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크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곳
그저 깨끗하고 세련된 독일이겠지.. 그런 마음으로 여행지 후보에서 늘 제외됐던 북유럽.
그러다 문득 정말 좋다는 친구의 추천을 듣고 이곳저곳 찾아보니 뭔가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작년 7월 여행지로 덴마크의 코펜하겐을 골랐다. 여기저기 다니는 것보다 한 도시에 오래 머무르는 게 더 매력적일 것 같아 9박 10일을 머물렀다. 리프레시 휴가를 내고 3일은 파리에서 10일은 코펜하겐에서 보냈다.
저가 비행기를 타고 터덜터덜 도착했을 때 코펜하겐은 너무나도 추웠다. 한 여름인데 17도의 스산함에 사람들은 패딩이나 가죽자켓을 걸치고 있고 난 그저 반팔티에 청자켓을 둘렀다.
와 첫날 어찌나 고생했는지
힙플레이스라 불리는 곳에 에어비앤비를 잡았더니 너무 분위기가 무섭기도 해서 다시 시내로 옮겼는데 그 에어비앤비도 이상해서 또 기차역 옆에 호텔을 잡았다. 첫 날 그런 일들이 있으니 돈은 돈대로 정신은 정신대로 파산 상태였다.
안그래도 비싼 도시에 오래 머물러야하는데 이렇게 시작한다는 게 속상했는데 그 다음 날부터 여행 마지막 까지 코펜하겐은 정말 원 오브 베스트 여행지로 꼽을 만큼 다양한 매력을 가져다 주었다.
단순히 음식이 맛있다. 풍경이 멋있다 수준이 아니라 멋지게 살아가는 방법. 벤치가 놓인 위치, 다리가 생긴 모양, 꽃이 놓인 모양... 나같은 이방인이 느끼기에도 여긴 배려를 하며 살아가는 센스를 키워가는 도시였고 그 것이 도시 곳곳 그리고 사람들의 제스쳐에 녹아 있는 것이 너무 생경했다.
그래서 풀어놓고픈 얘기가 많았다. 말로 하면 줄줄 나오는 이야기들을 글로 정리하려니 선뜻 손이 가지 않아 머뭇거리다 7개월이 지났다. 이제라도 조금씩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프롤로그 같은 첫번째 포스팅부터 쓴다.
여행 직후 시차로 밤새며 짜집기해놓은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