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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니 Oct 22. 2023

사랑해 까미노



21년 여름부터 갈망했던 곳

2년이 지나 23년 여름, 마침내 이 길에 올랐다


내가 잘하는 건 하나

무식하리만큼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깡다구, 그거 하나

40L 배낭 하나 둘러메고

36일 간 우직하게 밀고 나갔던 뚜벅이 여행


숨이 차는가 싶으면 잠시 쉬어도 보고

쉼이 더 필요한가 싶으면 냅다 누워도 보고

그마저도 부족하다 싶으면 아예 숙소를 잡아버리고

그저 내 몸과 마음 가는대로 마구 살아봤다


그 무엇에 쫓길 필요도 없으니

스스로의 사유만으로 온전히 나를 위해

오늘을 걷고 내일을 걸었던 곳


고독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한다

저마다의 이유로 나홀로 길에 오른 사람들

고독은 그저 외로움과 쓸쓸함을 의미하지 않음을,

그도 모르는 그들 속 깊은 무언가를 의미함을 알기에

홀로 핀 꽃들을 한없이 존경해

고독한 것들을 사랑해


걸음걸음이 모여

나 779km 완주했어

뿌듯한데 허무한 이 묘한 기분은 뭐지

이 감정마저 사랑해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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