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금선원에 앉아
내가 나를 바라보니
기는 벌레 한 마리가
몸을 폈다 오그렸다가
온갖것 다 갉아 먹으며
배설하고
알을 슬기도 한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별의별 생각을 다하고 산다. 돈 걱정도 했다가 친구생각도 한다. 남편 생각했다가 일 걱정도 한다. 아이들 생각도 했다가 집 걱정도 한다. 생각할 것도 많고 걱정할 것도 많다. 이렇게 몇십 년을 살아가지만 나중에 보면 몸을 폈다 오므렸다 기는 벌레 한 마리의 몸짓에 지나지 않겠지.
어느 날은 계획적으로 살아가다가 어느 날은 대충 살고 싶어 진다.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면 물 흐르듯이 살아야 하리라. 계획을 세워서 하는 것이 내 적성에 맞다면 그것은 스트레스가 낮은 거겠지. 아무리 쉬운 일도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한다면 몸에 분명 흔적을 남길 것이다.
내가 나를 바라보며 한 존재로서의 나를 지켜본다. 즐겨하는 일이 무엇인가. 때와 장소를 정해놓고 억지로 하는 일도 결국은 즐거운가. 더 자고 싶은 잠을 줄이면서 졸린 눈을 비비면서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가. 졸려도 드러눕지 않고 의자에 기대 5분 정도 졸고 다시 책에 집중하는 것은 무엇인가.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는 사람. 대충 하고 싶은 한 사람 속에 우뚝 솟은 소망을 들고 서 있는 사람. 흘러가는 물속에서도 물살에 깎여 반들반들한 돌이 되어 있을지언정 그 자리를 지키는 바위와 같은 사람. 온갖 것 다 갉아먹으며 배설하고 알을 슬기도 하겠지만 내가 인정하고 바라는 내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머문다.
책 읽는 것, 글 쓰는 것, 새로운 것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 재테크 책 읽고 공부하는 것, 몸을 돌보는 것, 건강식 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존재를 좀 더 확실하게 표현하고 싶은 소망이리라.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작동하고 있으리라.
내가 나를 바라보니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도 강하다. 부자가 되어 내 존재를 각인시키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이다. 전에는 물적 욕망이 없다 했는데 이제는 자세히 보니 그 결과물을 통해 나란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경향이 보인다. 물질 자체보다 인정욕구가 강하게 남아 있음을 알게 된다. 인정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나란 존재를 발견하는 하루다. 내가 본 나는 인정욕구가 내 인생의 동력이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