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여름부터 갈망했던 곳
2년이 지나 23년 여름, 마침내 이 길에 올랐다
내가 잘하는 건 하나
무식하리만큼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깡다구, 그거 하나
40L 배낭 하나 둘러메고
36일 간 우직하게 밀고 나갔던 뚜벅이 여행
숨이 차는가 싶으면 잠시 쉬어도 보고
쉼이 더 필요한가 싶으면 냅다 누워도 보고
그마저도 부족하다 싶으면 아예 숙소를 잡아버리고
그저 내 몸과 마음 가는대로 마구 살아봤다
그 무엇에 쫓길 필요도 없으니
스스로의 사유만으로 온전히 나를 위해
오늘을 걷고 내일을 걸었던 곳
고독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한다
저마다의 이유로 나홀로 길에 오른 사람들
고독은 그저 외로움과 쓸쓸함을 의미하지 않음을,
그도 모르는 그들 속 깊은 무언가를 의미함을 알기에
홀로 핀 꽃들을 한없이 존경해
고독한 것들을 사랑해
걸음걸음이 모여
나 779km 완주했어
뿌듯한데 허무한 이 묘한 기분은 뭐지
이 감정마저 사랑해사랑해