씬 넓기에 자기 분야만 파고들 때에는 나올 수 없는 꺠달음을 이 폭 넓은 관심사를 통해 얻는 일이 자주 있다고 설명했다.


1979년 크리스토퍼 코널리(Christopher Connolly)는 영국에서 우수한 성취자들이 최고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컨설팅 회사를 설립했는데, 코널리는 왜 어떤 전문가들은 자신의 협소한 전문 분야를 벗어나면 허우적 거리는 반면, 어떤 전문가들은 놀라울 만치 능숙하게 자신의 분야를 확장하는지 궁금해했다. 이들 중에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를 하다가 달리기 선수로 옮겨간 사람도 있었다.


회사를 30년 운영한 후, 그는 학교로 돌아가 바로 그 의문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코널리는 나중에 전문 분야를 옮겨서도 성공한 이들이 경력을 쌓기 시작한 초기에 더 폭넓은 훈련을 했고 자신의 전문성을 추구하는 동안에도 다양한 경력 흐름(career stream)들을 늘 열린 자세로 대하고 있었음을 발견했다.


그는 그들이 1차선 일방통행로가 아니라 8차선 고속도로를 달려왔다고 썼는데, 그들은 레인지(range)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적응에 성공한 이들은 한 분야를 추구해 얻은 지식을 창의적으로 다른 분야에 적용하고, 인지 고착화를 피하는 데 뛰어났다.


그들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수 있는 기존 해결책에 의지하려는 경향을 외부의 경험과 유추를 끌어다가 방지했으며, 낡은 패턴을 적극적으로 회피하며 실력을 쌓았다.


친절한 학습환경이 아닌, 변화가 많고 도전 과제가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 않은, 더구나 정답이나 엄정한 규칙도 거의 없는 현실 세계에서는 바로 이러한 레인지가 현실의 삶을 개선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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