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니나 Oct 11. 2018

두려움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리고 두려움은 어떻게 사라지는 것일까

회사에서 집에 올 때 고속도로를 지나 IC에서 빠져서 어두운 동네 길을 지나 버스 정류장을 끼고 우뢰전해서 주차하면 비로소 하루가 마무리 된다. 그런 안도의 순간에 집에 도착하기 직전 그 신호등에서 파란 불을 기다릴 때, 난 가장 지루함을 많이 느낀다.

지겹다. 이렇게 하루하루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어제 같은 하루. 회사라는 콘크리트에 갇혀 햇빛도 못보고 해가 다 진 후에야 집에 돌아오는 것처럼 내 인생의 빛나는 시간이 다 지나버린 후에야 밤이 되어서 여유를 갖게 될까봐 그리고 행동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까봐 겁이 난다.


그런 두려움을 느낀다.

아무 것도 없이 끝날까봐.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참..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여 인생의 일부를 바꾸면 불안함이 엄습한다.

지금하는 일이 더 괜찮고 앞으로의 기회를 잃어버리진 않을까, 내가 가진 지금의 안정감을 포기해야하나,


비단 직장 생활 뿐만 아니라 내 개인의 삶 곳곳에도 그러하다. 그래도 그런 불안감이 느껴질 때 예전에는 무시하고 묻어버렸는데 지금은 왜 느끼는지 곰곰히 생각해본다. 사실 논리는 내가 나를 속일 수 있지만 감정은 느껴지는 그대로이기에 오히려 어떤 현실에 내가 처해있는지 정확히 알려주는 지표가 되어준다고 한다.


이 두려움의 근본은 무엇일까?

결국에는 아득한 미래에 지금의 선택으로 도태될까봐, 행동함으로써 잘못된 방향선회를 한 것일까봐 혹은 행동하지 않음으로 안주한 인생이 되버릴까봐 그래서 멍하니 끝나버릴까봐에 대한 두려움인 것 같다. 엄청 돈을 많이 벌고 싶구나 엄청 의미있는 일을 하며 나를 달래고 싶거나. 둘 중 하나의 욕망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꽤나 큰 것이다.


감정에 관한 책을 읽다보나 정말 감정 자체를 너무 묻어두었던 것 같다. 좋음, 싫음, 수치심, 불안함.

그래서 이제 두려움, 불안감이란 녀석을 무시하지 않고 잘 들여다볼까 한다. 그걸 느끼는 자체를 무서워하지 않고 보다보니 숨겨둔 내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일련의 스트레스 속에서 느껴본 단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봄에 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