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기숙 Jan 05. 2024

하루를 잘 산다는 것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



지나온 날을 돌아보니 감사한 일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물론 힘든 일도 있었다. 힘들고 막막한 시간을 지날 때는 터널 속처럼 어둡고 길기만 했다. 신은 우리에게 이겨낼 만한 시험을 주신다는 성경 말씀이 절로 생각난다. 산다는 것은 문제의 연속이 아닐까.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면 또 다른 숙제가 주어진다. 저마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새해에 하고 싶은 것들을 떠올려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언가를 잘 해낼 거라는 자신이 없다. 하루 계획을 잘 세워서 해야 할 일들을 하루씩 해보기로 한다. 그냥 하루를 사는 것이다. 하루를 잘 살면 성공이다. 이 하루가 한 달, 일 년이 될 것이니까. 이런 일상이 모여 소확행이 되며, 소확행은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행복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하루하루 감사하고 할 수 있는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 최소한 이런 죄는 짓지 말자고 다짐해 본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죄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죄’     

 

사실 새해 다짐을 곰곰 생각해서 작성해 보았다. ‘가계부 끝까지 기록하기, 새로운 운동에 도전하기, 평소 바람인 미니멀라이프 실천하기’ 등 대략 이러했다. 새해 가계부를 처음 받으면 마지막 날까지 꾸준히 써야지 해놓고 한 달 두 달 지나면서 그 다짐은 옅어지고 말았다. 참 쉬운 듯하면서도 잘 지켜지지 않은 약속이었다. 또 나는 평소 수영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데 새로운 운동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노르딕워킹’이라는 요즘 뜨는 운동으로 자세 교정과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나에게 필요한 운동이라 도전해보고 싶었다. 미니멀라이프는 내가 늘 꿈꾸면서 언젠가는 실행해야지 하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기에 새해 다짐에 적어 넣었다.


다 작성한 글을 ‘브런치 스토리’에 올렸다. 막상 글을 올려놓고 보니 후회가 밀려와서 다시 글 발행을 취소해 버렸다. 왜 그랬을까. 새해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다짐 혹은 계획이 자신 없었다. 계획한 걸 모두 이루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작용했으리라.      

거창한 새해 다짐보다는 일상을 잘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멋진 일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런 마음은 이런저런 계획들을 생각해 본 후 든 것이므로 계획을 세운다는 것도 중요하다. 계획에 따라가기보다는 행함으로 계획에 가까워지는 것, 나는 이걸 택하기로 한다. 무엇을 이루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싶지 않다. 그 무엇을 위해 가는 소중한 시간들이 내 삶에 보석처럼 빛날 것이므로 나는 꼭 무엇이 되지 않아도 좋다. 


무엇이 되지 않아도 되니 이 얼마나 자유로운가. 다만 하루만 잘살아 보기로 한다.


아쉬운 마음에 브런치에 올렸던 글을 실어본다.

작가의 이전글 2023년 끝자락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