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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한다는 착각

여유가 없어진 세상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 할까

by 오뚝이

오늘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래서 급하게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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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취업 준비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본격적으로 준비한 건 올해부터지만, 자기소개서를 쓰기 시작한 건 작년부터였으니 어느덧 세 번째 시즌이다.


그런데 부끄럽게도 4월이 다 지나가도록 나는 자소서를 20개도 쓰지 못했다. 요즘은 원하는 기업에 들어가려면 과장이 아니라 정말로 100개는 써야 한다는데 말이다.


나도 그걸 알고 있었다. 더 써야 한다는 것도,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그런데 글이 도무지 써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하루하루를 편하게 보낸 것도 아니다. 매일 책상 앞에 앉아 채용 사이트를 무의미하게 스크롤하고, 기업 리뷰를 읽으며 가고 싶은 회사를 찾는 데만 몇 시간을 허비했다.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며 스트레스는 점점 쌓였고, 밤마다 혼자 울며 잠드는 날이 반복되었다.


나는 고등학교 때도, 대학교 때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모든 스펙이 아무 의미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혼자서 생각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 작은 일에도 쉽게 무너지고, 불안해져서 내가 아무것도 해낼 수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현직자,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 대학 교수님, 친구의 어머님까지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했다.

“일단 뭐든 해봐. 가리지 말고.”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께서 나를 위해 1시간 넘게 열을 내며 말씀하셨다. 정신 차리라고.
사실 요즘 주변에서도 "조급해하지 마라", "쉬엄쉬엄 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나도 모르게 그 말들에 기대어, 해야 할 일을 줄이며 죄책감을 덜어냈다.

그리고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열심히 하고 있는 거야" 하고.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내가 유튜브를 보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새벽까지 자소서를 쓰며 간절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누군가의 따끔한 한마디가, 나를 정신 차리게 했다.

고등학교 때는 누구보다 오래 책상에 앉아 공부했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대학교에 들어온 이후로 무언가를 ‘진짜 열심히’ 해본 적이 없었다.

뭐라도 하긴 했지만, 나는 항상 리스크를 피하는 쪽을 택했고, 중요한 선택 앞에서는 회피해왔다.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시기가 온 것이다.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공통적으로 이런 말을 해주셨다.

“일단 집에서 나와. 뭐든지 해. 안에만 있으면 절대 바뀌지 않아.”


물론 개인의 상황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너무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것에 도전해보는 것이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뉴스에서는 연일 취업이 어렵다는 이야기만 쏟아진다. 그러다 보니 점점 위축되고, 자꾸만 머뭇거리게 된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집중하는 것이다.

오히려 지금은 정보가 너무 많아서, 그게 결정의 방해가 되는 시대다.

결국 중요한 건, 나 자신이 직접 움직이고 부딪히는 것이다.


이 글을 통해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용기를 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오늘도 나처럼 고민하며 버티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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