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웃살MJ Aug 13. 2023

‘웃으며 살자’ 일기장

우리 집 가훈은 ‘웃으며 살자’

'웃으며 살자'는 브런치에 남길 나의 일기장 이름이다. 이 일기장을 통해 나의 일상이나 갖가지 생각들을 모두 써 볼 생각이다. 에세이라는 말은 왠지 조금 더 거창한 느낌이라, 신변잡기 식의 '일기'로 자유롭게 써 볼 생각이다. 


 ‘웃으며 살자’는 우리 집 가훈이다. 초등학생 때 가족 신문을 만들어오라는 방학 숙제가 있어서 부모님과 동생들이 한데 모여서 정한 것이다. 그때는 그리 오래 고민하지도 않고 재밌게 정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부모님의 인생철학과 자식 교육 철학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문장이다.

 아마 지금 부모님은 이 가훈이 생각도 안 나실 것이다. 하지만 이 가훈은 내가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것에 영향을 주었고, 부모님이 나에게 하시는 말씀과 행동들은 모두 가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아빠는 나에게 스트레스 받지 말고 재미나게 살라고 하신다.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팔자라고 생각하고 맘 편히 먹으라고 하신다. 본가에 놀러갈 때면 고향에서만큼은 아무 걱정 없이 마당에서 고기 구워 먹고 행복하게 지내다 가라고 하신다. 엄마도 마찬가지다. 남자친구가 생겼다하면 남자친구가 자상한지, 충분히 사랑받는지, 만나서 즐겁고 행복한지를 물어보시지 다른 걸 묻지 않으신다. 본가에 가면 뭘 먹고 싶은지 물어보시고 사 주시거나 해 주신다. 엄마는 아직도 김에 밥을 싸 주시고 나는 낼름 받아먹는다. 엄마는 그런 나를 보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신다.

 최근 두 달 정도 극심한 우울함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다. 이런 마음 상태에서 조금씩 벗어나면서, 그리고 최근 본가를 다녀오면서 다시 한 번 ‘웃으며 살자’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단순해 보이지만 명쾌한 우리 집 가훈이 복잡했던 머릿속을 정리해 주었다. 인생이 왜 이렇게 힘든 건지, 이렇게까지 아등바등 힘겹게 살아야 하는 건지 생각하며 우울의 늪에 빠져있었는데 이제 인생을 어떻게 살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인생 뭐 있나, 웃으면서 즐겁게 살면 되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